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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새벽 ..그를 보내고.
내일 간다 짐 싸놓아라...
이렇게 한번씩 그는 떠난다.
한번씩
안하면 표나고 하면 표안나는 집안 일
해질 무렵 오늘은 뭘 해먹지 하고 냉동고 냉장고 열고 서서 다른 때는 안돌아가는 머리 굴리는 일
그런 일들이 슬슬 꾀가 나고 아~~! 어제와 똑같에....
할 즈음이 되면 어떻게 알고 그는 짐을 싸고 떠난다.
오늘도 그랬다.
불과 한달전도 안된 그 닐처럼
밖은 아직 어스름하고 공항엔 청사안에서 나오는 푸르스름한 빛만 내비치고 있었다.
짐을 트렁크에서 내리고도 못내 청사 안으로 못들어가고
먼저 가라고 손짓하는 그를 뒤로 하고
공항청사를 벗어나며
그가 좋아하는 CD를 꺼버리고
다른 CD를 플레이 했다.
숭어다.
밖은 밝아오고 볼륨을 높였다. 이렇게 딱 일 수가 없다,
선율에 맞춰...
나도 점점 신이 났다.
텅빈 도로를 신나게 달렸다.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이 이어진다.
볼륨을 극대로 했다.머리속이 쭈볐해졌다. 이 새벽에 도로를 달리면서 이런 기분이 얼마만인지....
조금 전까지 표정관리 하느라고 욕봤다.
아휴~ 왜 맨날 자기가 가야되?~~ 힘들게...
그러면서 머리 속에서는 김치찌게 한 냄비. 아니 기분인데 곰국 끓일까...
전기밥통에 밥은 가득 해놓고....
스팸도 기분이다 한통 사다놓고...
집에 남아있을 작은 또하나의 그 ...가베얍다.
벌써 그에게서 두번째 전화가 왔다.
김포도착했다. 인천이야..
목소리 톤 조절하느라고 또 욕봤다.
이렇게 떠난 그는 열흘있다가 다시 돌아온다.
난 할게 너무 많다.
잠옷바지 차림으로 하루 반나절을 빈둥거릴 거고...
저녁 늦게까지 친구와 전화로 수다도 떨거며...
리모콘도 내꺼다.
여차하면 부산국제시장도 한바퀴 돌고싶다.
이른 아침 늙은 며느리와 하나밖에 없는 손자의 안전이 걱정되어 새벽같이 밤새 별일없나 하고
서울에서 전화하시는 모닝콜 시어머님의 전화소리만 참으면
나의 열흘은 "굿"..."쿨"하다.
그리고 다시 얼굴표정관리 잘하며.....공항에 나가면 된다.
떠날줄 아는 그는 멋지다.
1. 사랑맘
'03.11.5 10:29 AM (210.103.xxx.3)그 시간을 즐길 줄 아는 치즈님이 더 멋지십니다.....
2. 우렁각시
'03.11.5 10:44 AM (63.138.xxx.121)치즈님..욕 보셨어요...ㅋㅋㅋ
저두 항상 리모컨 배에 올려놓고 한 손에 전화기, 다른 손엔 순대...
목소리 관리에 천부적인 기교여왕이던 때가 있었더랬지요..ㅎㅎㅎ
보고싶어..언제와..나 혼자 적적행~~~캬 @.@3. 치즈
'03.11.5 10:46 AM (211.169.xxx.14)우째 아실까?
필요한거 없어? 하고 전화오면 아휴~! 힘든데 그냥 잘 갔다오기나해...
속으론 가 주는게 선물이야....ㅋㅋㅋㅋㅋ
난...벌받을 꺼야...요.*^^*4. 경빈마마
'03.11.5 10:49 AM (211.36.xxx.223)처음 글을 읽으면서 전 가슴이 두근 거렸고...영화 한 장면을 생각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짧은 이별인데...그리도 긴 것처럼 느껴지는 애틋한 마음...안타까움.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별 모습에 손 흔들며 먼저가라~~~! 하고 흔들어 주었는데....
아~~~치즈님은 후반 글에서 나의 환상을 파삭 깨 버렸습니다.
야호~~라니.... 야호 라니....난 기분이 싸아~해 혼자 울지 않았나??
했건만(앞의 글로 보아 미루어 짐작...)
난 아무래도 이성파가 아닌,,,감성파 인가 보다....
거기에 비하면 치즈님은 이성파~! 인가보다.
치즈남편님~! 출장 잘 다녀 오세요, 치즈님은 혼자 잘 놀수 있다네요.5. 최은주
'03.11.5 10:54 AM (218.152.xxx.139)부럽습니다.
