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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열전, 2탄.

jasmine 조회수 : 1,746
작성일 : 2004-02-09 20:48:22
오늘 열이 뻗치는 사건이 있어서.....
내 일도 아니건만....듣는것만으로도 ...열이 뻗쳐 터져버립니다.

저희 라인 10*층에 사는 아짐.....
몸집도 있고, 수수하고, 다들 좋아합니다.
왜 몸집있고, 순하면.....다 좋아하쟎아요. 목소리도 나긋나긋.....
저의 깨지는......질그릇과는 다르죠....
오늘은 이 아짐의 피맺힌 야그를.......

밝혔다시피, 저희집 1층입니다.
겨울에는 어쩔 수 없지만,
뒷베란다 열어놓는 봄부터 늦가을까지.....
저 미칩니다.
저희 뒷베란다 바로 앞에 등나무가 있는디.....

거기가 할머니들 아지트죠.
해가 져도 시끄럽습니다....여름엔 새벽까지.......ㅠㅠ
출근시간 지난 아침 9시 무렵부터....모이기 시작하는데.....
유모차 끌고 나오는 할머니 참 많아요.
저도 애 키우는 애미라 공감이 가긴 하지만,
애보는거 너무 힘들다,
애미가 싸가지 없어 애들한테 돈쓰는 것 반도 나한테 안쓴다 (애들 사교육비 딴지걸기)
울 아들 아침도 굶기구, 출근한다 (아들이 돈 잘 벌면 일하러 나갈까요?)
저녁 다 해야 들어온다....(퇴근 시간이란 게 그렇쟎아요)
애 엄마가 가출했다....etc.

근데, 정말, 엄마가 가출한 집 많더군요......ㅠㅠ

당신들이 일하면서 밥해먹는 엄마들 심정 알기나 해.....
뛰쳐 나가고 싶은거, 참.....
제가 동네 할머니들에게 안면이 좀 있어서 참았죠.....
(그간, 아스케키 사나르기, 간식 드리기, 맞장구 치기 등...가증스러운 짓들을 좀 했음...후회됨)

하여튼 할머니들도 참 시끄럽습니다.
저도 금새 나이 들겠지만....

오.늘.으.   하.이.라.이.뜨.......
제일 말발 센 할머니가 계신데,
거의 모든 할매들, 이 할매의 수족임.

저의 사랑하는 10*층 아짐이랑 그 할매가.....
상가 앞에서 맞닥뜨렸습니다. 저도 같이......

이 아짐,
아들 둘인 집 종손에 딸만 둘 생산,
동서가 며칠전 해산했는데,
첫째딸에 이어 또 딸.....
손녀만 넷......
그 시엄니 자리 깔고 누우셨습니다......ㅠㅠ

근데, 이 할매 하시는 말쌈이....
5,.6라인 누구 엄마 있지, 그렇게 시엄니께 잘 하더니
지난달에 셋째 아들 봤다더라,
너도 시엄니한테 잘해 빨리 아들 낳아라.
울 며느리도 여즉 아들 못 낳쟎냐.....

이게 뭔소린지 해석 좀 해주세요....
대체 무슨 소리죠?????

저, 그 아짐이랑 둘이 열 뻗쳐
달까정 올라가서 토끼 보고 왔습니다.
떡 방아는 기억 안나요....하도 열이 뻗쳐서.....

중요한 건
이 할매의 동네 평판임다.
그 며눌, 40kg나 나가나, 딸이 셋이라죠.
아들 못 낳는다고 그 할매한테, 얼마나 구박을 받는지.......
할매들 사이에서도 입심이 세서 대놓고 말은 안하지만,
제가 뒷베란다를 통해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참, 인간취급 못받던데.....

제 소망은
몸짱도 아니고, 예쁜 얼굴도 아니고,
잘 늙고 싶습니다.
넉넉하고, 마음 넓은 사람으로.....나이 값하고 살고 싶습니다.
  
IP : 219.248.xxx.237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꾸득꾸득
    '04.2.9 8:55 PM (220.94.xxx.12)

    맞아요..점잖고 현명하고 화날때 한숨 고를 수 있는 할머니로 늙고 싶어요...
    그러고 보면 큰며느리 딸셋,,속으론 어떠신지 몰라도 겉으로 섭섭한 내색 안하시는 울시엄니는 보살로 업글 시켜드려야 되요...-.-

  • 2. 저두 며느리
    '04.2.9 10:03 PM (218.238.xxx.219)

    저두 딸만 둘입니다.
    우리의 시어머니들은 언제까지 아들때문에 며느리 가슴에 못을 박으실런지....

  • 3. 들꽃
    '04.2.9 10:04 PM (218.238.xxx.219)

    사람 사는게...참...
    저도 잘 늙는게 소망입니다.

