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애 둘째 모두 같은 산후조리원에서 2주씩 조리했습니다.
시댁에서 반대 많이하셨지만 친정엄마 힘들게 하고싶지 않아 내린 선택이었구요.
첫째때는 100% 만족, 둘째때는 70% 만족했습니다.
나름대로 겪어보고 정리해본 산후조리원 잘 이용하는 법을 알려드릴께요.
1. 간호사 대비 아기수가 작은 곳을 선택할 것.
대부분의 초보 엄마들은 아기 돌보기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므로 막연한 불안함 속에,
유명한 그리고 경험이 많은 간호사들이 있는 산후조리원을 선호하는데요.
(조리원 가보면 간호사 프로필이 쭈욱 적힌 화일들을 보여주죠)
물론 간호사 출신이냐 조무사냐 하는 자격요건 중요하겠지만
돌봐주는 간호사 대비 아이의 숫자가 더 중요합니다.
막말로 산후조리원은 병원이 아니거든요.
똥오줌 귀저기 한번이라도 더 갈아줄 수 있는 곳, 우유먹이고 트림한번 더 시켜줄 수 있는 곳.
그런 곳이 산후조리원 선택에 제 1조건입니다.
(너무 불친절해서 손님이 없는 곳을 선택하라는 뜻은 아니구요.
입소문난 유명한 곳이라도 애기 수가 너무 많으면 만족할만한 서비스 기대하기 힘듭니다.)
2. 점심때 방문해 음식을 미리 맛보기.
가능하다면 점심시간을 확인, 맞춰 방문해 음식을 맛보십시오.
간이 맞는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인지, 만약 맛보기 어렵다면 눈으로라도 확인하는 것이 좋구요.
제가 머무르는 동안 음식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산모가 몇몇 있더군요.
간이 지나치게 짜서 못먹겠다. 반찬을 이렇게 조금 주면 어떡하라는거냐.
(혼자 속으로 뭐라하면 괜찮겠는데 남들 들리게 투덜거리니 식사분위기는 저절로 다운되고...)
근데 문제는 제 입에는 짜지도 않았거니와 반찬도 모자라다고 생각되지 않았다는 거죠.
주관적인 평가가 너무 큰게 음식이기때문에 한번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편하게 잘먹고 잘쉬자는게 산후조리원 들어가는 이유니까요.
3. 각종 산모를 위한 프로그램에 연연하지 말 것.
처음 조리원 들어간 2002년경만해도 주위에 산후조리원에서 몸조리한 사람이 별로 없었거든요.
모유수유 지도, 전신 맛사지, 요가 등등 산후회복에, 그리고 애기돌보는데 도움이 될만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서 집에서 그냥 몸조리하는 것 보다 훨 좋겠다 싶은 생각 들더라구요.
근데 이것들 사실 별 도움 안됩니다.
산모를 위하는 각종 프로그램들이 지나치게 상업화되어 다 추가적인 부담니다.
예를들면 기본 얼굴 마사지는 공짜인데 누워있음 좀 더 좋은 게 있다면서 다른걸 권합니다.
얼굴이 두껍지 않은 한 공짜만 받고 거절하기가 상당히 곤란하구요.
육아 지도하러 온 분도 알고보면 분유회사 사람으로 자기회사 분유 선전하러 온 것이지요.
나중에 회원가입한 사람에 한해 분유 샘플을 공짜로 준답니다.
그리고 그 회원가입 정보대로 퇴실후에도 계속 전단이 날아오지요.
심지어는 프뢰벨에선 저희집을 몇번이나 방문해 50만원짜리 전집 사라고 애원하기까지...
어느날은 남자 두분이 어리버리한 마술쇼를 벌인적이 있는데 처음엔 뭔가 했지요.
알고봤더니 보험회사 직원들. 어린이 보험을 들라고 유인물을 돌리더군요.
이런 식이에요. 문제는 산모의 몸이 회복되려면 푹 쉬어줘야 하는데
이런 정기적인 프로그램들에 (오전 오후 각 1번씩) 휘둘리다 보면
낮잠잘 만하면 불러내곤 해서 오히려 더 피곤해지더군요.
따라서 알찬 프로그램 이런거 크게 고려할 필요 없다는 거 알려드립니다.
4. 엄마가 우선인지 애기가 우선인지 곰곰히 생각해보기.
전 엄마의 회복이 우선인지 애기가 우선인지 따져본 후 산후조리원 들어갈 걸 선택하라고 하고싶네요.
엄밀히 생각해보니 산후조리원이란 곳 애기한테는 집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워낙 비싼 돈을 지불하게 되니 내맘같이 아기를 봐주는 걸 기대하게 되는데
의외로 그렇지 못함을 느낄수 있어요.
많은 애기들이 함께 있다보니 감염의 우려 커지구요.
(조심한다고 하지만 알게모르게 장염이니 감기가 교차로 옮고 또 옮기는 경우 많습니다.
산후조리원 있으면서 병원에 3박4일 입원하는 아기 참 많더군요.
