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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올리는 편지...
오늘이 벌써 어머님 떠나신지 일주일이 되는 날입니다.
그래도 그동안 들인정이 있어서였는지 저희 부부에게 임종을 지키게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태어나서 그런 순간을 첨 맞이 하게 되어 너무나도 떨리고 당황스러웠었지만
그래도 그랬기에 어머니 보내는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진거 같아요.
하지만 눈앞에서 어머니 떠나신걸 보고도 아직도 실감은 잘 나지 않네요.
아직도 병원 입원실이나 시골집 방안에 누워 계실것만 같은 어머니...
떠나고 나신 후에야 어머니의 자리가 얼마나 컸었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결혼하고 6년동안 어머니 미워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일년에 몇번씩이고 병원에 가서 간병 해야 한다는건 사실 쉬운일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어머니는 모르시겠지만 남편과 다투기도 많이 했었구요.
짜증나서 저 혼자 절 너무 힘들게 하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떠나시고 나서 보니 제가 참 어렸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다시는 다른 환자나 보호자나 간호사들에게 제가 며느리가 아니라 막내딸이라고 말씀하시며 즐거워 하시는 어머니를 뵐수 없다는게 너무나 슬퍼요.
어머니~ 그래도 저 나름대로 잘한거죠?
떠나실때 한마디도 못하시고 눈한번 맞춰주지 않고 떠나셔서 너무 아쉬워요.
그래도 제가 어머니 불러 드릴때 어머니 제 소리 들으셨죠? 제가 손 꼭 잡아 드렸을때 어머니 느끼셨죠?
그동안 저도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어머니 떠나셔도 눈물 한방울 나지 않을꺼 같아 걱정 했었어요.
그런데 걱정할 필요도 없데요. 눈물이 너무 솟구쳐서 정말 나중엔 눈물이 마른다는 의미가 무엇인지도 느껴 보았네요.
어머니를 산에 모시고 와서 어머니가 몇십년 쓸고 닦던 집에서 어머니의 흔적들을 지우는데
가슴이 아팠습니다.
아까와서 입지 못하고 넣어 두셨던 그 많은 옷들... 아마도 이리 허망하게 가실거라고 생각 하셨다면
그리 아끼지 않으셨을텐데... 남들처럼 곱게 차려 입고 나들이 한번 못해보시고 그저 어머니의 가신곳이라곤 병원이 전부 였으니 그 옷들 꺼내며 눈물을 떨구시던 이모님들 마음을 너무나도 이해 합니다.
또 어머님의 그릇장들을 치우면서 이제는 누구도 쓰지 않는 구닥다리 스탠그릇들 사이사이 일력을 오려 끼워두신 어머님 손길에 또 눈물을 쏟았지요.
아끼시던 그릇들 다 두고 어떻게 가셨나요.
병원에서 듣던 어머니 이야기들을 기억합니다.
딸 많은집 둘째 딸로 태어나 동네 어르신 소개로 아버님을 만나고
찢어지게 가난한집에 시집을 와서 호랑이 같은 시어머니와 술주사 심하신 시아버지 모시느라
내가 이렇게 골병이 들었다고 하시던 말씀들...
그래도 그 훤한 인물값 한번 안해보시고 20여년을 한결같이 어머니 간병에 힘쓰시던 아버님 덕분에
내가 이리도 오래 살아보는구나 하시던...
하루만 살아도 보리밥에 고추장에 열무김치 넣고 슥슥 비벼서 한그릇만 먹어보면 소원이 없겠다던 어머니... 도톰한 광어회 한점만 먹어보면 좋으시겠다던 어머니..
남들처럼 이쁘게 차려입고 나들이 한번만 해보면 좋겠다던 어머니..
어머니 마지막 입원하시고 풀빵이 드시고 싶다고 하셨는데 물도 한모금 제대로 못드시는데
그걸 어떻게 드시냐고 야단만 하고 또 사러 가기 귀찮고 해서 모른척 했던것이 얼마나 맘에 걸리는지
어머니는 이 며느리 마음 모르실겁니다.
따끈한 붕어빵...따끈한 국화빵... 어머니 가실때 제가 가장 서러웠던건
비싼음식도 보석도 아니고 겨우 풀빵쪼가리... 보리밥 한그릇을 그리워 하신 어머니 이셨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어머니 새집은 추운거 싫어 하고 외로운거 싫어 하시는 어머니께 잘 어울리는
하루종일 볕이 들고 앞에는 차도 사람도 간혹 지나다니는 곳이라 다들 마음이 참 좋았습니다.
