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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등록금, 까이꺼 그냥 세금으로 내 줘 버립시다

조회수 : 415
작성일 : 2011-06-12 15:49:16
등록금 집회에 갈 때마다 안타까운 점이 있습니다.
모두들 세금으로 내달란 건 아니라고 변명하려 애를 쓰는 것 말입니다.
뭐 시민들의 저항감을 줄이려고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해는 됩니다만
저한테는 마치
자기는 쓸 돈 안 쓸 돈 펑펑 써대는 남편 앞에서
나를 위해 꼭 써야 할 돈 말 못하고 머뭇거리는 아내처럼 보이더군요.
당신이 흥청망청이니 나도 이제 안 아끼겠다고 해서는 안되겠지만
꼭 써야 할 데는 나도 쓸 것이니
당신도 아무데나 펑펑 쓰지 말라고 요구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요?
대학등록금이 꼭 써야 할 곳이냐고요?
제가 보기에는 그렇습니다.

세금으로 등록금 지원하는 걸 반대하는 논리는 대략 세 가지인 것 같습니다.
대학은 의무교육이 아니어서 대학 안 가는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과
세금으로 지원하면 부패한 사학재단을 개혁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
없어져야 할 대학에조차 돈을 쏟아 붇게 된다는 것 등이 그것입니다.
뭐 저도 상당 부분 공감하는 논리입니다만
관점을 조금 바꾸면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는 생각입니다.

먼저 대학 진학은 선택이고 따라서 수익자가 부담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
까놓고 말해 우리나라에서 정말 공부가 하고 싶어 대학에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압도적 다수가 우리 사회의 잘못된 시스템 때문에
굳이 원하지는 않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대학에 가고 있을 것입니다.
즉 대학 진학은 선택이 아니라 거의 강제가 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강제로 대학에 가도록 하면서 빚까지 지운다고요?
게다가 그 많은 대학졸업자 덕분에 우리 사회는 큰 혜택을 보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의 여러 부문, 특히 기업에서
맘대로 골라 쓸 수 있는 풍부한 인력풀을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그 혜택을 생각한다면 기업에서 돈 좀 더 거두어
등록금 지불해주어도 결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사학재단의 개혁이 먼저라는 주장과 관련해서는요.
그걸 앞세우다가는 정작 돈은 돈대로 들고
개혁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한나라당에서는 아마 등록금을 조금 낮추고
대신 대학 지원금을 늘리는 방안을 내세울 가능성이 높은데
이 때 지원금은 당연히 세금으로 나가는 것이지만
액수가 그리 많지 않다 보니 대학의 기존 지배구조에는 손을 대기가 어렵습니다.
오히려 부패한 사학을 도와주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지요.
반면 등록금의 반 또는 전액을 국가가 대 준다면
그걸 빌미로 사학에 대한 지분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즉 점진적으로 사학의 공립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사학이 공립화되면
현재 국공립대 수준으로 등록금이 낮춰질 수 있을테니
추가 세금 투입없이도 반값 등록금이 가능해질 겁니다.
물론 이 경우 지분 양도를 거부하는 대학이 있을텐데
그런 대학엔 지원을 안 해주면 몇 개 대학만 제외하곤 곧 망해버릴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없어져야 할 대학의 문제인데요.
수준이 낮은 대학, 이른바 ‘듣보잡’ 대학들입니다.
그런데 저런 대학들의 수준이 낮다는 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사실 우리 대학들의 수준은 교수들의 수준과는 별 관련이 없습니다.
교수들의 이동이 자유롭지 않고 교수 인력의 풀이 많다 보니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우수 교수들이 각 대학에 고르게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대학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오로지 그 대학에 들어가는 학생들의 성적 차이 뿐입니다.
이른바 명문대의 인기과가
그 과에 재직하는 교수들 때문에 그렇게 된 사례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 그를 보여주지요.

그렇다면 학생들의 성적 차이는 왜 생기는 것일까요?
극히 뛰어난 극소수와 극히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극소수를 제외한다면
대부분 학생들의 잠재적 능력은 거기서 거기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가정 환경 등 여러 요인들 탓에
특정 시기에 그 잠재 능력을 계발할 기회를 가졌느냐 못 가졌느냐의 차이일 뿐이지요.
미국에서 저소득층 자녀 등에 대해 긍정적 입법(affirmative action) 정책을 실시하거나
우리나라에서 농어촌 특별전형을 실시하는 것도
학생의 능력은 많은 부분
그 능력이 계발될 기회를 부여받았느냐에 달렸다는 관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우리 사회에 대학 졸업자가 얼마나 되어야 하느냐와는 별개로
대학입시에서의 낮은 성적 때문에 그 사람을 듣보잡 취급하고
대학교육을 받아서는 안될 사람으로 보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남는 사람은 극히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극소수인데
그런 사람들은 일종의 장애인에 비견될 수 있는 사람들이니
국가가 당연히 세금으로 보호해 주어야 하는 사람들 아닐까요?

