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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운전, 그리고 여자의 사그러진 로망...
'바른생활 사나이'모드 운전입니다.
평소 다른 사람의 차를 타고 가다보면
꼭 사납게 운전하는 사람이 아니라 해도
가끔 가다 급정거를 한다든가
피치못할 미세한 사고등으로
천장에 매달린 손잡이를 오른손으로 부여잡거나
나도 모르게 같이 다리에 힘을 팍팍 주면서
오금에 경련을 일으키게 되는 일이
가끔씩 생기게 되지만
남편이 운전하는 차를 타면
햇살 한가로운 날에 유람선을 타는 듯한 기분입니다.
그렇게 평화로이 유람을 즐기면 좋을련만
제가 맘이 급하거나 요것조것 참견을
해가면서 갈 때면 그런 남편의 운전습관이
답답하고 미련곰탱이처럼 여겨질 때도 있습니다.
꼭꼭 신호와 횡단선을 지켜서 선다든지
꼭 지정구역까지 가서야 U턴을 할 때마다
사악한 저는 역쉬 사악 가득한 목소리로
"아, 그냥 가삐리!"
"속력 좀 더 내"
"어이구! 꼭 조 앞까지 가서 U턴을 할거야?
다른 차들도 여기서 돌리는데."
"어, 사람 없다. 그냥 가자."
하고 사탄의 꼬임을 펼치지만
남편의 왼쪽엔 링을 머리에 이고 다니는
하얀옷의 천사가 마눌보다 더 크게
"안돼! 그럼 안돼!"하고 외쳐 대는지 -_-
남편은 그럴 때마다
이 도로의 제한 속도가 얼마라느니,
이걸로 걸리면 범칙금이 얼마라느니의 교통수칙을
조목조목 알려주며 어떻게 너같은 애가
운전면허를 땄는지 신기하다 합니다.(장롱 면허..)
도대체 새벽 2시 3시 넘어선 시골의 한적한
1차선 도로에서도 꼬박꼬박 신호지켜 서는 모범에게
왜 "이경규가 간다"는 냉장고 세례를 내리지 않았는지....
그리고 알콜과 너무도 가까이 하기 힘든 남편은
주말 밤마다 실시하는 음주측정을 귀찮아 하며
국가에서 자기한테는
<이 사람은 음주운전을 하지 않는 사람. 국가공증인!>이라는
스티커 좀 떼어서 줬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_-...
생긴걸로 봐선(산도둑 ㅋㅋ) 말술을 들이킬 것 같은데
알콜분해효소가 없다는 그런 체질인지
맥주 한 모금만 들어가면 온 몸의 세포가
다 빨간색으로 변해 표피로 몰려드는
그 희한한 카멜레온적 변화에 징그러울 때도 있습니다.
연애 때 남자성격 알아보려면 술 멕여 보라는 말을
한번 실천해 본 적이 있는데.......
(아주 철두철미한 넘은 연애 땐 죽어도 안 취하고
주사도 안부린다 함.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료됨. -_-+)
위스키, 소주, 병맥주도 아닌 생맥주 세모금에
"어..어... 어떡해.. 나 지금 빙빙 돌아..."
하는 가녀린 여성용 멘트를 속삭이듯 내뱉더니
바로 머리를 의자 뒤로 꺾어서 기절(?)을 해버리더군여. -_-;;;;
주변 사람들과 쟁반을 받쳐들고 왔다갔다 하는
종업원들 보기 ㅉㅗㄱ 팔려서 후다닥
일행이 아닌척 화장실로 일단 튀었습니다.
화장실서 내 볼일 보고, 손 씻고
거울을 보면서 한참 갈등했죠.
저걸 그냥 버려두고 튈까 말까로.. ㅋㅋ
10분정도 망설이다 제자리로 돌아와서 보니
아직도 제정신으로 로딩할려면 한참 걸리는 상태였고
전 그 작태를 허허거리며 창피해하며
제 남은 술을 마셔댔습니다. 크으~~
그래도 아직 로딩중 70%...
슬슬 걱정이 되더군여.
남녀가 뒤바뀐 상태라면 늑대들이 침을 좔좔 흘려대며
어우~ 하고 부르짖을 상황인데
저 또한 속으로 어~우~ 하고 울부짖으며
저 덩치를 내가 업고 나가야 하나 어쩌나로
고민의 눈초리를 마구마구 쏘아대길 3,40분...
결국 나중엔 제정신 차려서 제발로 그 술집을
걸어나가긴 했지만 그 일 이후로
절대로 내 이 남자에겐 술을 안먹이리! 하고
굳게 결씸을 했답니다. 헐헐헐...(아 ㅉ팔리...)
더운 여름날 둘이 같이 캔맥주 뜯어가며(?)
캬캬 거리면서 서로 어깨 두드려주며
그래, 이맛이다 어쩌고의 대화를 하리라던
저의 소박한 꿈은 그 때부터 진즉에 날아가버렸죠.
신혼여행 때도 남들은 분위기 살릴려고
마시는 칵테일에도 그냥 곯아 떨어져서
(제가 일부러 젤 약한걸로 주문했거든요. 소프트, 소프트 해가면서)
새색시를 소박 맞히기도 했답니다. 우이쒸... -_-^
술 많이 마셔서 부인 속썩히는 남자보다야
백배 천배 낫지만 그래도 조금 아쉽습니다.
(여자의 로망이랄까...)
또다시 다음과 같은 그림을 보고
운전과 술의 상관관계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수다를 떨었습니다. 떱....
