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노래제목을 기억하진 못하지만 예전에 유행하던 노래가사중에 "흥보가 기가막혀..."
뭐 이거 비슷한 대목이 있었던 것 같아요.
오늘은 흥보가 아닌, 삼성 라이온스에서 일본 롯데인가 어디로 가게 된 이승엽 선수가 어제저녁
대구 모모 지역에서 기가 막혀버린 사연을 소개할까 합니다.
제가 일하는 곳은 수성못 근처로서 가까이 보이는 것은 주로 업소들이죠.
제가 만나는 손님중의 대부분은 이 업소의 사장님들이나 그곳 종업원들인데...
요즘은 대구 경기가 꽁꽁 얼어붙어 그분들 대하기가 참 고단하답니다.
서두가 길어졌네요. 이제부터 시작합니다.
어제도 저는 예의 느긋한 자세로 지금처럼 컴퓨터앞에 앉아 손님이 들어오면 일하고
한가할 땐 82도 들어가고 다른 사이트도 들락거리면서 놀고 있었습니다.
밖은 이미 깜깜해졌고 우리 동네가 그야말로 일하기 시작하는 시간이었지요.
한 젊은이가 성큼성큼 들어왔어요. 운명의 장난인가 마침 저는 다음의 이승엽관련 기사를 보고 있었구요.
그 젊은이가 그러데요. 안녕하세요?
제가 넉넉한 체중답게 서서히 일어나며 아, 네 안녕하세요?
이다음부터가 중요해요.
"근데, 너무 웃긴다, 나 지금 막 이승엽기사 보고 있었는데... 손님이 우째 이리 이승엽이를 닮았으꼬?"
제 말에 그사람이 씽긋 웃어요.
귀걸이를 달았는데 귓바퀴가 아프다나?
주책맞은 아지매가 한술 더 떴지요.
" 사람들이 이승엽 많이 닮았다 카지예, 헷갈린다 안 카는가 몰라?"
그가 껄껄껄 웃으며 돈을 치르고 나가는데 손님들이 막 뛰어 들어와요.
와 이카노 싶어 사람들을 보니
"아이고, 이승엽이가 왔는데 뒤따라 들어오니 막 나가뿌노? 알긴 알아 봤어요?"
이승엽선수는 막 배기가스만 남기고 제 일터앞을 떠나버렸는데 손님들은 저더러 한박자 늦다고 난리예요.
아니, 내가 이승엽의 얼굴 못 알아볼 수도 있지. 그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그런데 사람들은 그게 아닌가 봐요. 아이들한테 이선수 싸인이라도 챙겨갈 수 있었는데
나때문에 놓쳤다나 하면서 웅성웅성...
그러고 보니 지난 여름엔 두산의 안경현선수한테도 제가 우스운 꼴을 보였지요.
체격이 좋아뵈는 젊은이가 아침에 와서 물건 하나를 부탁하고는 전화번호를 남겼는데
오후에 아무리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는 거예요.
늦게서야 연결이 되길래 까닭을 물었더니 야구하다 못받았다나?
나중에 덩치 진짜로 좋은 남자들 대여섯명이랑 들어서길래
"이 더운데 낮시간에 야구하나. 체력도 좋데이..." 하니까
아침에 왔던 젊은이 옆의 한 친구가 그게 저희들 직업이라고 해요.
오이?
그러고보니 우리 아들이 안경현 어쩌구 하던 기억이 나는 거예요.
미안하데이, 안경현선수야... 내가 다음에 두산팀 대구오면 꼭 기억할게요.
그사람들 숙소가 제 일터에서 가깝기 때문에 다음시즌엔 자주 들를 거라면서 갔어요.
이러고보니 아들은 야구를 첫돌도 되기 전부터 아빠랑 구경다니는 팬인데
엄마는 이승엽도 안경현도 몰라보고 엉뚱한 주책이나 떨고 있었으니....
아무튼 두선수가 올해 모두 좋은 결과를 얻었으니 다행이지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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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도 안경현도 기가 막혀
김소영 조회수 : 1,058
작성일 : 2003-12-30 10:01:55
IP : 211.229.xxx.4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부산댁
'03.12.30 10:26 AM (211.39.xxx.2)아이고~~ 아까브라~~~ ^^;;
정말 사인이라도 받을 수 있었는데...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요~2. 푸우
'03.12.30 1:52 PM (218.52.xxx.158)아깝다...
3. 카페라떼
'03.12.30 2:01 PM (61.106.xxx.148)히히히..김소영님 글이 너무 재밌네요...
사투리도 재밌고...
저도 예전에 일하는곳에 우지원이 왔는데.. 손이다 떨리더라구요..
어쩜 그리 광채가 나던지...싸인몇장 받아 친구들에게 돌리고..
그후론 농구를 열심히 봤던 기억이...4. 꾸득꾸득
'03.12.30 8:02 PM (220.94.xxx.46)정말 아까워라~~~~~
저같았으면 사진박고 싸인도 받고...
흐~~~악,,,내가 놓친것도 아닌데..왜 이리 아깝죠?
소영님 동네로 이사가고 싶어지네요.5. 한울
'03.12.30 11:25 PM (211.202.xxx.123)저도 그런 일이 있었더랬어요.
야구선수에서 본업을 바꾼 강모씨, 탁구선수 자오**, 군대간 가수 모씨 등
코 앞에서 보고도 사인 해달라는 말 한 마디 못한 난 바부~~
그리고 '저 사람이 정말 그 사람인가 '라고 생각만 하다가 놓쳐버린 바부~~
그 후론 결심했죠.
'망설이지 말자. 이 생각 저 생각하지 말자'
"말이라도 걸어보자"^^6. 경빈마마
'03.12.31 2:18 AM (211.36.xxx.231)그러셨다는 모습 상상을 하니...너무 웃겨요...
스타들을 가끔 보는데....우리랑 똑같이 생겼더라구요...
단지 나 보다 더 좋은 옷을 입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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