전 떠나도 나혼자가 될수가 없는데(시엄니)
차라리 출장안가는게 절 도와 주는게 되더라구요.ㅎㅎ
치즈님 자유의시간 게을러지세요.6. 우렁각시
'03.11.5 11:01 AM (63.138.xxx.121)경빈마마님..그 출장이라는게요..ㅎㅎㅎ
첨 한 두번은 떨어져 있는게 힘들어서 그렇지 나중엔 고마울 때가 더 많아요.
무료한 일상의 윤활유랄까..
전화로 보고프다..애틋하게 말 몇 마디 해주면 얼마나 소프트해져서 돌아오는지..^^;
저희 언니들 늘 저더러 그랬어요..아휴, 제부는 가끔 출장도 가주니 ..쟨 복도 많어..ㅎㅎㅎ7. 김민지
'03.11.5 11:04 AM (203.249.xxx.153)치즈님!
혹 꺼미님께서 해양사업부쪽에 근무하시나요?
자주 출장가시는 거 보면........8. 경빈마마
'03.11.5 11:06 AM (211.36.xxx.223)우렁각시 정말 복도 많아요~! 하하하하~~~~~
그래서 우렁각시 인가~!!요.9. 치즈
'03.11.5 11:12 AM (211.169.xxx.14)김민지님...
어떻게 해양사업부를 아시나요@*@?
거긴 아닙니다만....
정채를 밝혀주셔용*^^*10. 꽃게
'03.11.5 11:22 AM (211.252.xxx.1)부러워요.ㅠㅠㅠㅠ
로미는 가베얍죠.ㅋㅋㅋㅋ11. 김소영
'03.11.5 11:23 AM (211.229.xxx.72)저도 남편 미국으로 공부하러 떠날 때 속으로 무지 신나 했었습니다.
제 일도 일이지만 그때 솔직히 남편한테 싫증도 나던 때였거든요.
시댁 어른들은 훌쩍거리시는데 전 발걸음이 폭신폭신 가벼웠답니다.
그런데 부하직원 부인한테 들켰지 뭐예요?
사모님, 제 눈엔 왠지 신나 하시는 것 같애요.
서운해 하는 눈빛이 아니시네...
그여인 지금 인천에 삽니다. 너무도 정확해서 나중에 철학관 차리면 되겠다 했는데...
치즈님, 살다가 남편이 한번씩 출장이라도 가지 않으면
정말 숨막히겠다는 생각이 저만의 것은 아니었군요.12. 치즈
'03.11.5 11:24 AM (211.169.xxx.14)네 ...가베얍습니다.^^
김민지님....쪽지보냈는데요....*^^*13. 러브체인
'03.11.5 11:45 AM (61.111.xxx.33)카카.. 근데 전 아직도 남편 없음 외롭던데...
그래두 뭐 첨같지는 않아여..전 길게는 4달 넘게도 떨어져 지내봤거든여.. 제주도 롯데호텔 공사 할때..ㅠ.ㅠ 덕분에 뭐 제주도는 2번이더 왔다리 갔다리 했었지만..
근데 그게 그렇더라구여... 남편만 없음 폐인모드에여.. 정말 밥도 대충 먹고 아님 좋아하지도 않는 군것질로 마감하고 아님 치즈님처럼 왕창 해놓고 죽어라 그것만 퍼먹고..
청소도 안하고 빨래도 산더미..뒹굴뒹굴 하다가 남편 오기 전날 죽어라 청소 하고..ㅋㅋ
근데 왜 그리 마음 한편은 허전한지... 허니 베게 껴안고 냄새 킁킁거리면서 운다죠..ㅡ.ㅡ
그나마 요즘은 장기 출장이 없어서 정말 다행이에여... 허니만 없음 하도 안움직여서 더 살쪄여..ㅠ.ㅠ14. 치즈
'03.11.5 11:49 AM (211.169.xxx.14)럽첸님은 정말 허니 너무 사랑하시네...*^^*
왜 꺼미겠습니까?
징징작작하고 있습니다.15. 구여운맘
'03.11.5 12:39 PM (61.80.xxx.14)도저히 그냥 지나칠수 없기에 몇자 남깁니다. ㅎㅎ
결혼8년차 됐는데, 남편이 낚시를 너무 좋아해 평일에도 낚시를 가곤하지요.
신혼때는 무척 싫어 톨아지기도 했건만 지금은 낚시간다고 전화하면 어느새 코평수가 넓어지면서리...오~~~예!
넘 좋아하는거 있죠 제가. 그러면 안되는거 아닌가요?16. 지마샘
'03.11.5 12:51 PM (165.213.xxx.1)허거덕,, 이번이 두번째 출장인데 넘 허전해요.. 2-3주 걸린다고 했는데 이제 일주일 지났거든요..
