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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전기구이 통닭] 흉내내기

| 조회수 : 8,643 | 추천수 : 243
작성일 : 2002-12-24 23:10:50
오늘 저녁 초대를 받아서 부부동반으로 정말 희안한 한정식 집을 다녀왔어요.
앞으로 탄현지구 개발될 곳이라고 하는데 진짜 비포장도로를 한 5분 들어가니까 근사한 한정식집이 있더라구요. 산들내보다 더 후미진 곳에... 하여간 참 대단해요. 그런 곳을 개발해서 맛보러 다니는 열성파 식도락들...

그건 그렇고, 크리스마스 이브에 부부만 쏙 빠져나가게 된 것이 미안해서 오늘은 전기구이 통닭을 흉내내봤어요. 서양에서 칠면조 먹는 날이 크리스마스 이브 아닌가요? 추수감사절인가? 하여간 왠지 오늘 메뉴는 통닭으로 해야할 것 만 같은 강박감이 들어서...

그래서 어제 하나로클럽에서 2천9백원짜리 통닭용 닭 2마리를 사왔어요.
아침에 날개의 끝부분과 엉덩이의 냄새나는 부분을 잘라내고 닭의 뱃속을 셀러리와 양파로 채우고 몸은 소금과 후추로 마사지 시켰어요. 소금 뿌리고 두드리고 후추 뿌리고 두드리고 다시 소금뿌리고 두드리고 후추 뿌리고 두드리고... 그렇게 한 서너시간 재워뒀다가 오후에 구웠죠.
섭씨 180도에서 90분 회전모드로 구웠어요.

상에 차려만 놓고 나갔는데 은근히 걱정이 되는 거 있죠? 맛은 있나, 속까지 잘 익었나...
식당에 가서 집에 전화까지 걸었다니까요, 먹을만한지...

그리고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옷도 벗지않은 상태에서 식구들이 먹다가 남겨둔 닭고기 한점부터 떼어 들었다니까요. 기름이 쏘옥 빠져서 담백한 것이 먹을 만하더라구요. 뱃속의 향신채 덕분에 은은한 향도 나는 듯 하구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저온에서 구운 탓인지 거죽이 전기구이통닭처럼 갈색이 나오지 않았구요,또 시간을 너무 오래준 탓인지 쫄깃쫄깃한 맛은 좀 덜했어요, 그렇다고 뭐 퍽퍽할 정도는 아니구요.
요거 먹다남은 건 뜯어서 살만 발라내어 치킨 샐러드 먹으려구요.

혹시 요글 보고 통닭구이 하시려면 200도에서 60분 정도 구워보세요. 아참 제 오븐은 컨벡션오븐이에요. 보통 오븐은 시간을 조금더, 약 20분 정도 더 주셔야겠네요.

이렇게 구우면 아무래도 버터구이보다 칼로리가 더 낮아질 듯 하고, 뒤집거나 하는 등 신경쓸 일이 적어서 좋던데요, 벽에 닭기름이 튀지도 않고...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체리
    '02.12.25 1:04 AM

    선생님 ,회전모드라 함은 꼬치(아주 긴 것)를 끼워,
    오븐 안에 고정시켜 굽는 것을 말하나요?(제 것은 바베큐용 긴 막대기가 있어요.
    오븐 사고 처음 몇번 하고는 ,밑에기름 뚝뚝 흘러 모인 오븐 판 딱는 것이 너무 귀찮아
    안 했어요.몇년 됐는데, 그 때는 매직블럭이 없었기에)

    이때는 한번에 두마리 못 하는데...

    아니면 신모델에만 있는 기능인가요?

    제 것은 컨벡션 오븐이 안 나왔을 때 거예요.

    선생님,메리 크리스마스!

  • 2. 김혜경
    '02.12.25 2:20 PM

    제 오븐은 회전모드로 하면 접시가 도는 건데요, 체리님꺼는 막대기에 끼우나봐요?
    그런데 해보니까 꼭 회전모드 아니어도 상관없어요. 보통 꺼보다 거죽이 더 마르는 것 같아요. 오븐팬에 망 올려놓고 구워도 기름 쏙 잘 빠져요. 그렇게 해보세요.
    물론 팬에 호일 한장 깔면 설거지가 되 쉽겠죠?
    체리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 3. 제니맘
    '02.12.25 5:30 PM

    마자요, 샘님.^^
    서양에선 크리스마스에 칠면조요리먹는거요.

    저는 오늘 우리 큰댁에 가서 로스트치킨으로 때웠어요.
    칠면조는 지난 추수감사절에 구웠거든요.
    넘 커서 많이 남았거든요.
    그래서, 닭 2마리로 때웠어요.
    샐러드에, 클램차우더(선생님의 추천상품^^) 슾에
    김치로 멋진 저녁시간을 보냈어요.

    저는 닭속에 레몬이랑 타임이랑 넣고,
    닭껍질이랑 살사이에 타임 채우고,
    겉에는 버터바르고, 올리브오일도 바르고
    마지막으로 화이트 와인으로 맛사지해서 ^^
    250도에서 40분, 200도에서 20분동안 구웠는데
    닭이 두마리여서인지 안이 좀 덜익어서
    속은 좀 더 익혔어요.
    식구들이 잘 먹어서 기분도 좋았구요.
    무엇보다 굽는동안 향이 넘 좋아서
    행복했어요.

