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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고딩때 황당한 선생님들

아라레 조회수 : 1,074
작성일 : 2004-05-20 01:41:23
<감수'성'(性)이 남달랐던 예체능계 선생님들>

먼저 음악 선생님.

예순을 넘기신 나이에 훤하게 벗겨진 이마,
항상 젠틀한 양복차림으로
정말 경륜있으신 선생님이시구나...싶은 이미지셨죠.

'음악은 먼저 들을 수 있는 귀가 있어야 한다.
앞으로 너희들의 귀를 열어주기 위해
나는 딱딱한 이론보단 자유로운 분위기의
음악감상 위주로 수업을 할것이다.'

책받침대까지 달려있고 네명이 앉을 수 있는 긴 음악실 의자.
그러나 보다 자유롭고 조용한 음감을 위하여
세명씩 앉게 하는 자상한 배려에

음악실에 있는 두껍고 검은 빌로도(안은 빨간색) 커텐은
햇빛 한 줄의 입장도 허락하지 않았으니

그 완벽한 낮잠자는 분위기에 동조하여
우리들은 음악 시간=자는 시간이라는 개념하에
옆친구와의 부대낌도 없이
만판으로 책상에 엎어져 책상위에
우리들의 아밀라아제를 아낌없이 주었습니다. ㅋㅋ

기라성 같은 클래식의 명장들이
마치 우리들을 위해 자장가를 연주해주는 양
행복하기만 했던 음악시간은 그러나
몇 주만에 커다란 충격과 배신감으로
깨져버리고야 말았습니다.

음악시간이 끝난 후 책상에 엎어져 펑펑 울어대는 급우의
믿기지 않는 말에 따르면

음악 선생님이 항상 음악 감상하는 시간이면
옆에 슬그머니 앉으셔서 다리나 몸을
더듬으셨답니다...
그날 따라 치마를 입고 온 그 친구....

당시 상영했던 영화제목처럼
<무릎과 무릎사이>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 하실만한
연세도 지난 분이...

우리들은 다같이 광분하며 또다른 피해자가 없었는지 내사를 벌였고
여지까지 벙어리 냉가슴 앓듯 혼자서만 끙끙대던
다를 아이들도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주로 뒤쪽에 앉아 있던 아이들이었습니다.

다른반도 역시 마찬가지...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자 우리들은 그 음감을 빙자한
선생님의 수업방침을 거부했고
다음부터는 의자에 꼭꼭 네명씩 붙어 앉았습니다.

행복하고 널럴했던 음악시간은 딱딱한 이론과
가창연습으로 이어졌지만 다들 그 어찌할줄 모르는 분함과
선생에 대한 멸시감으로 치를 떨었지요.

'역시 대머리..'라는 말도 나왔었습니다.
(그래도 대머리가 정력이 세다는 말들은 다들 줏어 들어서 -_-;;)

교장께 건의를 했었지만 선생한테 주의조치 정도로만
취해졌다는 말만 나오고 그 선생도 잠잠한 듯 싶었습니다.

해가 바뀌고 신입생들이 들어오자
또다시 사정 모르는 후배들에게 그 수업방식을 시도했다가
우리보다 더 기가 센 애들이 들어왔었는지

작년보다 더한 반발이 있었고
마침 새로 부임한 여교장 선생님께 탄언하여
그 분은 정년을 몇년 앞당기시게 됐습니다.

참.. 사람은 정말 늙을 때나 갈 때나 고와야 하는데 말이죠.

다음은 미술 선생님.

2학년 때 새로 부임하신 미술 선생님은
정말로 예술하는 사람이구나 싶은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깡마르고 큰 키에 항상 담배를 물고 다니며
왠지 외로워보이는 인상의..

바바리 코트깃을 올려세우며
'파리에서 엄기영 특파원입니다!' 하던
엄기영과도 좀 비슷한...(당시 인기 짱이었슴다.)

처음에 이분도 참 인기가 있었는데
수업 중에 뎃생하는 법을 가르친다며
뒤에서 입김을 뿜어대며 -_-
거의 끌어안듯이 연필을 같이 잡고
아이들의 귓볼이나 팔안쪽살을 만지거나
목덜미나 스리슬쩍 가슴을 건드리는
그런 변태적 기질에 회피대상 1호가 되었습니다.  -_-^


마지막으로 체육 선생님.

저희 체육복은 앞이 V자로 파진 거였는데
앞으로 몸을 수그리는 운동을 할 때는
여지까지 뒷짐에 씩씩하게 호루라기를 불며
구령을 붙이시다가도
저희들의 가슴과 눈높이를 맞추시며 쭈그려 앉으시고(헐..앞태 감상)

달리기를 할 때면 의례 종착점서 타이머를 들고 재시는
다른 선생님들과 달리
타이머는 반장에게 넘기고

달리기 출발자세를 바로 잡아야 한다며
엉덩이를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쳐드는
준비자세의 우리 뒤에서 출발!을 외치셨죠.(뒤태 감상)

가끔가다 결승선에 계실 때도 있긴 있었습니다.
그럴 땐 이넘아, 뛸 땐 더 발을 높이 들어야지...
넌 왜 그리 굼뜨냐..등의 자상한 지도말을
엉덩이를 툭툭 치는(치면서 살짝 어루만지는 듯한.. 그 미묘한 기술이라니!)
스킨쉽과 함께 듣는 날이었습니다.


정말 남들과 다른 감수성이 그 방면으로 특출나셨던
예체능계 선생님들의 야그였습니다.

시간이 지났어도 그 찝찝한 감정은 앙금으로 있다가
다시 떠오르네요.

요새 애들처럼 동영촬영 가능한 핸펀이라도 있었다면
정말 사직서 써야할 만한 선생들이
꽤 있었습니다. 으...

