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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과의 이별 준비를 시작해요.
M에게 좋은 부모님이 생기는건 정말 다행이고 좋은 일인데 자꾸 눈물이 나네요. 이 나라에서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그옹안 별로 해준게 없어서 미안하구요.M을 위해서 수강한 문화센터의 유아복 홈패션 강좌는 W의 다리 사고랑 M의 주 양육자셨던 언니의 집안일로 제가 데리고 있게 되면서 한번도 못갔어요. 6월 2일부터 개강이었는데... M을 위해서 결국엔 아무것도 못 만들었는데 4주후면 또 이별을 해야하네요.
M의 엄마되실 분께 평소에 아기를 재울때랑 낮 시간에 잘 불러주는 노래등이 있으면 녹음을 미리 좀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어요. 수요일에 받기로 했으니까 그날부터는 낮에 틈틈히 그분이 녹음해 주신 노래도 틀어주고 밤에 재울때는 그분이 잘때 해주는 노래나 말들을 틀어줘서 M이 그분과 적응할때 좀 덜 힘들게 해주려고요. 그리고 가기전에 제가 M을 재울때 하는 말들이랑 노래들, 낮에 들려주는 노래들도 녹음해서 드리려구요. 선배 언니 목소리랑 저희 신랑것도 같이요. 가기 전에 뭘 좀 더 해주고 싶은데 생각나는게 없네요.
M은 이유식을 시작했어요. 미국에 있는 친구가 알려줬는데 미국은 바나나랑 사과를 제일 먼저 이유식으로 사용한대요. 그래서 저도 바나나랑 사과를 하루씩 번갈아 먹이고요, 미음도 같이 시작했는데 M은 식성은 타고 났는지 정말 잘 먹어요. 숟가락을 보면 바로 입을 벌리면서하면서 혀를 내밀어요. 그러다가 주먹을 입에 넣고 문지르는건지 빠는건지 한참을 입에 넣고 장난도 치고요. 지난 글에서 알려주신 우유를 넣는 이유식은 제가 써볼일이 없겠어요. 한달내에 그정도의 이유식까지 도달하지 않을거 같아요. 요즘 한창 엄마소리를 입에 달고 사는데 빨리 새부모님과 익숙해져서 엄마소리 할때마다 기쁨도 주고 감동도 주고 하면서 사랑 많이 받았으면 좋겠어요.
W가 제가 M의 육아일지를 쓰는것을 희한하게 바라보더라구요. 자기는 그런거 없다면서 부러워하면서 자꾸 만지작 거리더니 자기것도 만들어 주면 안돼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일기에 대해서 설명해 줬어요. 아기들은 자기가 한일을 글로 쓸 줄 모르기 때문에 어른이 대신 해주지만 W나 H처럼 글을 쓸 줄 아는 어린이들은 자기가 한일을 일기로 써서 남기는 거라구요. 그럼 나중에 커서 읽어봤을때 내가 어릴땐 어떻게 놀았구나,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1등을 알수 있다구요. 그래서 H도 아기때는 육아일지를 써줬지만 지금은 본인이 일기를 쓰고 있다구요. 그리고 너무 재미있었던 일은 가끔 사진기로 찍어서 같이 부쳐두면 나중에도 알아볼 수 있다구요. 사진은 아줌마가 찍어줄께!!라고 했더니 금방 헤벌쭉 웃으며 일기도 열심히 쓴다고 했어요.
W는 어제 절에 데려다 주고 왔어요. 완전히 다시 간것은 아니고 2주가 지났기 때문에 다리를 다시 검사 받아야 하는데 W의 아빠께서 보험등의 서류를 정리를 안하고 가셔서 저희가 병원에 그냥 데리고 갈 상황이 아니더라구요. 큰 스님께서 동자승들을 돌봐주시는 병원에 가서 검사받고 상황봐서 다시 전화 주신다고 하시길래 어제 데려다 주고 왔어요.