과거 우리나라는 국가가 돈이 없어 사립학교에 교육의 많은 부분을 의존했습니다.
사립학교들은 알량한 재산 투자하고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치부를 했고요.
그 과정에서 세금은 세금대로 들어갔는데도
사립대학의 등록금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대다수 국민에게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 잘 살게 되었으니
오랫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잘못된 시스템을 고칠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뭐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그리 많은 돈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
몇 년전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인수하는데 들였던 돈이 1,200억 정도였다고 합니다.
4대강의 환경을 파괴하는데 들이는 돈보다 훨씬 적은 24조원만 써도
200개 대학을 국공립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앞으로 영원히 우리 국민들이
대학 등록금 걱정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겁니다.

까이꺼 우리가 낸 세금, 쓸 때는 좀 씁시다.
IP : 59.6.xxx.20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Neutronstar
    '11.6.12 4:21 PM (155.230.xxx.23)

    날리고 널린 4년제대학에 지원금 쏟을바엔 전문대를 강화 육성시키는게 급선무입니다. 한진사태만 봐도 느끼시는거 없습니까? 특성화된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은 노동자들이기때문에 필요가 없으면 헌신짝처럼 내던져 지는겁니다. 4년제대학에 투자해서 사무직원들을 양산하느니 전문대 교육역량을 강화하고 등록금 거품을 빼서 전문 기술인들을 양성하는일이 먼저 선행돼야 합니다. 단순노무직으로는 더 이상 이력시장에서 동남아 중국인들에게 경쟁이 안됩니다.

  • 2. 이보세요
    '11.6.12 4:49 PM (124.55.xxx.133)

    글쓴분은 아마 세금안내는 분인가보군요..
    세금으로 무상급식, 대학 등록금까지 내주면 대체 얼마나 세금을 내자는 거죠?
    우리나라가 사회주의 국가인가요?

  • 3.
    '11.6.12 5:02 PM (59.6.xxx.20)

    뭐 많이 낸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부부가 다 내고 있으니 남들보다 그리 많이 적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써야할 데 제대로 쓰자는 것입니다.
    제대로 쓴다면 지금 거두는 세금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고요..

  • 4. 참,,
    '11.6.12 5:48 PM (14.52.xxx.162)

    내 아이는 돈 없어서 대학 못 보내도 남의 아이는 듣보잡 다녀도 내 세금으로 보태줘야 할 판이네요?
    지금 내는 세금도 칼같이 따져야 될판에 누구맘대로 내 세금을 술퍼먹고 노는 대학생들 등록금으로 줍니까,,전 절대 싫어요,
    우리나라 대학생들 너무 철없고 부모 고혈빼먹는것 같아서 얄미운 판에,,세금이요???

  • 5. 그런 논리라면
    '11.6.12 9:37 PM (14.52.xxx.162)

    차도 다 사줘야겠어요,
    차가 갖고싶은데 돈때문에 못 가지면 안되잖아요,
    왜요,,아예 술값도 인생공부니 그것도 세금에서 해결하지요...
    어른이든 애든,,뭐를 갖고싶으면 노력을 해야하고,,경쟁에서 밀리면 물러날줄도 알아야 합니다,
    모든이들이 대학을 갈 필요도 없구요,가서 열심히 하지도 않는 애들 도와줄 필요도 없어요,
    인생이 그리 만만하던가요???

  • 6.
    '11.6.12 11:19 PM (59.6.xxx.20)

    글쎄요...
    위에서도 썼듯이 교육의 혜택은 사회 전체가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수파의 논리를 빌리자면
    돈없어서 포기할 뻔 하다가 국가의 보조 덕분에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 중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 한 명만 나와줘도
    사회 전체적으로는 훨씬 더 큰 이익이 되지 않을까요?
    못 사는 집 아이들 중에서는 그런 천재가 나타날 가능성이 전혀 없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충분히 해 볼만한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교육에는 당연히 사회성 교육이 포함된다고 생각하는데 아닌가요?
    사회성 교육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굳이 학교를 만들 필요도 없고
    학교에서 예절 교육이니 친구들 사귀기니도 가르칠 이유가 없겠지요.

  • 7.
    '11.6.14 4:36 AM (122.35.xxx.83)

    대학교가 손해보는건없네요,, 세금이아니라 대학교가 할인해야죠,, 대학 재단 돈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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