이제 더 이상 그 끔찍한 고통은 받지 않으시리라 생각하니 어쩌면 어머니도 이젠 편안하시리라 생각해봅니다.
다만 이제 마음 쓰이는것은 어머님 돌아가시기 전날에도 괴로워 술한잔 하시고 어머님을 바라보며 눈물 흘리시며 노래를 불러 드리시던 아버지...
여보...내 곧 따라 가리다..그냥 맘 편하게 떠나..하시던 우리 너무 불쌍한 아버지..
그 전날밤도 어머님 꼬옥 안고 어머님 숨소리만 조금 거칠어도 눈떠보시고 지켜주시던 아버지..
그 아버지 입니다.
마음도 약하셔서 눈물도 많으신데 아무도 없는 시골집에 누우셔서 어머니 생각에 늘 눈물바람 하시는건 아닌지...
어머니 부디 아버지를 잘 지켜주세요.
남으신 여생동안 어머니 간병 하느라고 느끼지 못하셨던 즐거움도 좀 찾게 하시고
건강하시게 지내시다가 어머니와 만나실수 있도록 늘 보살펴주세요.
어머니 가실때 원하시던대로 준비해두신 하얀 치마저고리 입혀 드리고
마지막 숨소리 제일 맘에 걸려 하시던 막내 아들과 며느리가 지켜 드렸으니
이젠 조용히 쉬세요.
엄니~ 하늘에선 춥지도 않고 배고프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지?
우리 열심히 살께~ 그동안 너무 미안 했어... 더 잘 못해줘서 너무 미안해...
다 용서해줘 엄니... 엄니 막내아들 내가 잘 보살펴주고 함께 행복하게 잘 살께..
이제 푹 쉬어요. 아셨죠?
그동안 사랑해주셔서 고마와요.. 잊지 않을께요.
저도 사랑 했어요. 엄니...
2004년 1월9일
막내 며느리 올림.
1. 깜찌기 펭
'04.1.9 10:14 AM (220.81.xxx.141)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러브체인님 그마음 하늘 어머님꼐 닿기를..2. 부산댁
'04.1.9 10:24 AM (211.39.xxx.2)읽다가 눈물이 흐릅니다...
하늘에서 어머님도 러브체인님 마음 다 헤아리실 거라 믿습니다..3. alex
'04.1.9 10:39 AM (218.48.xxx.246)이글을 읽다보니 저도 돌아가신 시어머니가 생각나네요
제가 모시지도 않았고
늘 저한테 잘해주시기만 하셨던 분이지만
명절이나 제사때 대구시댁 내려가면
그냥 늘 빨리 올라오고만 싶었죠.
이것 저것 한 보따리 싸주시는것도 그땐 왜 그렇게 귀찮고 싫었었는지...
대구집 뜰이 넓어 어머님께서 정원에 소일거리로 갖가지 야채며 호박을 심으셨었는데
그땐 매년 주시는 그 큰 단호박이 정말 처치곤란이어서
베란다에 몇달 방치되었다가 썩으면 버리곤 했었답니다..
(그땐 회사다니느라 그런것 요리한다는게 사실상 힘들기도 했어요)
얼마전
하나로에 장보러갔다가 농구공만한 호박을 보니
시어머니 생각이 나더군요...시어머니를 닮은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한덩어리 사가지고 왔지요...
82쿡 뒤져서 호박죽이나 전이나 만들어 보려구요...
님의 아름다운 글을 읽다보니
친정어머니께도 살아계실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4. 딸기짱
'04.1.9 10:43 AM (211.224.xxx.248)부디 다른 세상에선 편찮으시지 않기를................ㅠㅠ
5. 꿀벌
'04.1.9 10:54 AM (211.222.xxx.181)눈물이 울컥했네요
러브체인님과 아버님 다른 식구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어머님께도 전해질것 같아요
저도 저희 시어머님과 친정부모님께 정말 효도해야겠어요
살아계실적에요,,6. 소나무
'04.1.9 10:59 AM (220.122.xxx.197)읽다가 눈물이 나서 몇번이나 코를 훌쩍그렸네요. 우리시엄니 생각나서여 ..
