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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화낼까 말까 [묵무침 두가지]

| 조회수 : 11,568 | 추천수 : 100
작성일 : 2005-10-13 20:16:29
오늘쯤 베스트 프렌드에게 연락해서, 점심이라도 먹으려 했었어요.
그런데 아침에 너무 찌푸드드해서...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나질 못했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여전히 일주일에 두번씩 가는 목욕탕 때문에...예전처럼 찜질방엘 가지못했어요.
찜질방도 중독되는지..한동안 안가주면..몸이 꼭 사인을 보낸다는...

해서,kimys와 발랑리(지명이 너무 재밌죠??ㅋㅋ)에 있다는 숯가마를 물어물어 찾아갔습니다.
발랑리에만 숯가마가 세개나 된다고 하는데..무턱대고 찾아들어간 그곳이 원조라고 하네요, 찜질하러 오신 할머니들이..

숯막이 예닐곱개 정도 되어보였는데...찜질할 수 있는 막은 2개였어요.
하나는 꽃탕으로 너무너무 뜨거워서 30초만에 뛰어나왔고, 또 하나는 하기 딱 알맞어요.
그리고 또 하나의 막은 입구를 봉한 채 나무를 때고 있었고, 또 하나는 오늘 막을 헐어 숯을 꺼내는 날이래요.
숯막을 막아놓은 문 중 30㎝ 정도 열어놓고 숯을 퍼내는데, 그 짬짬이 그 앞에 옹기종기 모여서 찜질을 했다는...
단골할머니들이 숯 꺼내는 날 만나는 게 그리 쉬운 건 아니라며...많이 쬐라고 해서...저도 아주 열심히 숯불을 쬐었답니다.

보통 찜질방이나 사우나는 먹을 것 싸오지 못하게 하는데..숯가마의 매력이라면 먹을 것을 맘대로 싸가지고 가서 먹는것이라고나 할까요?
다른 사람들은 고기며 과일이며 마실 것이며 바리바리 싸왔는데, 저희는 거의 준비를 못했어요.
그저 배 하나, 바나나 2개, 피데기 1마리, 포도즙 4봉 정도...
다른 사람들이 숯불을 얻어서 고기를 구워대는데..어찌나 냄새가 그럴싸한지..
계획은 미역국이나 한그릇씩 사먹으려고 했는데...그만 삼겹살을 사서 구워먹었다는...

원적외선의 역할인지..아니면 플라시보효과인지...몸이 한결 개운 것 같네요...  



개운해진 몸, 더욱 가벼워지라고...오늘 저녁은 묵무침 두가지를 메인으로 했어요.
저희 집 메인은 항상 동물성이거든요..주로 생선이지만.

오늘의 묵은 동부묵과 도토리묵.
동부묵은 굵게 채썰어 일단 들기름을 묻혀준 다음에 들깨가루를 묻혔어요.
묵 자체에 간이 되어있어 따로 간은 안했고, 파와 김만 조금 얹어줬어요.

도토리묵은 냉장고에 오이는 없는지라..있는대로 상추 깻잎 양파 당근 파 마늘을 넣고 참기름 후추 고춧가루 깨소금으로 묻혔어요.
채소를 넣지 않았다면 간장을 더 넣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채소 때문에 맛간장을 아주 살짝 넣어줬구요.

묵이 진짜 맛있었습니다.
동부묵무침은 고소해서 좋았고, 도토리묵은 채소들과 잘 어울어져서 마치 토속식당에서 파는 것인냥 맛있었습니다.
전 둘 다 좋았는데...kimys는 동부묵이 더 좋다고 하네요.
도토리묵이나 메밀묵은 쉽게 먹을 수 있지만 동부묵이나 올방개묵은 좀 귀해서 그런 것 같다나요.
kimys 입에는 며칠전 쑤었던 올방개묵이 제일 맛있대요.

맛있게 먹긴 했는데..kimys가 "당신 몸 생각해서 묵 좀 자주 해먹지!!" 이러네요, 김새게...
너무 뚱뚱하다고, 살빼라고...묵만 먹으라는거에요..글쎄...
아, 점심에 삼겹살 사주고나서 저녁엔 뚱뚱하다며 묵만 먹으라고 구박하는 건 또 뭡니까...
저..,kimys에게 화 내도 되죠? 이건 분명 도발행위죠??
3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깜찌기 펭
    '05.10.13 8:44 PM

    흐으으.. 이런날이

  • 2. 초름이
    '05.10.13 8:46 PM

    저도 발랑리 숯가마 가보고 싶어요.
    개운하시겠네요.

