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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선배님들에게 묻고 싶어요

바송 조회수 : 885
작성일 : 2004-02-26 21:30:36
저 82쿡 싸이트에도 신입이고 결혼하고 아이의 엄마가 된 것도 신입이에요
올해로 32되는...아가는 3개월이에요
결혼하기전과 결혼하고 나서도 아기낳기전까지는 일했구요
지금은 빽빽이 아가와 하루하루 살아가죠

오늘 남편과 별것 아닌 걸로 싸웠네요
싸웠다고 해서 소리지르고 투닥거린건 아니구요
그냥 서로 삐져서 외면하는 정도에요
아이 있기 전이라면 저도 끝까지 화를 냈겠지만
아이때문인지... 요즘은 싸우고 싶지가 않아요.. 아이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체력도 안따라 주고..
저녁밥도 안해줄려다가 '에라~찬밥이나 먹어라'고 속으로 궁시렁대며 김치볶음밥 해줬어여
지금 안방에서 남편은 먹고...
전 설거지 하다가 마음이 그냥 허전해서 컴앞에 앉았습니다..

서론이 넘 길었네요
저.. 우울증일까요?
아이 낳고 우울증 찾아온다고 하는데...
그렇게 사랑스럽던 남편도 얄밉고 가끔 싫어지기도 하고
별거아니게 툭툭 던지는 남편의 말도너무 서러워서 꺼이꺼이 울게 됩니다
예전같았으면 밖에 나가서 일하면서..친구만나면서...쇼핑하면서...풀었을텐데
아이랑만 있자니...그냥 마냥 서럽기만 하네요
제가 저 우울증 있는 것 같으니 나좀 배려해달라고 부탁했었는데..
남편은 하나도 바뀌질 않아요.. 사람을 바꾸는 것도 턱없는 일이겠지만
이렇게 미운정이 쌓여가는 것일까요

홧김에 예전부터 봐두었던 어느 인터넷 쇼핑몰에서 명품가방이나 살까 하다가
마음 고쳐먹고 인터파크에 들어가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샀습니다
뭐 여자들도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된다는 그런 내용인가요?
근데.. 처녀때는 그토록 나만의 방에 집착하던 제가
이젠 제방도 없어졌네요
뭔가 골똘히 생각하고 싶은 순간에도
제 방이 없어요

임신하고 아이낳고 살림하시면서..
느끼는 이런 작은 슬픔들..
어떻게 대처하셨어요?
뭔가 집중하고 싶은데 현실이 따라주지 않아서
너무 슬픈 저녁이네요



IP : 221.149.xxx.7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genny
    '04.2.26 11:06 PM (220.75.xxx.124)

    제 생각에두 뭔가 집중할 만한 것을 찾으셨으면 합니다.
    저두 7개월된 아기를 키우고 있지만 시간 내기가 쉽지 않으시죠?
    주말에 잠깐이라두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시고 외출하시거나 가까운 곳 산책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너무 집에만 있으면 답답하구 우울해지거든요.
    틈나는대로 집에서 할 수 있는 관심사를 찾는 것두 남편과의 관계회복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
    ....

  • 2. 빈수레
    '04.2.27 12:00 AM (218.235.xxx.206)

    우울증이 나타난다고 느껴지는 것, 그것도 어느 정도 여유가 있을 때랍니다. ^^;;
    애기가 두돌이 지난 다음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거든요, 즉, 그때까지는 하도 허둥지둥, 애기보느라 정신이 없어서 난 뒷전이라~, 우울증이고 머시고 느낄 뇌가 없다~~ 이런 야그지요.

    아, 지금 제가 뭔 소릴 하고 있는 걸까요???-.-;;;;

    그냥, 남편=남의 편이라 생각하시고, 아예 기대를 말고,
    애기 유모차에 턱~하니 싣고서 하염없이 걸어다니면서 동네 구경도 하고, 이런저런 구멍가게도 구경하고, 직장다니느라, 배불러서 남푠이랑 같이 다니느라 구경도 맘놓고 못 했던 쇼핑센터 구석구석 구경도 하고...그래 봐요....

  • 3. jill
    '04.2.27 2:34 AM (220.87.xxx.197)

    저랑 동갑이네요.. 울 둘째두 지난주 토요일이 100일이었는데..
    큰애를 보면 언제 저렇게 키웠나... 저렇게 컸나 싶어요..
    첫애라 달라진 현실이 무기력하게 느껴지시나봐요.
    저두 그랬어요.. 특별하게 나쁜건 없는데 서러워지고 화가나고..
    나는 힘들게 고생해서 애 낳고 애 키우고 달리진 내 몸을 보고 스트레스 받고
    그런데 남편은 그자리 그대로 하나 달라진것없이 서있는게
    얄밉기두 하고 그렇다고 곰살맞게 내 비위를 맞춰주는것도 아니고.
    하루종일 애기한테 치여 시간이 어찌 지나는지도 모르는데
    남편은 그런 나를 보는 눈이 시원찮아 뵈고..
    그렇게 모든게 부질없이 느껴질때가 저도 있더라구요..
    막연하게 모든게 의미가 없어지는 시기..
    잘 보내세요..
    애기에게 남편에게 모든걸 걸지 말고 나를 위해 할수 있는걸 찾아보세요.
    저는 찾았냐구요?
    아뇨... 전 즐겼어요.. 그냥 부시시하게 변한 나를 즐겼고
    그렇게 바라보는듯한 신랑 눈길도 즐겼고
    아무것도 모르는 애기가 울어 재끼는 울음소리도 즐기고
    흐트러진 집안꼴도 즐기고..그렇게 얼마를 보내고 나니
    자연 해소가 되더라구요.
    원래가 그런 성격이 아닌지라 그런시기를 보내고 나니
    저는 좀더 유순해졌다고나 할까요?
    전화위복이 된듯해요..마음을 편안히 가지시고 주위를 둘러보세요..
    사랑하고 사랑해야 할것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힘내세요.. 허접한 답변이 위로가 될런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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