물론 첫번째 출장때는 울고불고,, 얼렁 오라고 난리쳤죠.. 이번에는 안그럴거 같긴한데..
근데 정말 생활은 엉망이네요.. 울집 냉장고에서 반찬썩는 냄새 난답니다..17. 오이마사지
'03.11.5 12:53 PM (203.244.xxx.254)숭어..가..
'거울같은 강물에 숭어가 뛰노네..강물보다 더 빨리 헤엄쳐 뛰노네.."
그 숭어..인지요..18. 치즈
'03.11.5 12:57 PM (211.169.xxx.14)넵.^^
19. vampire
'03.11.5 1:31 PM (211.182.xxx.11)가족이, 특히 부부가 떨어져 살아야 하는 것만큼 안 좋은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20. peacemaker
'03.11.5 1:34 PM (218.155.xxx.38)하하하.. 사람 맘은 다 똑같은가봐~~
치즈님~ 부산이신가봐요.. 해운대에서부터 쭈욱 위로 바닷길 드라이브..
좋겠다..21. 흰곰
'03.11.5 2:11 PM (219.250.xxx.27)언제쯤이면 남편의 출장이 즐거운 일이 될까요.
전 지금2주째 혼자서 생활해요. 덕택에 어제 생일도 남편없이 친구랑 친구신랑이랑 놀았죠.(ㅠㅠ....내 신세야....)
집에 먼지는 쌓여만 가고 냉장고는 훌빈해요.
근데 걱정되는 점은요. 이런 생활이 잘 적응되면 어떡할까 싶어요.^^22. 으니
'03.11.5 3:04 PM (220.81.xxx.208)출장도 안 가는 울 남편......
오히려 제가 친정으로 출장(?)가는 편이랍니다.
요즘엔 그것도 힘듭니다. 에혀.....23. 치즈
'03.11.5 4:30 PM (211.169.xxx.14)음~~
결혼연차 개월 수 다 나옵니다.
부부애정도 다 나오고요.
전 꺼미오면 이글 삭제 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봤다하면 삐질이 이건 석달보름 짜리라서리......
삐졌다 하면 감당이 안되서리...24. 블루베리
'03.11.5 5:01 PM (61.101.xxx.37)남편이랑 둘이 살 때는 남편이 집을 비우면 렙첸님처럼 허전함에 몸부림(?) 쳤어요.
게다가 전 밤에 혼자 자는 것을 무서워 하거든요.
그러다가 아이가 생겼는데 고 어린 것도 사람이라고 전처럼 무섭지가 않고 의지가 되더라구요.25. 치즈
'03.11.5 5:15 PM (211.169.xxx.14)전 병원가서 어린 로미 손 꼭잡고 치료받은 적도 있답니다.무서워서..*^^*
26. 김소영
'03.11.5 5:17 PM (211.229.xxx.72)블루베리님 말씀에 동감! 저도 우리 아이 많이 의지하며 살았습니다.
쪼꼬만 것이 엄마 챙겨주고 엄마는 자기가 보호해야 한다나 하면서
현관 카드키도 챙기고 웃겼었지요.
요즘은 오래 떨어져 살던 남편이 그야말로 껌처럼 제곁에 자리잡고 있지요.
아이는 공부하느라 맨날 자정 넘어서 왔구요.
내일부턴 우리 가족 스케쥴이 달라지겠지만요.27. 레아맘
'03.11.5 9:25 PM (80.11.xxx.42)하하하...저도 조금씩 남편의 출장이 가볍게 느껴지기 시작했답니다.
어제두 하루 출장가는 남편이 제게' 내일은 하루 종일 인터넷 하겠네...' '당근이쥐~'
음하하..아기가 있으니 덜 무서운것두 사실에예요. 이제 10개월밖에 안되었지만^^
그래도 밤에 잠은 잘 안오던데....아직 초보라 그런가?28. 결혼4년차..
'03.11.5 11:24 PM (211.192.xxx.127)그렇담 아직 신혼인건가요..
남편 출장가면 서운하기도하고, 무엇보다 주말에 아이와 놀아줄사람이 없어 불편해요..
34개월 아이데리고 저혼자 외출 안하는편이라..
마트도 함께가고, 짐도 들어줘야하고, 재활용 쓰레기도 버려줘야하고..등등..
남편 출장가면 아직은 불편한게 더 많네요..29. 박정옥
'03.11.6 7:34 AM (61.105.xxx.140)^^정말 연차가 나오나봐요.. 신혼은 없으면 허전해서..T.T
저도 아직은 신혼인가봐요.. 없으면 불편하게 많고 보구싶으니..
한번 봐야쥐.. 언제 치즈님처럼 즐길 수 있을지...
암튼 글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이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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