  • 3. 소연맘
    '05.10.13 9:01 PM

    저도 오늘 묵가루 받았는데
    할까말까 고민중에 얼른 가서 해봐야겠네요

  • 4. bonomoon
    '05.10.13 9:03 PM

    아.. 진짜 묵 먹고 싶네요-
    요즘 감기때문에 입맛도 없고..ㅠ

  • 5. 쁘띠
    '05.10.13 9:05 PM

    샘님~발랑리라면 파주 광탄면 맞지요?(지명이 너무 코믹스러워 웃었던기억이 새삼나네요 ㅎㅎㅎ)
    10여년전에 가본 유일레저 가는 길이었던듯 싶은데...
    흐미나 그런곳이...얼른 가서 찜질하고 또 삼겹살도 먹고잡네요^^

  • 6. 예쁜당나귀
    '05.10.13 9:27 PM

    아싸! 10권안에 들다니^^
    저도 찜질방 가보라고 몸이 신호를 보내는거 같아요^^
    이런 흐린 날씨에 개운하시겠어요^^

  • 7. jasmine
    '05.10.13 9:51 PM

    저도 묵 먹어야겠어요.
    오늘, 안그래도 살쪘다는 얘기 듣고 심란한데.....
    칼로리 제로에 포만감 만땅인 묵, 낼부터 3끼 식사로 찜합니다.

  • 8. 그린
    '05.10.13 10:11 PM

    와와~~
    전 오늘 저녁에 올방개묵 쒀서 먹었어요.
    괜히 반가워서 히히~~^^

  • 9. 산하
    '05.10.13 10:25 PM

    군침돈다
    해줄분도 없고 해서 먹지도 못하고
    이를 어쩔까......
    여기분들은 다들 너무 부지런하고 못하는게
    없는것 같아요 부럽다..

  • 10. 왕시루
    '05.10.13 10:52 PM

    어제 묵가지고 전쟁을 치뤘어요..
    건웅이와 건승이가 어찌나 도토리묵을 잘먹던지..
    이렇게 묵을 좋아할줄이야..
    하긴 못먹는거 빼고 먹는건 다 좋아하는것 같습니다~ ^^
    내일 건웅이 소풍이라 오후에 장보러 읍에 다녀왔어요~
    건웅이 위해 예쁘고 맛있는 주먹밥 만들고요,, 선생님들 위해서 잡채를 좀 할까해요..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읍에 가는 길목에 들판이 환상이였어요~ 샘님도 고운빛깔 가득한 좋은 날들 되세요~
    kimys님께 화내지 마시구요..^^

  • 11. 공손
    '05.10.13 11:05 PM

    저도 오늘 아침에 택배로 묵가루 받자마자 해서 오후에 먹었는데요
    오.......... 정말 괜찮더라고요, 시키는대로 했더니 약간 말캉한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정말 그 질감이...
    내맘대로 뚝딱~님 글을 보고 아주 좋아하는 물밤묵을 집에서도 만들 수 있는 물밤 녹말 가루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북창동 중국식재료상이랑 가락시장 남대문시장을 다 헤맸는데 결국은 못찾았거든요...
    82에서 만나게 될줄이야... 이모 저모로 제 삶에 도움이 많이 되는 곳이에요. 선생님 감사해요~

  • 12. silvia
    '05.10.13 11:43 PM

    늘~ 이곳은 손님들이 줄을 서있어 저는 그저 맨날 눈팅만 했는데 오늘은 그래도 여기 줄 설만 하네요.

    넘~ 맛나게 보이네요.
    도토리 잔뜩 주워다 놨는데 바빠서 까지도 못하고...언제 묵이 될려나...에구궁~ 나도 몰라~
    도토리묵 한 젓가락 집어 입에넣고 갑니다.

  • 13. 매드포디쉬
    '05.10.14 12:05 AM

    도발행위 맞아요^^
    전투준비하세요 ㅎㅎ
    꼭 승하시구요 ㅋ~

  • 14. 비타민
    '05.10.14 4:48 AM

    ㅋㅋ.. 넘 재밌으세요... 그래도 묵이라도 드시라고 하시는것이... 아예 저녁 한끼는 굶으라 안하시고...ㅋ

  • 15. 두민맘
    '05.10.14 6:18 AM

    올방개묵.. 물밤묵.. 묵이 생각보다 많네요..
    전그저 도토리묵이나 청포묵이 단줄 알았는데요..
    맛있겠어요..

