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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 전어가 왕릉으로 올라가던 주말
kimi 조회수 : 885
작성일 : 2004-10-26 22:19:20
너무 행복한 주말을 보냈기에....
아, 오랜만에 동창모임을 공양왕릉옆에 주말농장을 가지고 있는 친구의 텃밭에서
지난 주말 낮 12시부터 한사람 두사람씩 모이기 시작하여 1시경에 반가운 5명의 얼굴이
따가운 태양볕에 함박웃음과 함께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주로 몇달에 한번씩 모이면 돼지바비큐에 소주까지 곁들어 온동네를 돼지냄새로 진동시키고는
하였는데, 이번에는 집나간 며느리도 그 구이냄새와 맛에 다시 돌아온다는 전어, 그리고
대하, 낙지, 쭉꾸미, 꽁치, 그리고 바지락으로 바비큐의 철망을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누가 해산물로 바비큐을 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을까?
처음 시도해본 해산물 바비큐! 그것도 바닷가 가까이도 아닌 밭 한가운데서.
서산댁님이 82cook 회원이라고 특별히 신경을 써 주어서 보내주신 해산물
누가 무어라고 할 것없이 화려하게 전어부터 시작하였읍니다.
그 지글지글 타는 냄새, 쵸코에 떨어지는 생선기름에 순간순간 빨간 불꽃을 일으키는 그 모습,
돼지바비큐냄새와는 판이한 그 무어라 할 수없는 군침을 넘기게 하는 그 냄새에
"왜 빨리 안익는것이야, 언제 익는것이야?" 단 10분도 못참고 한마디씩 던지는 말에
특별히 오늘의 서비스여인으로 변신한 나, 한마디 "아따, 뭘 그리 기다려. 급하면 그냥
먹어. 전어회 또한 얼마나 맛난것인데 익을때까지 기다려. 그냥 두시셔 그냥"
그래도 모두들 처음 해보는 해산물 바비큐, 참을성 있게 기다려 젓가락 손에 끼기가
무섭게, 바비큐크릴에 둘러 섰는데, 아, 여기에 남정네가 한사람이라도 있었으면 이다지
무식하게 대들었을까? 내숭떠느라 전어가 사람을 기다렸을텐데, 전어가 기다리기도 전에
젓가락가지고 싸울줄이야. 굽기가 무섭게 사라지고 있는 전어, 꽁치, 그리고 호일에 살짝
싸서 소금 살짝 뿌려 그릴에 올려놓자마자 춤추기 시작하는 쭈구미는 살짝 핑크빛으로
변하기가 무섭게 초고추장에 진상되어 입으로 낼름 들어가니, 그간 무섭게 다이어트한다고
광고하고 다니던 친구, 그리고 매일 센타에 가서 운동으로 살 뺀다고 움직였던 나,
입맛이 없는데 그냥 대충 아무것나 먹자 하던 친구, 그리고 왠 해산물? 하던 친구
이 모든 인간들이 눈만 빨개서 한순간 네가 내 친구냐? 나 그런것 모른다. 네가 한점 더
먹기전에 내가 먼저... 와, 얼마나 빨리 다음 한점을 갈려고 혀까지 살짝 깨물어 먹은
친구, 방방 뜨면서도 그 전어맛에, 그 꽁치맛에, 그리고 참기름에 소금 살짝 쳐서 입안에
착착 안기는 산낙지맛에.... 인간도 그리고 동네에 있는 강아지녀석들도 슬금슬금 우리
옆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으니,,,,,,, 킁킁킁, 커겅컴.... 먹자마자 발라지는 전어뼈와 꽁치뼈에
왕릉옆에 동거동낙하고 있는 동네 강아지들 보신하는 날이였다는 것 아닙니까.
이 강아지녀석들 배가 부르니 왕릉을 위.아래로 뛰어다니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연시
해대니 동네가 시끄럽다. 아니 그 수백년전에 그곳에 누워있는 공양왕이 벌떡 일어날까
걱정되었으니..., 죽은 귀신까지 구제하기에는 택배로 온 전어,꽁치, 낙지, 쭈꾸미의 양이
부족하다 생각했으니? 못먹고 죽은 귀신들이 둘러 붙었나?
통통하게 살찐 대하는 그릴에 호일 깔고 소금깔고 얹어서는 후라이팬을 거꾸로 뒤집어
덥어 익혀 먹으니, 그 단맛에 살짝 배어나는 소금맛에 혀가 바쁘게 움직였으니, 그것도
부족하여 바지락까지 얹어서 구이를 했으니.... 그야말로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이것도 부족하여 해 넘어가자 장작까지 캠프파이어처럼 피어서 온밤을 밝혀
날짜 바뀌기 30분전에 상 치우기 시작했으니, 여자의 수다와 먹성을 어디다 비교 할 수가
있을까? 아, 여기에다 한가지 더 요리해 먹은것, 한밤이라 쌀쌀해지기 시작한 기온에
바지락 국물에 라면넣고 끊여놓으니, 그 냄비 뚜껑에 얹어서 머리 맞대고 한젓가락이라도
더 많이 먹겠다고 힘 자랑했으니, 누가 그랬나? 여자배 고무줄 배라고? 딱 우리들을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싶다. 그 많은 양의 해산물이 다 떨어질때까지 별님과 달님과 함께 벗 하면서
주말의 낮과 밤을 보냈으니, 돈많은 이건희씨가 부럽지가 않고, 요새는 좨깨 조용해진
노무현아자씨도 부럽지도 않고, 쭉쭉빵빵 이소라도 부럽지도 않으니, 이 작은 해산물에
주말의 오후가 만족과 행복으로 가득 가득 했으니.....
벌써 다음의 다른 모임을 또 한번 해산물 바비큐로? 하고 결정했으니,
나 이 해산물 바비큐에 아주 빠져버린 것 아닌가?
IP : 218.51.xxx.24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헤르미온느
'04.10.26 11:14 PM (210.92.xxx.88)부러워 부러워 부러워 부러워 부러워 부러워..............................용.....................
해산물 킬러인디....끙....2. 메밀꽃
'04.10.27 1:11 PM (61.78.xxx.50)저도 해산물 킬러인디....
어찌나 생생하게 표현을 했는지 읽는내내 마치 저도 그곳에 있는듯한...... ㅎㅎ3. 서산댁
'04.10.27 9:52 PM (211.224.xxx.147)kimi님..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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