  • 4. 푸우
    '04.2.9 10:10 PM (218.237.xxx.220)

    오마나,, 전 이젠 시어머님이 딸 낳으라고 또 압력이네요,,
    아들도 있고,,딸도 있어야 된다고,,
    참고로 저희 시댁은 예외없이,,시누이까지,,
    아들, 딸입니다,,순서도 똑같이,,,
    저희 집만 그런게 아니고,,시아버님 형제들 자손들이 다그래요,,
    게다가 저랑 비슷한 시기에 임신해서 아이 낳은 사촌 며느리들 모두 아들 낳았다고,,
    그래서 어찌하여,,집안의 기운 때문이었는지,,아들을 낳았는데,,
    이젠 딸을 낳아야 된다네요,,,
    그것도 은근히 스트레스입니다,,
    딸이면 어떻고 아들이면 어떻습니까,,
    하기야 저희 친정엄마 딸만 둘 둔 한이 심했던지,,
    제가 아들 낳았다는 소리 듣자마자,,, 병원에서 대성통곡 ,,,,
    그걸 보면 아들이 뭔지,,,

  • 5. 거북이
    '04.2.9 10:23 PM (203.26.xxx.216)

    저도 저런 할머니들 보면 몇십년 뒤에 내 모습을 상상해보지만
    사실 자신없어요.
    몸으로야 시방도 넘 넉넉해 부러울 것이 없지만
    맘으로의 넉넉함은 장담할 수 없네요, 부끄럽게두.
    근데요 저도 딸만 둘이라 무자게 나쁜 시엄니 소린 못듣네요...다행이죠!

  • 6. 하늬맘
    '04.2.9 11:01 PM (218.50.xxx.30)

    형님네 딸 아들,저 딸하나 낳고 버티고 있을때 동서가 아들 낳았죠..
    시엄니..너희만 아들 없어 어쩌니?하시니 옆에 있던 울딸.. 냉큼..작은아빠만 딸 없잖아!!

  • 7. 뽀로로
    '04.2.9 11:54 PM (221.162.xxx.93)

    하늬맘님 따님 화이팅입니다! 넘 귀엽네요.(삼천포로 간 댓글...)

  • 8. 별짱
    '04.2.10 12:11 AM (218.159.xxx.227)

    저희 할머니 올해 100세 넘으셨는데요
    저희 엄마 첫째 둘째 딸딸이 엄마일때 그러셨때요
    너는 입술에 붙은 밥풀이라고,..
    아들 낳아야 진짜 식구라고...
    저랑 동생이랑 그소리 듣고 비분강계 했죠
    어른들은 여전히...

  • 9. 이론의 여왕
    '04.2.10 12:35 AM (203.246.xxx.220)

    두 얼굴을 가진 할매들... 시어머니의 모습/친정어머니의 모습... 아수라백작...

  • 10. 김새봄
    '04.2.10 1:08 AM (211.206.xxx.126)

    참으로 할말이 없습니다....
    저 첫딸 낳고 돌 지나자 울 시어머니 아들과 나 앉혀놓고
    아들이 없으면 남편이 밖에서 아들 나와도 할말이 없는거다 잘 길러줘야 하는거다 하셔서
    저 그날 밤에 한숨도 못자고 꼴딱 지세웠습니다.(남편은 지금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어제 동생이 둘쨰 딸을 낳았습니다.
    전 너무너무 궁금한데도 친정엄마랑 동생 힘든거 아니까 못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돈 어른은 무지하게 아들을 바라셨습니다.(제부가 장남)

    참으로 착잡하기 이를때 없습니다.
    전 그래도 내동생 내조카가 너무너무 궁금합니다.
    밤 12시40분에 병원 입원에 오후 5시넘어서 애 낳느라 고생해 목소리 갈라진
    내동생이 맘 아프고 못가봐 속이 쓰립니다.

    저도 아들도 있고 딸도 있습니다.저도 근사하게 늙고 싶습니다.
    저 아들 낳았을때 치매로 손자도 못 알아보고 며느리도 못 알아본
    시어머니가 원망스럽습니다.왜 그리 일찍 정신을 놓으셨는지..

    저 사돈어른 가시면 동생에게 가려고 합니다.
    사돈오른 악의없이 하시는 말이라도 전 엄마보는것도 속상하고..
    동생보는것도 속상하기 때문입니다.

    결혼한지 10년이 막 지났건만 아직도 떨쳐버리지 못하는 나도 덜떨어진 사람이지만..
    속이 아픈것도 사실입니다.

  • 11. 훈이민이
    '04.2.10 9:31 AM (203.241.xxx.50)

    저도 한마디...

    우리 직장 남자분 외아들입니다.
    위로 딸만 둘일때...

    어머니 집에오실때 과자 한봉다리 사오신답니다.
    손녀딸들 하나도 안주시고
    놀이터의 남자아이들 불러서 다주신답니다.

    그집 며느리 이악물고
    한의원에 어디에...

    낮에 사무실로 전화해서 집에오라구...
    시간 받아논때에 합궁해야한다구...ㅋㅋㅋ(93년도인가 그래요...)
    결국 아들 낳았습니다.

    으휴~~~
    대단하시죠?