늘상 맘이 안좋아요 따로 사시니 그냥 늘 맘뿐이예요. 가끔은 혼자 주무시다 돌아 가시는건 아닌지.. 뷸안해요
착한 며느리 제가 보기엔 나보다 훨~~
하늘나라에서 시아버지 잘 보살펴 드릴것같은 예감이 드네요.7. 이론의 여왕
'04.1.9 11:11 AM (203.246.xxx.221)너무나 맘이 아프네요.
맞아요, 럽첸님과 허니님이 행복하게 사시는 게 바로 효도일 거예요.
착하신 럽첸님...8. 변진희
'04.1.9 11:12 AM (220.77.xxx.43)러브체인님 마음이 너무나 고우시네요
어머님도 님의 마음 다 아시고 평안히 가셨을 꺼예요
아버님 많이 힘드실 꺼예요.... 전화라도 자주 해드리세요
그래두 부부밖에 없더라...예전에 외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보다 더 슬프고 외로운 ..한쪽이 없어진거 같은 무력감..그런 슬픔이라고 아버지 돌아가셨을때 그러시더군요
한동안 집에서 아버지 냄새에 깨시고 부르는 소리에 깨시고 그러셨어요
미우니 고우니 해도 결국 함께 남는건 부부인가봐요
기운 내세요9. 아프로디테
'04.1.9 11:25 AM (211.41.xxx.12)읽다보니 눈물이 주르르 흐르네요..
러브체인님, 그 마음 어머님이 다 아실꺼예요..
하늘에서 편히 쉬면서 아버님, 그리고 다른 가족 지켜주실테니 훌훌 털고 잘 지내세요..
부모님께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새록새록 드네요..10. 꾸득꾸득
'04.1.9 11:26 AM (220.94.xxx.47)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1. 산골소녀
'04.1.9 11:45 AM (219.249.xxx.59)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도 부모님 살아계실때 잘해드려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전화도 가끔씩 하는데, 전화라도 자주 해드려야겠다는.......
러브체인님~~. 힘내세요~~!!12. 지성원
'04.1.9 11:56 AM (218.147.xxx.222)눈물이 나네요.
저도 시어머님께 잘해드려야 돌아가실때도 제맘이 편할텐데.
요즘 저의 행동을 보면 돌아가실때 눈도 못 맞출정도로 못되게 하고 있읍니다.
마음속에서 진짜 따스하게 대해드리도록 해야죠. 그렇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럽첸님 깍쟁이 새댁일거라 생각했는데 아니군요.13. 산.들.바람
'04.1.9 12:12 PM (61.85.xxx.58)▶◀
떠나신 분이...편안한 잠속에 드시기를 바랍니다.
근자에 뵙기가 힘들어...먼 일이 있으시려니 짐작은 하였지만...
이렇게 소중한 분과 작별을 나누고 계셨을 줄은 몰랐습니다....
슬픔 가운데서 일어나실 날이 어서 오기를...
진심으로 바라며...가족들께..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14. honeymom
'04.1.9 12:14 PM (203.238.xxx.212)착한 막내며느리 럽첸님..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어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15. 김동숙
'04.1.9 12:17 PM (218.237.xxx.10)저희 할머니랑 같은날에 하늘나라 발걸음하셨네요...
두분다 따뜻한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겠죠?
마지막가시는걸음도 못보고 뒤늦게 발인날에나 귀국해버린 제가 참 원망스러워요.
할머니 돈한푼 안들어있는 지갑에는 제사진이 딱한장 들어있었다고 하던데...
얼마나 그리우셨을까...전화해도 보고싶다는 소리도 안하시고..
제가 할머니 맘을 얼마나 헤아리겠어요.. 백만분의 일도 모르겠죠..
너무나도 편안하게 주무시며 하늘나라 걸음하신걸 위안으로 삼고
할머니가 항상 저흴 지켜보고계신것 같아요...16. xingxing
'04.1.9 12:20 PM (219.240.xxx.20)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많이 힘드셨을텐데, 가족분들 모두 잘 쉬시고,
특별히 혼자 계신 아버님 더 신경써서 잘 모셔야겠네요.
기운 차리셔서 맛있는 러브체인님댁의
저녁 밥상 만날 수 있길 바래요...17. engineer66
'04.1.9 12:21 PM (220.124.xxx.93)시어머님의 왕생극락을 빕니다. ...()...
18. 안양댁^^..