제 생각엔 울나라도 연봉을 다 압수하도록 하면
음주운전 사고가 싸그리 사라질 것 같아요.
국해(國害)의원들... 저런 법이나 맹글어서 통과시키지...
1. 깜찌기 펭
'04.3.11 8:24 PM (220.81.xxx.192)ㅋㅋㅋ
저두 생각에 음주운전 벌금이 몇천만원대였으면 좋겠어요.
그럼 누구 음주운전 할까요?2. 꾸득꾸득
'04.3.11 8:29 PM (220.94.xxx.67)어,,근데 그림이 안보여요..
3. 아라레
'04.3.11 8:33 PM (210.221.xxx.250)어... 그러게요. 아까 작성하고 나선 보였는데 어찌 된 일인지...
줌코너에 올린 사진도 안보이네요...4. 아침편지
'04.3.11 9:30 PM (218.235.xxx.207)와~~힛트네요...국.해 의원..ㅋㅋ
근데 무슨그림일가요? -.-?5. 키세스
'04.3.11 9:49 PM (211.176.xxx.151)ㅋㅋㅋ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하여튼 아라레님은 머리도 좋아. 국.해.의원 --;
신랑들이 비슷하네요.
우리신랑도 저랑 연애할 때 친한 애랑 술 마시면 옆에서 물마시다 집에 데려다 줬었지요.
아주 안~전한 귀가길이라고 좋아했었는데...
그래도 우린 가끔 맥주는 같이 마셔요.
큰거 한병 따서 신랑 한컵 따라주고, 나머지는 내가... *^^*
한모금만 들어가면 말술을 마신듯 알뜰한 신체구조를 가진 우리 신랑은 빨개지고, 저는 표시도 안나죠.
솔직히 한잔 나눠주기 싫은데... ^0^6. 아라레
'04.3.11 9:55 PM (210.221.xxx.250)태그 사용해서 올린 사진이 안뜨네요... 그래서 다시 올렸습니다. -_-;;
7. 김혜경
'04.3.11 10:19 PM (211.178.xxx.27)하하하...
8. 아짱
'04.3.11 11:14 PM (211.180.xxx.50)어쩜..저희집도 덩치는 산만한 남자가 같은 현상으로 술을 못마십니다..
연애 초기엔 그런줄도 몰랐어요...
맨날 만나는곳이 술집이여서 그냥 마시는줄 알았죠..
부모님께 첨 인사 오던날 울 아빠 술고문에 넉다운 되서
꺼이꺼이 하는걸 보고 알았답니다...
술마시면 핑크빛 돼지가 되는데
저는 그것도 예쁘니 정말 사랑하나봐요..ㅋㅋㅋㅋ9. 다시마
'04.3.11 11:29 PM (222.101.xxx.98)터키 처벌법 참 재밌네요. 30키로면 만만치 않은 거리잖아요.
오면서 별별 생각이 다 들겠지요. 술 멕인 놈 원망, 구속 될 걱정..
아라레님 글은 정말 재밌어요. 나중에 모았다가 문집 내세요.10. 두딸맘
'04.3.12 12:57 AM (218.37.xxx.5)저도 연예시절...한여름에 카페에 들어가면 저는 생맥주를 시키고 남편은 파인주스를...
종업원은 으례히 파인쥬스를 내앞에 생맥주를 그이앞에...
하지만 한잔으로도 부족한나! 남편 옆구리 찔러서 추가주문을 시키죠~~~~~~~~~`
결혼해서 살다보니..술좋아하는 저...아쉬울때가 많죠
술도 부부취미중에 하나라고 이거맞는 부부들도 재미나게 살더라구요..주거니받거니...
하기야 재미찾다 술고래남편만나 속안썩는게 다행이지만...
아라레님맘 저는 이해가는데...아라레님도 제맘 이해가시죠...
그럼 이해가는 울두사람끼리 한잔~~~~~~조오타!11. GEENA
'04.3.12 2:16 AM (211.203.xxx.73)우... 저도 술이라곤 한 잔도 못 마시는데...
TV에서 술먹고 몸 못가누는 장면보면 제가 다 괴로와요. (감정이입)
심지어는 생맥주 작은 컵 2잔에 술집 화장실에서 쓰러져서 눈두덩 찢어진 적도 있었는데
다음날 아침까지 모르고 있다가 늦게 깁는 바람에 흉터 남았어요.
그래도 제가 생긴 건 어찌나 술 잘 먹게 생겼는지
다른 테이블있던 선배가 빨개진 제 얼굴보고 술 좀 작작 먹으라고 그랬다죠. -,.-12. 정원사
'04.3.12 7:43 AM (218.236.xxx.124)30km 떨어진 곳에 버리고 걸어오게 한 후 집에서 구속 <===
하하.. 터키식이 진짜 마음에 듭니다요.
바른운전 모드는 우리집이랑 똑 같군요..요즘은 딸애가 그럽니다.
난 다 우리집같이 운전, 주차하는 줄 알았어.근데 우리집 같은집은 하나도 없어.
딸애한테 한 집 또 있더라 고 말해줘야지^^
그런데 가끔 속은 무지 터집니다요..그쵸?13. 몬나니
'04.3.12 8:28 AM (61.78.xxx.46)국해의원 ! 정말 꼭 맞는 말인것 같아요.. 정치엔 관심도 없는데(그놈이 그놈이란 지론) 오늘 아침 뉴스보니 정말 얼굴이 화끈거리더군요.. 다른 나라에서는 해외토픽으로 소개해도 충분한 소재잖아요..자기차 무쏘에 불지른 아저씨... 대충 이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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