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나들이가 피곤하고 지루해요.

해피데이. 조회수 : 344
작성일 : 2011-07-20 23:48:54

책을 읽어보면, 이미 갔었던 태안의 천리포수목원이라던지, 갔었던 절들이 많이 나와요.
그책속의 관광지들은 무척이나, 아름다운 문장들로 알알이 엮어진 진주목걸이같이 묘사가 잘 되어있어요.
추사 김정희 고택도 가봤는데, 날씨는 따갑고, 들어가지말라는 명패가 적힌 마루랑, 작열할듯이 퍼붓던 그 햇살가득한 빈마당이랑...

오히려 저는, 쓸쓸함, 고적감만 가득 안고 망연자실 좁은 마루에 걸터앉아 있었거든요.
그런데 책속에는, 김정희 선생의 고매한 기품이 날아갈듯이 멋진선을 이룬 추녀끝에 매달린듯한 느낌이었다는둥, 푸른 하늘마저도 나를 반겨주는듯했고 마당의 나무위에 앉은 한마리 새도 날 반겨주는 듯했다는둥,
추사가 당장이라도 달려와 반가워해주는 듯한 느낌이 담장에서부터 들었다는둥, 꽃담의 모양이 어떠했다는둥,


결국 인생은 슬픔과 기쁨이 서로 어우러진 씨실과 날실이 아니겠느냐는둥.

왜 저는 이런 감정들을 느끼지 못하는걸까요?
오히려 저는, 고택의 반질반질한 툇마루에 걸터앉아서, 추녀끝에 길게 밀려나온 그늘자락만 망연자실 바라보며 어떻게 저 햇빛속을 걸어나가야 할까, 하는 막막한 감정만 들거든요.
반질반질 빛나는 저 많은 장독대들의 뚜껑을 열어보고 나서 만약 빈항아리라면 이집들이 내게 주는 그 실망감은, 다 어떻게 해야 하나,
아무것도 손대지말고 아무데도 들어가지 말라는 명패앞에서 소외감이 먼저 와락 달려드는데, 내가 읽은 그 책속에서의 그 작가들은 어떻게 세한도를 그린 추사김정희의 얼과 넋을 느낄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많이 들어요.

이것저것을 보면서 즐거워야 하는데, 왜 저는 하나도 즐겁지가 않을까요?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표정들에만 더 눈이 가네요.
저 사람들은 즐거울까,?하고요..

제가 감정이 메말랐나요??
왜 저는 책속에서처럼 그런 감정을 하나도 느끼지 못하는 걸까요??
IP : 124.195.xxx.6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포그니
    '11.7.21 2:18 AM (59.19.xxx.29)

    저도 그런 성격이예요 걍 그러려니 하고 살고 있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73633 한국여권번호는?? 2 rrr 2011/07/21 412
673632 [질문]진드기 잡는다는 스프레이 있잖아요... 2 2011/07/21 481
673631 고운 남자들 군에서 성폭행 당하나요? 44 에공.. 2011/07/21 15,565
673630 담주에도 하네요. 2011/07/21 361
673629 으으.. 하겐다즈 녹차 너무 맛나요 ㅠㅠ 12 흑흑 2011/07/21 1,563
673628 쌈밤에 고기말고 뭘 넣으면 맛있나요? 9 쌈싸먹자 2011/07/21 703
673627 최근에. 쌍꺼풀 수술 하신분 계신가요?? 10 쌍꺼풀 수술.. 2011/07/21 1,172
673626 탐폰이 질 내 깊숙히 들어가버린 거 같은데요 ㅠ 31 아프리카 2011/07/21 10,688
673625 옛날 삼풍백화점 근처에 사시는 분.. 3 .. 2011/07/21 1,499
673624 담양 죽녹원과 소쇄원중에 어디가 나을까요? 14 여름휴가 2011/07/21 1,328
673623 분당지역 치과는 어디가 좋나요? 3 치과는? 2011/07/21 405
673622 저만 이런가요? 글 몇개마다 계속 악성코드 경고창이 뜨네요 2 악성코드 2011/07/21 255
673621 결혼준비하다가 홧병날꺼 같아요 18 호밀빵 2011/07/21 2,846
673620 황매실 담근지 2주 됐는데요 1 매실 2011/07/21 457
673619 페키니즈 키우시는 분 계신가요? 5 강아지 2011/07/21 470
673618 마취후유증 앓아보신적 있으신가요?급하고 중요합니다!!! 13 아시는분 있.. 2011/07/21 2,106
673617 두돌때부터 놀이방보내는거 너무 이른가요? 8 . 2011/07/21 790
673616 시어머니를 요양원으로... 5 .. 2011/07/21 1,768
673615 방사능) 독일 시뮬이요 5 린맘 2011/07/21 1,015
673614 휜다리 교정해보신 분 있으세요? 6 휜다리고민 2011/07/21 1,005
673613 근데 실외기를 왜 굳이 밖으로 앵글짜서 매다는건가요? 18 ... 2011/07/20 4,048
673612 뒤칸 후기 입니다.. 2 .. 2011/07/20 804
673611 7월 20일 주요일간지 민언련 일일 브리핑 2 세우실 2011/07/20 95
673610 10개월 아기, 휴가철 경주까지 장거리 운전 견딜 수 있을까요? 13 뜨고자파 2011/07/20 834
673609 아이를 들들 볶아서라도, 나쁜말을 가르칠까봐요. 11 눙물 2011/07/20 970
673608 나들이가 피곤하고 지루해요. 1 해피데이. 2011/07/20 344
673607 저는 하체(종아리 !!) 살 빼는거 너무 절실한데..도움 좀.. 2 . 2011/07/20 1,150
673606 코스트코 베이킹소다, 빙수기 가격 아시는 분 좀 알려주세요. 2 팜므파탈 2011/07/20 556
673605 디오스냉장고 멘디니, 하상림중에 어느게 예뻐요? 10 선택의 기로.. 2011/07/20 681
673604 시댁 집들이 메뉴 뭐가 좋을까요? 2 도와주세여 .. 2011/07/20 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