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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
오늘 하루가 다 끝난셈이군요.
여긴 아직 오후 3시
진행중인 하루지요.
조금 전 거실 청소를 하는데
아이들이 쓴 성적표가 그냥 널려있는게 보이더군요.
첨 82를 알고나서 이곳에
우리 아이들이 자기들이 성적표를 받을 때마다
엄마 아빠에게도 자신들이 평가한 성적표를 준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그땐 항목에 요리만 1점 이여서(여긴 6점제예요)
요리만 잘한다는건지
요리도 잘한다는건지
알 수 없다는 얘길 했었지요.
매번 받는거길레 그런가 보다고 자세히 안봤었지요.
헌데 청소하다가 이걸 버려?!
하면서 다시 읽어보는데
눈에 띄는 항목이 있더군요.
'엄마 인생은 즐거운가"
참 우습기도하도 섬짓하기도하고
그것에 집중하게 되더군요.
이제 나이 열살에 인생이 뭔지 알꼬?
엄마가 어떤지, 어때야 하는지 알꼬?
그러면서 내가 어떤 모습으로 아이에게 비쳐졌을까
생각하게 되더군요.
매일같이 소리지르는 덕에 아빠보다는 좋은 점수를 못 받은 걸
미리 알려드립니다만,
어떤 땐 너무 나와 똑같아 놀라고
어떤 땐 너무 나와 틀려 신경질나고
그러면서 하는 엄마놀이에
아이가 직격탄을 던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오늘 리빙노트를 아침에 첫 글로 읽고
맘이 종일 우울했는데
울 엄마는 어떨까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울 엄마는 즐거우셨을까?
지금도 즐거우실까?
묻기가 겁났습니다... ... ...
늦은 나이에 결혼해 먼 타국으로 가
아프기만 해서 맘 상하게 한게 한 두번이 아니고
또 이제나 저제나 들어올 줄 알았는데
이젠 또 거기서 산다니
님들 처럼 생신상 한 번 차려드린 적 없고
뭐 좋다는 거 보내드린 적도 벼얼로 없고
그래도 좋은 며느리 만나
그리 바라던 손주도 얻고
아직도 잉꼬부부라는 호칭얻고
사시는 걸 보면
분명 즐거우실 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만약에... ...
그러시다면
지는 천복을 받은 게 틀림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커피 한 잔 타와야겠어요.
좋은 꿈 꾸시길... ... ...
1. 치즈
'04.3.24 12:04 AM (211.194.xxx.183)술집으로 남편 데리러 갔다가 이제 막 들어왔어요.
늦은 밤이지만 커피물 올려 놓았어요.
훗날 저 멀대같은 아들도 그런 생각을 해줄런지....
저 또한 그런 생각조차 못한 못난 딸이었는데 말이지요.
물이 벌써 끓네요....2. 호야맘
'04.3.24 10:31 AM (203.224.xxx.2)기쁨이네님~~
멀리 떨어져 해외에서 사시는 분들은
부모님 생각하심 정말 많이 힘들어 하시는거 같아요.
그러고 보면 저도 참 행복한 사람인건데....
작은행복도 모르는채 앞만 보고,,,, 위만 보고,,,
제 시누이도 뉴질랜드에서 혼자 독신으로 살아가는데....
가끔 시댁에 관한 일로 저에게 많은 걸 요구하시면...
전 참으로 난감하고... 힘들고... 짜증나고...
그런데 기쁨이네님 또 다른 해외에 살고 계신분들 글 읽으니
시누이 마음도 이해되는거 같고요.
얼마나 애절하겠어요.... 정말...
오늘도 삐뚠마음 반성하며... 행복해하며....
잔잔하고... 쓸쓸하면서도 따쓰한 글 감사합니다.3. 호야맘
'04.3.24 10:38 AM (203.224.xxx.2)저도 커피한 잔 마셔야겠어요..
4. 거북이
'04.3.24 11:15 AM (203.26.xxx.213)기쁨이네님,
전 양가 부모님이 다 여기 계셔도 마음이 항상 짠한데... 한해한해 갈수록
부모님 떨어져 계신 분들은 더 할 거예요.
...친정아버지가 제게 " 그 사랑은 니 애들한테 주면 된다 " 하세요.
더 죄송하죠...ㅠ.ㅠ5. shalom
'04.3.24 11:21 AM (218.232.xxx.77)ㅠ,ㅜ
6. 희망맘
'04.3.24 4:20 PM (220.126.xxx.53)지금은 보고싶어도 볼수 없는 엄마!
정말 그립습니다.
목소리라도 한번만 들어보고 싶은데
엄마 엄마 불러도 보고 싶은데...
저 혼자 흐느낌니다.
곁에계실때 잘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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