그래도 아직까진 스승이라고,
그런 일을 당하면서도 대놓고 대들지도 못하고
가슴만 뻥뻥 쳐가며 그저 다소곳히 살았던 시절의
이야기 였습니다.




IP : 221.149.xxx.115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론의 여왕
    '04.5.20 2:12 AM (203.246.xxx.252)

    어유, 제 가심도 답답해집니다.
    그런 일이 어느 학교에나 다 있었다니......
    지금도 그런 선생들이 있을라나?

  • 2. champlain
    '04.5.20 2:24 AM (66.185.xxx.72)

    맞아요..
    저 학교 다닐 때도 저런 사람들(선생님 소리가 않 나오네요...)이 좀 있었죠..
    특히 성장이 빨랐던 뒷자리 아이들이 참 속상해 하곤 했었는데..

  • 3. ㅉㅉ
    '04.5.20 5:38 AM (61.41.xxx.112)

    일부 그런 선생님들 때문인지 ...
    교사들 가운데 변태들이 많다는 얘기가 심심치않더군요 ..
    사실 저희땐 똥그래미 밝히는거 외엔 그정도는 아니었는데
    세상이 이렇다보니 교사 , 교수 들중에도 함량미달이 많은가보군요 ..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그런사람들 없었으면 정말 좋겠는데.....

  • 4. 나나언니
    '04.5.20 8:55 AM (221.149.xxx.170)

    음...저희 학교에도 그런 선생님 있었어요. 어느 학교나 한 명씩은 있게 마련인가봐요.
    아라레님 학창 시절 글 이빈 님의 만화 girls 처럼 만화로 그려보세요~
    책으로 내시면 여기 책 사볼 사람 손 둘이요~ 나나랑 제가 한 권씩 사볼께요 ^^

  • 5. 키세스
    '04.5.20 8:58 AM (211.176.xxx.151)

    중학교때 음악 선생님 한분,
    두명씩 짝지워 노래 부르는 걸로 한시간 수업을 대신했어요. -_-
    폐품 수집 하는 날에 교실앞에 쌓아놓은 썬데이 서울(그런데 그걸 폐품이라고 가져온 애가 꼭 있더라구요.) 60명 앞에서 집중해서 보시면서...
    저희 졸업하고 안좋은 문제로 학교를 그만뒀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 6. 깜찌기 펭
    '04.5.20 8:59 AM (220.81.xxx.226)

    아라레님 저도 한권.. ㅎㅎ

    울 고등학교 미술선생님.
    미술실수업중에 꼭 예쁜 애들 옆에 않아서 등쓸고, 허벅지에 손대고, 연필잡은손 꼭쥐고 안놓고.. --*
    점수도 각자 작품들고 벽에 나란~히 서있으면 다리예쁜 순으로 점수주셨죠.

    해마다 기센 애들이 교감에게 항의했는데 별 소용없었어요.

    초등학교 6학년때 중년의 남자담임은 여자애들만 따로 방과후 남겨서 신체검사했었어요.
    윗옷 다벗고 가슴둘레랑 다 쟀는데 스킨쉽이 좀 많았죠. --;
    그때 저희는 몰랐는데 엄마가 듣고 난리가 났던 기억이..

  • 7. 겨란
    '04.5.20 9:13 AM (211.119.xxx.119)

    우핫 옆자리에 찰싹 붙어 앉아서 귓불 만지자악~ 만지자악~ 허벅지 슬슬... 그땐 선생님이라 '어머 왜 이러세욧!' 이런 말도 못하고 속절없이 당했죠 히히 참 이상한 사람 많습니다.

  • 8. 코코샤넬
    '04.5.20 9:34 AM (220.118.xxx.71)

    저희 학교도 약하지만(?) 그런 분 있었지요....
    그러나 아라레님네 학교는 넘 심했다....
    아휴....

  • 9. 줄리맘
    '04.5.20 9:37 AM (220.75.xxx.136)

    윗분들 얘기 들으니 딸가진 엄마로서
    걱정이 태산이네요.
    지금이라고 그런선생이 없을까 싶어서.....

    기가 약한애들은 반항도 못하구 냉가슴일 턴뎌.

  • 10. 밴댕이
    '04.5.20 1:36 PM (68.73.xxx.0)

    아이고...속 니길거려 죽갔심다.
    그나마 이지경까지 되는 선상님들을 안만난걸 복으로 알아야 하니...
    아님 상태가 안좋아서 안 당해본건가...

  • 11. 꾸득꾸득
    '04.5.20 1:41 PM (220.94.xxx.10)

    정말 그런 선생님들 꼭 있었죠..ㅠ,.ㅠ
    그떈 정말 울분만 삭힐뿐,,,,,
    하,,키작은게 좋았던 유일한이유?가 되겠군요..--;;;

  • 12. 코코샤넬
    '04.5.20 2:01 PM (220.118.xxx.71)

    또 생각난 것...
    선생님도 선생님이지만,
    버스정류장 앞 문구점 그때 당시 할아버지(60세쯤)도
    우리 중학교 여학생들 무지 시달렸어요....
    그 할아버지의 스킨쉽 때문에...앞에서 쓰윽~ 만지고 지나가고....
    뒤에서 둥댕이 쓰윽~ 만지고 지나가고.....
    그때 우리학교 애들 순진해서....부모님께 말도 못하고.....
    우리끼리만 모여서...
    그 문구점 할아버지 이상하지? 이상하지 않니? 이상했지?
    하다가 졸업했다는.....
    지금 같았으면 신고라도 하는건데.....ㅠ0ㅠ
    그땐 내가 너무 순진했나봐....ㅠ0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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