  • 16. Ellie
    '05.10.14 7:42 AM

    김혜경 선생님~
    화내셔도 될것 같아요.. ^^
    묵... 맛있겠다~~ 전 입안에서 혀로도 메끄럽게 으스러지는 묵이 식감이 좋아요.. (참 특이하죠? ^^)

  • 17. 나바나바
    '05.10.14 7:45 AM

    넘 맛있겠네요. 지도 묵 무지 좋아하는데...근데 동부묵은 어떤거예요? 첨들어보네요

  • 18. 분홍공주
    '05.10.14 8:16 AM

    저도 동부묵은 뭘로 만든건지 궁금하네요
    전 온천을 끼고 있기에 일주일에 두어번 갑니다
    땀을 쭉 빼고 냉커피 한잔이면 세상 부러울게 없지요

  • 19. 묵사랑
    '05.10.14 8:44 AM

    음... 전 묵을 그냥 묵양념장에 발라 먹기만 하는데
    이렇게 먹으면 정말 맛나겠습니다.
    동부묵은 동부콩을 원료로 만들고 청포묵은 녹두를 원료로 만든겁니다.
    녹두가 귀하다 보니 동부콩으로 대신한 것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시중에서 파는 청포묵의 90%가 동부묵이죠...잘 모르셔서 그렇죠..*^^*

  • 20. 연꽃
    '05.10.14 9:11 AM

    저두 묵가루 받자마자 동부묵 만들었어요.이렇게 만들기가 쉽다니 감탄감탄.울딸들 신기해 하고 남편두 힘들게 묵을 만들었냐구 하네요.킥킥.이유를 말해주니 세상 참 살기 편해졌다구..난 양념장에 찍어 먹었는데 샘님처럼 만드는게 더 나을 것 같아요.다음엔 탕평채 만들어야 겠어요.참 묵사랑님 감사해요.

  • 21. 안개꽃
    '05.10.14 9:32 AM

    저도 어제 받자마자 도토리묵 해 봤거든요.
    근데 저 색깔보다 많이 연하던데...물을 좀 많이 넣었나봐요..

  • 22. miru
    '05.10.14 9:38 AM

    에구구.. 저도 샘플요청 했는데.. 못받았어요...^^
    이글 읽지 않았으면, 잊어버리고 있었을 것 같아요..ㅡ.ㅡ
    샘플 못받으면, 사서라도 함 해봐야 하나...^^;;

    샘요, kimys님께 화내시지 마세요~ 샘 건강 염려되서 그런거 아이겠어요^^

  • 23. 이영희
    '05.10.14 10:36 AM

    지금 막 동부묵 만들었어요.
    애궁 너무 쉽네요.
    젤 맛있는거가 어느것인지 먹어보고 주문 들어가려구요.
    이렇게 만들기 쉽고 해먹고 싶을때 할수 있다면 사놓고 편리 하게...ㅎㅎㅎ

  • 24. 새벽동산
    '05.10.14 11:30 AM

    어제 묵 샘플 받았답니다...몇일 뒤 좀 여유가 있음 묵 만들어 볼라구요...
    사진의 묵무침....그릇과 넘 잘어울리네요....
    전 무슨 식당에서 찍으건줄 알았다는...ㅎㅎ

  • 25. 선화공주
    '05.10.14 12:19 PM

    하하하하...도발행위???
    아마도 kimys님은 선생님의 건강을 생각하셔서 하신 말씀일꺼예요...^^*
    두분 항상 건강하세요...^^*

  • 26. 김성연
    '05.10.14 2:28 PM

    묵 먹고파~~

  • 27. 김준희
    '05.10.14 2:43 PM

    발랑리에 있는 숯가마 정말 좋죠! 아아.. 저 정말 팬이었는데.. 지금 미국에 있어서 그저 그리워만 하고 있답니다. 숯에 구워먹는 직화구이 삼겹살 맛도 잊을수가 없네요.

  • 28. miru
    '05.10.14 3:31 PM

    저 방금 샘플 받았어요..ㅎㅎㅎㅎ
    생각지도 못했는데, 받게 되어 너무 기뻐요..
    얼렁 집에가서 해봐야 겠어요~^^

  • 29. 돼지용
    '05.10.14 5:51 PM

    들깨가루가 또 등장했네요.
    구수한 내음이 나는 듯합니다.
    삼겹살 뒤의 발언이라 용서하셔도 될 듯.
    삼겹살 입에 넣지 못하게 한 발언이었다면
    저는 평생 잊을 수 없을꼬에요.

  • 30. candy
    '05.10.15 9:44 PM

    저도 묵만들었어요....묵사랑것...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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