저희 아이랑 그동안 같이 머리를 맞대고 써놓은 편지들하고 가는길에 과자 파티를 할 수 있게 제 아이가 내준 돈으로 과자를 잔뜩사서 가지고 갔네요. 저희 아이랑 차 안에서도 뭔가를 계속 소근대며 떠들던데 나중에 제 아이한테 물어보니 절에가서 못 오더라도 이제부터 그곳에서 지키기로한 몇가지 내용을 복습하고 있었다네요. 뭐뭐 약속했냐고 물어보니 웅얼대면서 예불시간지키기, 잠자리 정리하기, 반찬 투정 안하기등 몇가지를 얘기하는데 잘 못들었어요. 그래도 열심히 지키겠다고 복습까지 하고 갔으니 저번보다는 좀 더 적응을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오늘은 집안이 또 휑하네요. W도 갔고 M도 8시 경에 언니댁에 데려다 줬구요. 저희 아이는 책을 만든다고 열심히 스케치북에 뭔가를 그리고 쓰고 있어요. 모처럼 조용하기도 하고 적막하기도 하고 일찍 집안일이 끝나서 한가롭기도 하구요. 이제부터 그동안 찍어둔 M의 사진을 앨범으로 정리하려구요.저도 몇 장 남기고 선배 언니께도 남기고 보내줄 것도 챙기려구요.
항상 제 글에 감사한 댓글들을 달아주시는데 제가 글만 올리고는 사라져서 죄송해요. 애들을 챙기려다 보니 글을 올리고 나면 아이들하고 시간보내다가 까먹기도 하고 정신이 없기도 하고 며칠뒤에 들어와보면 그제서야 댓글에 댓글을 올린다는게 쑥스럽기도 하고... 이해해 주세요. 항상 감사하구요. W의 얘기는 또 새로운 일이 생기면 올려 드릴께요.
1. ,.
'11.6.13 9:17 PM (121.133.xxx.110)슬퍼마세요.
원글님은 늘 즐겁고 행복하셔야 합니다.
그럼, 멀리 있는 아이들도 늘 즐겁고 행복할거에요.2. f
'11.6.13 9:42 PM (211.178.xxx.116)감사합니다 ...
항상 고맙습니다 ..슬픈숙제님...3. 50중반아짐
'11.6.13 10:16 PM (222.110.xxx.196)오늘은 월요일에다가 편두통까지 한몫을 할 만큼 우울하고 지쳐있는데...
반갑습니다. 슬픈숙제님!
이렇게 간간히 소식을 전해주셔서 ....
많은 위로 받고 갑니다.
........4. 쓸개코
'11.6.13 10:20 PM (122.36.xxx.13)육아일기 뭉클해지네요..
원글님 아이에게 꼭 있어야할 추억 만들어주셨어요.5. 육아일기까지
'11.6.13 10:38 PM (175.28.xxx.59)정말 사랑이 느껴지고 맘이 아픕니다.
M이 가서 사랑 많이 받고 크길 바랍니다.
아이가 갈 때 육아일기 같이 넣어보내주면
아이가 커서 보고 굉장히 좋아할거에요.
W도 글 속에서도 성장하는 게 느껴지고
원글님 아이가 의문나는 거에 대해 조곤조곤 설명하시는 게 선하게 그려지면서 평화롭고 따사롭습니다.
계속 이어서 써 주세요.
슬픈 숙제님 글 보면서 맘이 맑아지고 행복해집니다. 감사해요.6. .
'11.6.13 11:05 PM (180.231.xxx.49)감사합니다. 저도 마음이 참 부드러워지네요.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7. .
'11.6.13 11:27 PM (211.52.xxx.83)저도 역시 M의 행복을 같이 기도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로.8. 원글님
'11.6.13 11:33 PM (61.101.xxx.62)화이팅 하세요.
저도 요즘 타인을 위해서 좀 용기낼 일이 있어서 그런지 원글님 글이 더 마음에 와 닿아요. 원글님 같은 분도 있는데 저도 내가 할수 있는 작은 일은 해야한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건강하시고 또 소식 올려주세요.9. ^^
'11.6.13 11:45 PM (203.130.xxx.67)사랑의 마음이 가득 느껴지는 슬픈 숙제님의 글을 항상 정독하고 있습니다.
영혼이 맑아지는 기분이에요.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10. 안그래도 궁금
'11.6.14 3:46 PM (121.154.xxx.97)이렇게 가슴 따뜻한 글을 올려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아가도 친구도 무엇보다도 님께 행복이 가득하길 바랍니다.11. 저도
'11.6.14 4:33 PM (210.106.xxx.29)님 글을 읽으면 탁해졌던 제 마음이
맑아지는 기분입니다
이 대리 만족 같은 기분이 죄송하고 또 죄송하기만 해요
언젠가는
저도 제 자리에서 남을 위해 진심으로 무엇인가를 할수 있기를
바라고 노력할껍니다
님 항상 건강하세요
님 가족 모두들 그리고 그아이 W도 M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