    이곳 밴쿠버는 비가 주룩주룩.
    서울은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던데.....

    여긴 크리스마스 다음날이 Boxing day라고 해서
    쇼핑하는 날이예요.
    일년중 세일을 젤로 많이 하는 날이죠.
    공휴일도 아닌데 병원도 쉬고, 큰 슈퍼들도 다쉬고
    그야말로 일년내내 봐뒀던 물건을 쇼핑하는 날이예요.
    내일 일찍자고 모레 아침일찍
    울 두딸들 델고 쇼핑하러 가야해요.

  • 4. 김은희
    '02.12.25 6:27 PM

    제 자료에는 중닭 1마리를 190도(화씨 375도)에서 1:30~2:00시간 구으라고 되어있네요.
    그레이비소스랑 함께 먹으라고 되어있는데, 전에 이 소스 만들다가 해지는 줄 알았습니다. 소스 만드는 시간이 닭 굽는 시간과 맞먹습니다.
    지금은 그냥 닭고기용 칠리소스랑 함께 먹습니다.

  • 5. 1004
    '02.12.25 10:29 PM

    크리스마스 잘들 보내셨어요? 저는 아이들한테 닭다리 구워 준다고 했었는데 장난감 사러 마트에
    갔을때 닭다리 사오는걸 깜빡해스리... 이놈의 건망증은 날로 심해지니 정말 큰일이예요...
    닭요리 할때요 우유에 재워 놓으면 냄새가 덜난다고 해서요 저는 소금 후추 넉넉히 바르고 우유에
    재워나요. 글구 바베큐 봉에 끼워서 굽는건 귀찮아서 오븐팬에 호일깔아 밑에 받치고 망 올려놓고
    반으로 자른 닭 올려서 굽지요. 가르쳐준 친구가 저온에서 오래 굽는걸 가르쳐줘서 저는
    180도에서 한시간 반 굽지요. 껍질이 타고 마르니까 처음 삼십분은 호일로 덮어서 구워요.
    그다음에는 호일빼고 삼십분쯤 더 굽고 그리고 나서 뒤집어서 삼십분 굽고. 조금 높은 온도에서
    컨벡션으로 구우면 시간은 훨씬 단축될것 같아요. 호일로 덥을때는 껍질이 잘 달라 붙으니까
    한번 구겨서 살짝 덮어요. 호일을 구겼다 펴 쓰면 훨씬 덜 붙는것 같더라구요.
    이것도 귀찮아서 잘 안해줬는데 올해안으로 까먹지 말고 닭 사다가 한번 해 줘야 겠네요.
    근데요 닭 구워 놓으면 우리 신랑 꼭 그래요.' 닭도리탕이 훨씬 좋은데...'
    매일 먹던 음식만 찾아요. 그래도 아이들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볼랍니다. 화이팅!!!

  • 6. 안나
    '05.1.18 10:08 PM

    그레이비 소스 만들기 쉬운 방법이 있긴 한데요...외국사람들이 이런 방법으로 만들더라구요
    근데 앞서 말씀드릴것은 제가 썩 좋아하는 방법은 아니더라 이거죠
    왜냐하면 닭고기에서 나온 육즙을 그대로 쓰거든요..오븐에 바베큐하면서 밑에 고여진 육즙을 씁니다
    바베큐할때 닭고기를 맛사지한후에 주변에 감자나 당근 호박 등등을 함께 두잖아요
    그럼 육즙이 야채들사이에 배어서 맛이 훨씬 좋아지긴 하지만 거기에서 남은 국물로 그레이비 소스를
    만들더라구요...그것도 아주 간단하게...닭고기가 다 익었을때쯤에 후라이팬에 버터와 밀가루를 갈색이 날때까지 볶다가 육즙을 넣고 끓이면서 후추와 소금으로 간을 하는데요..
    제가 잘 아는 뉴질랜드 남자분이 만드는것을 옆에서 보았어요
    사실은 제가 저녁 식사 초대를 했더니...일찍와서 자기가 그레이비 소스를 만들어 주겠다고 했어요
    제 친구 남편이거든요...아주 간단하고 쉽게 만들더라구요.맛도 정말 좋았는데 한가지 흠은 앞서 말한대로 왠지 왠지...닭기름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아서요...나중에 저는 그 육즙을 넣지 않고 스톡을 넣고 다시 만들어 보았는데...그맛만은 못하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던 기억이 나네요..^^

  • 7. 잠비
    '05.10.19 1:48 PM

    이사 오면서 오븐을 사 들여놓고 두어번 쓰고 몇 년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습니다.
    저 서양사람들의 칠면조 굽는 모습에 반해서 나도 그 짓을 할것이라 결심은 했는데
    온도를 200도... 250도... 이러니 겁이 나서 못쓰고 있습니다.
    올 크리스마스에는 통닭을 구워 볼까..... 200도에서 60분 기억해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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