의료사고가 간혹 생기니 조그만 이상증세가 보이면 병원가는걸 권해요.
혹시 붙잡고 있다 큰일 생겼다 이런소리 듣지 않으려고, 돌다리도 두들겨보자는 생각이겠지요.
그럼 엄마 산후조리는 끝, 병원 왔다갔다하며 몇일 조리원에서 자지도 못해 돈만 아깝다는 소리 결국 나옵니다. )
모유슈우 시도하기 오히려 힘들수도 있구요.
(엄마젖 잘나오고 또 젖 잘빠는 아기의 경우는 상관없는데
그 반대의 경우 애기가 자지러지며 울어대면 다른 산모들 눈치가 보여 마음이 불편하지요.
그럼 몇번 시도하다 그냥 우유병으로 짜놓은 젖을 먹이던지 아님 분유 먹이게 되더군요.
만약 집이었다면 무지막지하게 시도해서 모우슈유가 한층 더 원활할 수도 있겠지요.)
운다고 제때제때 안아줄 수 없거든요. 많이 우는 애긴 흔들의자 단골 되지요.
저희 애긴 소화불량으로 고생했는데 먹고나서 트림을 잘 시켜주지 않아 그런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
애기들이 많다보니 안아서 1:1로 먹이는게 아니라,
누워있는 애기에게 젖병을 수건으로 고정시켜 먹이기도 하거든요.
공기 들어가게 먹고 또 트림 제때 안되고.
물론 건강한 아긴 상관 없겠지만 저희 아긴 소화기능 좀 약한 편이거든요.
어떤 엄마는 애기가 보챌때 물을 왜 먹이는지 모르겠다면서 투덜투덜,
어떤 엄마는 불만을 이야기하면 자기 애기한테 나쁘게 할까봐 뒤에서만 투덜투덜.
애기 돌보는 법을 놓고 하는 별별 불평불만들이 많지요.
요즘 산모들 주워들을 지식으로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아 간호사 분들도 힘들어하시더군요.
엄마 몸은 힘들어도 괜찮으니 우리 아기가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집에서,
2주간만은 내 몸을 먼저 추스리고 그 다음에 돌봐줄께 맘편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산후조리원에서 조리하시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5. 조리원 위치를 고려할때는 가격도 함께.
건물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큰 직종이라 동일한 서비스이더라도
땅값이 비싼 지역에 있는 산후조리원의 경우 이용료가 상대적으로 비싸질수 밖에 없어요.
같은 엄마손이라도 위치가 강남이나 사당이냐 잠실이냐에 따라 다 다릅니다.
(예를들면 강남 엄마손 : 2주 150만원, 광진점 엄마손 : 2주 120만원, 창동, 강동 엄마손 : 2주 110만원)
집 또는 병원이랑 굳이 가깝지 않아도 된다면 잘 따져보세요.
6. 미리 예약해야 하나?
산후조리원에선 미리미리 전부터 예약해야 된다고 하는데 그럴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통상 10% 예약금 입금을 원합니다.)
애기가 예정대로 낳아지는 것이 아니라서 출산일에 따른 예약일이 거의 의미가 없어요.
만약 예약금 걸었어도 20bed인 조리원에 20bed다 차있으면 있는 사람 나가라 하고 못들어가지요.
이땐 어쩔수 없이 예약금 돌려받고 다른 조리원 알아봐 들어가 있다가 예약한 곳 가던지
집에서 몇일 있던지 해야합니다.
반대로 20bed 다 차는 일도 거의 없구요.
보니까 애기 낳고 입원해 있는 동안 전화로 알아보고 들어오는 사람도 있었어요.
물론 희망하는 곳을 사전답사해 한두군데 찍어놓아야 하겠지만요.
할말이 많았던 것 같은데 뒤죽박죽 정리가 잘 안되네요.
쭉 다시 읽어보니 안좋은 점을 더 부각시킨 것 같은데, 좋은점도 많아요.
운좋으면 또래 애기엄마들이랑 친해져 퇴실 후에도 쭈욱 교류하며 도움 많이 받구요.
젖몸살, 조리원에 있었기 때문에 여러사람들에게 마사지 받을 수 있어 수월하게 넘겼던거 같구요.
밤에 애기우는 소리 안들리니 푹 잘 수 있어 좋구요.
너무 힘든 날은 젖병으로 먹여주세요 하고 편한쪽 선택할 수 있으니 좋구요.
유축기 깔대기, 젖병 일일이 소독할 필요, 산후조리 식단 고심할 필요 없어 좋구요.
비데, 적외선마사지 기계들이 있어서 상처회복에 도움 되구요.
다른 님들 글들이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듯이, 제 글도 도움이 되었음 좋겠네요.
산후조리 성공적으로 잘하시고 또 애기 건강하게 키우세요.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re] 산후조리원 잘 이용하는 법
토사자 조회수 : 801
작성일 : 2004-02-12 11:14:56
IP : 220.75.xxx.7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예비산모
'04.2.13 12:44 AM (220.85.xxx.73)친절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많은 참고가 됐어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