  • 12. 저도 딸둘
    '04.2.10 9:43 AM (61.98.xxx.235)

    제 남편 둘째 아들인데도, 어머님 제가 딸 둘 낳자 성감별을 해서라도 (이부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얘기 하셨어요. 한 맺혔죠!) 아들 낳아야 한다고... 절대 아들 안 낳는 것으로
    복수 하려구요^^

  • 13. 제비꽃
    '04.2.10 9:49 AM (61.78.xxx.31)

    성별 결정은 남자한테 있는데..애 며느리들만 맘고생하는건지???
    아름답게 늙고 싶습니당

  • 14. 미씨
    '04.2.10 9:56 AM (203.234.xxx.253)

    제 친구도 딸 둘인데,, 시엄마한테 한이 맺혔는지,,,(딸 낳았다고 오시지도 않고,, 항상 아들타령만 하심,, 친구남편 막내아들임...)
    10년 노력끝에 저번달에 아들낳았습니다..
    시엄마 저녁먹다 말고,,, 그 야밤에 상경한게 넘 얄밉다고 한말(전화로 거의 1시간얘기했음.
    시엄마 험담도 많이 하고,,,생략). 문득 생각나네요..

    나도 여자데,,
    세월이 흘러 며느리봤을때,,,, 아들,,아들,,,,할까?????
    손자욕심 부리지 말고,,울 남편과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야쥐,,,,,,,,,,,,,,,

  • 15. 푸우
    '04.2.10 11:00 AM (218.237.xxx.220)

    아이 낳고 병원에 있으니까,,이런 광경들 많이 보게 되더군요,,
    아,,우리 나라는 아직도 아들을 낳아야 대접받는구나,,하는걸 아주,,,절실히 느낄수 있더라구요,, 딸 낳은 산모랑 아들 낳은 산모랑,,,
    어떤 남편이 제 방앞에서 전화를 하는데,,아들 낳았다고 한턱 쏜다고,,
    성공했다면서,,어찌나 좋아서 난리 던지,,
    시어머님들 뿐만 아니라,,남자들도 은근히 아들은 그렇게 바란대요,,,
    우리 남편도,,, 현우 낳고 나니까,, 실토를 하더군요,,
    임신 했을땐 딸이든 아들이든 상관없다고 했지만,, 실은 아들이길 바랬다고,,
    그래서 남자들이 다 그렇냐고 물으니,,그건 자기도 모르겠대요,,
    자긴 하여간 그랬다고,,,
    시어머니 뿐만 아니라 ,,남자들,,어쩌면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이런 병폐에 찌들려,,
    아들을 선호하고 있는건 아닌가 싶어요,,

  • 16. 딸기짱
    '04.2.10 11:41 AM (211.194.xxx.221)

    글쎄요..... -_-
    사람들은 자기들이 얼마나 행복한줄 모르는 분들이 넘 많은 거 같아요..
    원해도 아가가 생기지 않는 분들도 많은데 아들이건 딸이건 그게 왜 그리 중요할까요??
    저도 딸많은 집에서 자랐지만.. 크니까.. 효도는 딸들이 더 많이 하던데..

  • 17. 팅클스타
    '04.2.10 12:53 PM (221.157.xxx.245)

    본인: two 딸s (맏며느리)
    친구: one 딸 (맏며느리)
    본: 야, 애 하나 더 낳아라. 며느리 본분 해야지... 아들 낳아서 효도해라
    친: 나는 아들 아들 하는 시어머니 보기 싫어서 너무 딸 낳고 싶다. 근데 딸 낳으면 우리 엄마 시어머니한테 굽신굽신 할꺼야... 또 딸 낳아서 죄송하다고... 이그 그 꼴을 어떻게 보니..
    그만 낳을꺼야!

  • 18. 마플
    '04.2.10 1:01 PM (61.77.xxx.152)

    그게 다 자식들에게 뭔가 바라는 것이 있어서 그런것 아니겠어요?나중에 자식덕좀 보려는..
    아무래도 울나라정서상 딸보다는 아들한테 받는걸 당연히여기고 떳떳해하고..
    전요 울나라부모들 지금 사교육이니뭐니해서 자식들에게 엄청난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데요 것도 걱정입니다 나중에 그자식에게 얼마나 많은덕을 보려들까하구 말이죠

  • 19. 카푸치노
    '04.2.10 3:27 PM (211.192.xxx.221)

    이궁 사방이 적이군요..
    시어머니는 그렇다치고, 남자들도 아들을 그리 좋아한다지요..
    전 둘째 며느리임에도 첫아이 아들로 낳으니, 형님네도 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울 친정엄마 면죄부라도 받은것 처럼 기뻐하시더이다..
    시어머니도 당근 기뻐하시구요..

    친정에 먼 숙모님 한분
    딸 셋 주르르 낳고 마지막에 만루 홈런으로 아들 낳으셨는데..
    정말 시집살이 견디다 못해 아이넷을 낳으신 케이스입니다..
    지금 그 시어머니 정말 며느리에게 대접도 못받고..
    외롭고 불쌍한 노년을 보내고 계십니다..
    또한, 둘째, 세째딸 낳은후의 스트레스 아이들한테도 많이가서요..
    숙모님 딸들에게 많이많이 미안해하세요..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시어머니들은 왜이리 천천히 변하는건지..
    정말 곱게(?) 늙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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