'04.1.9 12:27 PM (218.52.xxx.194)살아생전에 좀더잘해드리고 신경을 써야함은 ,돌아가실때, 덜울고 ,
덜 후회하려,그래도 노력했건만 ,끝에는 ..끝에는..미안하다는 울음만나오더군요,
..엄마 .....미안해..... 미안해 .....어쩌면 저하고 같은 시간을 보내셨군요..
.... 고인의명복을빕니다...19. 채유니
'04.1.9 12:28 PM (211.61.xxx.91)부디 시어머님이 극락 왕생하시기를 바라옵니다.
저도 이글을 읽으며 반성합니다.
앞으로 시어머니나 친정엄마께 잘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20. GEENA
'04.1.9 12:43 PM (218.53.xxx.51)시어머님이 이제 편히 쉬시기를 빕니다.
럽첸님, 그동안 애쓰셨어요.21. 정지문
'04.1.9 1:08 PM (218.51.xxx.5)시어머님... 좋은데 가실거예요
지난 여름 돌아가신 저히 시아버님이 보고 싶네요
제가 이렇게 보고싶은데 남편은 얼마나 보고 싶을까......22. 현승맘
'04.1.9 2:10 PM (211.41.xxx.254)하늘나라에서는 하나도 아프지 않으셨음 좋겠어요..
기운내세요..23. 강윤비
'04.1.9 3:12 PM (211.59.xxx.64)럽체님 힘내세요...
어떻게 위로의 말을 해야할지...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엄니 좋은곳에 계실거예요.24. 경빈마마
'04.1.9 3:38 PM (211.36.xxx.231)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고 하더이다.
마음을 그리 베풀어 주는 그대에게 좋은 일이 있을 거라 믿습니다.
아버님의 건강도 함께 합니다.25. 담쟁이
'04.1.9 4:33 PM (211.207.xxx.140)막내 며느리의 따뜻한 마음 안고 편히 가셨을거예요.
러브체인님의 마음에 저 또한 눈물이...
아버님 또한 건강하시기를...26. 이영선
'04.1.9 5:39 PM (221.165.xxx.194)러브체인님글 읽으면서 왜이리 눈물이 줄줄 흐르는지....
고닌의 명복을 빕니다.27. 무우꽃
'04.1.9 6:16 PM (61.111.xxx.218)그러셨구나. 몰랐네요.
.....
쉬세요.28. 푸우
'04.1.9 6:45 PM (211.109.xxx.163)럽첸님,,
.......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29. 꽃게
'04.1.9 7:28 PM (61.43.xxx.144)럽첸님 어머님
20여년의 고생...이제 편히 쉬시리라고 생각하세요.
저도 얼마전 시백부님이 가셨습니다.
10여년전 시아버님 돌아가시고, 그 빈자리를 멀리서 지켜봐주시고...
말씀은 안하셨지만 항상 우리들 기특해하시면서...
위독하다고 병원으로 갔을때 혈압도, 맥박도 잡히지 않고 숨만 쉬고 계시면서...
저희들 왔어요. 큰아버님 하는 소리 들으셨는지 눈도 조금 뜨시고, 뭔가 하실 말씀이 있으신듯 입술도 움직이시더니 금방 숨을 놓으시더군요.
아마도 조카들 보시려고 한고비 보내신 듯...
누구나 되돌아가는 길이긴 하지만 우리곁의 부모님들이 떠나시는 길엔 왜그리도 아쉬움이 많은지...30. 김혜경
'04.1.9 9:50 PM (211.212.xxx.31)럽첸님, 어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 곳에서 편안하게 쉬실거에요.
31. jasmine
'04.1.9 10:58 PM (218.238.xxx.14)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잘 하셨어요., 그 동안.....
이젠, 슬픔 털고 기운내세요........32. orange
'04.1.9 11:23 PM (218.48.xxx.82)그동안 애쓰셨어요.... 좋은 곳 가셨을 겁니다....
저도 시아버님 임종 지켜봤던 터라.....
러브체인님.. 이제 쫌 쉬세요...
남편 분 위로 많이 해드리시구요.....33. 치즈
'04.1.10 7:23 PM (211.169.xxx.14)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러브체인님이 제일 애쓰셨을 겁니다.
푹쉬시고 일어나셔요.34. 거북이
'04.1.10 8:18 PM (203.26.xxx.212)어머님의 명복을 빕니다.ㅠ.ㅠ
혼자 남으신 아버님을 더 많이 사랑하셔야 할 것 같네요.
님께서도 기운내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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