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회식도, 주말 야유회도 다 업무라고 하는 상사

... 조회수 : 327
작성일 : 2011-07-18 02:52:33


사실 옛날일이예요.

전 서른 초중반인데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3년 정도 있다 대학을 갔어요.
  
그때 휴대폰 판매점에 2년 정도 다녔어요.
그땐 아직 imf 분위기여서 일자리도 많이 없고 다들 어렵고 그랬죠.
  
초봉 80만원에 9시 출근, 9시 퇴근. 그나마도 매일 늦어지기 일쑤였지만
뭐 불만 없이 다녔어요. 어려서 뭘 몰랐으니까.
일요일만 쉬는데 집이 가깝다고 개통해 달라고 주말에도 불러내고 그랬죠.
온전히 사무실 안 나가는 날은 한 달에 이틀 정도?

게다가 2, 3일에 한 번씩 작은 회식을 하고 한 달에 한 번 밤새 노는 회식을 했어요.
작은 회식은 소규모로 삼겹살, 치킨 정도에 술, 한 달에 한 번은 와이프들까지 불러내서 밤새도록 술 마시고
노래방 가고 과장네 집 가서 또 술 먹고 남자들은 포커 치고...

첨엔 어리고 뭘 모르니까 가끔은 재밌기도 하고 좀 체력적으론 힘들고 그랬는데
나중엔 싫더라구요. 그래도 즐거워하면서 지내려고 했어요.

1년 반 정도 됐을 때 사칙을 바꾼대요.
한 달에 한 번, 전 직원 가족 동반으로 여행을 간다는 거예요.
가족 동반이면 사장님, 사모님, 그 집 3, 5세 남자아이 두명, 과장님네 부부에 돌쟁이 아가, 주임네도
같은 처지... 그것도 그분들 고향으로.... 간대요.

남자직원이 월등히 많았는데 뻔하잖아요.
미혼 남자직원들이야 가서 술 먹고 또 포커 칠 거고, 기분 좋음 여자 있는 술집도 가겠고,
여직원은 딸랑 둘인데 둘 다 미혼이고 제가 막내인데...
가면 1박 2일 동안 애 보고 시종 노릇이잖아요.
사실 상 매일 13시간 이상 근무하고 한 달에 두 번 쉬는데 그 중 한 번을 1박 2일 노동하러 가라니...

못하겠다고 했어요.
과장이 불같이 화내더라구요.
요즘 애들은 이러냐며. (그땐 제가 어려서 몰랐는데... 그래봤자 그 과장도 서른 쬐끔 넘었었죠)
회식도, 야유회도 업무의 일환이라고.
지금 업무를 못하겠다는 거냐고.

그리고 3개월 뒤에 아파서 한 번 지각했더니 절 자르대요.
남자직원들은 허구헌 날 술 먹고 피씨방 가서 밤 새우고 두 시간씩 늦게 오면 해장국 먹고 오라고
용돈 찔러주더니 말이죠.

잘 그만 뒀어요. 그 후에 대학 가고 지금은 잘 살아요.
프리랜서라 안정적이진 않지만 그때 보다 거진 열배정도 벌어요.

근데 아주 가끔 그 시절이 생각이 나요.
나 쥐 잡듯이 잡던 과장, 동업자들 다 배신하고 옛날 그 자리에 지금도 혼자 장사하는데....
아직도 그런 마인드로 살고 있겠죠?



IP : 110.14.xxx.18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7.18 2:57 AM (1.225.xxx.148)

    제가 가요를 잘 안듣게된 이유가 그놈의 회식과 노래방때문입니다.

    남자고 여자고간에 저런 문화 좋아하는 사람들....협오스러워요.
    술한방울 못 마시는 저같은 사람은 정말 고역이죠.
    거기 안 끼면 또 바보되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71710 중학생이 할 만한 영어 게임>>> 여름방학 2011/07/18 371
671709 15층에 물이 샌다는데 18층인 우리집일수도 있나요? 11 아..성가시.. 2011/07/18 1,626
671708 그랜드샤핑 수납 여쭙니다 2 샤넬 2011/07/18 494
671707 이사 당일 부모님이 오셔서 도와주시나요? 21 이사 2011/07/18 1,479
671706 직장맘인데 정말 고민스럽습니다.어찌해야 할런지.. 2 예비중학생맘.. 2011/07/18 690
671705 친정엄마와 나 4 평행선 2011/07/18 677
671704 베개추천 부탁드려요 베개 2011/07/18 96
671703 임신 몇달까지 직장생활 하셨어요? 17 2011/07/18 1,353
671702 강아지 키우시는분들,,, 17 강아지 2011/07/18 1,149
671701 2010년 남녀간 평균 연봉(노동의 가격) . 2011/07/18 321
671700 남자들 길에다 가래나 침좀 뱉지 맙시다. 8 역겨워 2011/07/18 803
671699 글 내렸어요. 1 ... 2011/07/18 240
671698 복용방법좀 알려주세요 1 알로에 2011/07/18 93
671697 고딩 딸아이지갑에서 룸카페 포인트카드가 나왔는데.. 6 두둥..! 2011/07/18 2,638
671696 남자의 자격 양봉하시는분 유튜브 동영상 4 남격 2011/07/18 1,255
671695 엄청난 쌀벌레가 갑자기... 이거 어째야하는 거죠? 8 벌레 2011/07/18 1,334
671694 왜 렌즈를 끼면 눈이 아플까요? 3 tlfur 2011/07/18 360
671693 양평동 한신아파트 사시는 분 계신가요?? 4 양평동 2011/07/18 494
671692 임신초기에 이런 증상도 있나요? 7 ㅠ.ㅠ 2011/07/18 686
671691 한문으로 이름뜻. 2 할머니 2011/07/18 221
671690 남성용 애프터쉐이브 스킨 2 추천해주세요.. 2011/07/18 209
671689 사주 보고싶어요.. 2 소개해주세요.. 2011/07/18 496
671688 성당이 교회보다 가난한가 봅니다. 17 무식한 엄마.. 2011/07/18 2,791
671687 아동복 남대문시장 어디가 좋아요?(초3,초1) 1 궁금 2011/07/18 410
671686 외국인 친구에게 한글 이름 지어주기.. 추천해 주세요~ 8 아이스레모나.. 2011/07/18 884
671685 회식도, 주말 야유회도 다 업무라고 하는 상사 1 ... 2011/07/18 327
671684 올해도 동해바다 저온현상 인가요? 해수욕 할 수 있을까요? 2 궁금 2011/07/18 333
671683 이게 콩인가 팥인가 12 가짜 주부 2011/07/18 923
671682 입덧+출산의고통이 무서워서 둘째 망설이시는 분 계신가요? 12 애기엄마 2011/07/18 1,372
671681 우리아들 어찌할까요? 7 현명하고 싶.. 2011/07/18 1,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