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컷, 실루엣, 부라더...
등의 회사에서 만드는 기계 말이예요.
스캐너나 프린터 비슷하게 생겼는데 컴퓨터랑 연결도 가능하고, 컴퓨터에서 저장한 그림을 그대로 오려주는 이 기계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작년에 코난군과 친구들이 함께 쓴 소설책을 제본해주다가 코난군 친구 엄마에게서 이런 기계가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그 엄마가 책 제목을 멋지게 오려다 주었거든요.
여기 미국에서는 저런 기계를 통칭하는 이름은 따로 없는 것 같고, 그냥 가장 많이 팔리는 상표의 제품명으로 크리컷 이라고 부르는 것 같아요.
크리컷으로 이런 것도 만들고 저런 것도 만들고...
한다며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 같은 곳에 작품들을 많이 올리더군요.
저희도 크리컷을 구입했더라면 이 기계의 이름을 따로 궁금해 하지않고 그냥 크리컷이라고 불렀을텐데, 저희집에 있는 건 미싱으로 유명한 부라더 회사에서 만든 스캔 엔 컷 이라는 제품이어요.
스캔 엔 컷 이라고 말끝마다 부르자니 이름이 길고 입안에서 말이 꼬이는 일이 생겨요 ㅠ.ㅠ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그냥 커팅기 라고 부를께요 :-)
커팅기는 생긴 것도 그렇지만 작동하는 원리도 프린터와 비슷한 것 같아요.
컴퓨터에서 원하는 그림 데이타를 기계로 보내면 그대로 잉크 카트리지 대신에 칼날이 장착된 카트리지 (위 사진에서 파란 고리가 달린 부분)가 움직이면서 그 그림 그대로 오려줍니다.
종이를 넣으면 종이를 오려주고, 스티커 용지를 넣으면 스티커를 오려주니, 사용하는 사람의 창의성에 따라서 오만가지 물건을 만들거나 꾸밀 수 있겠더군요.
저는 다림질해서 옷에 붙일 수 있는 용지를 사용해서 티셔츠를 꾸몄어요.
오늘부터 130일이 지나면 카리브해 근방으로 디즈니 크루즈를 타고 여행가기로 예약을 했거든요 :-)
그래서 또 가족 셔츠를 꾸며서 단체로 입으려구요.
인터넷을 뒤져서 찾아낸 이미지를 컴퓨터 화면에서 자르고 붙이고 키우고 줄이고...
그렇게 해서 완성된 디자인을 와이파이를 이용해서 무선으로 커팅기에 보내고,
다림질해서 붙이는 접착지를 (heat transfer vinyl 이라고 합니다) 커팅기에 끼우고 셋팅을 맞춘 후에 오려냅니다.
아참, 다림질해서 붙여야 하니, 이미지를 거울속에 보이는 것처럼 한 번 뒤집어 주어야 해요.
또한, 커팅날이 너무 깊게 들어가면 접착시트 말고도 뒷면 보호막까지 다 잘리게 되니, 셋팅을 용도에 맞게 맞추는 것도 절대 잊으면 안됩니다.
커팅기가 오려내면, 필요없는 부분은 먼저 뜯어내야 하는데, 큰 부분은 쉽게 제거 가능하지만, 작은 부분은 송곳이나 이쑤시개 등의 작고 뾰족한 도구를 이용해서 찍어내야 합니다.
월토그라피 (디즈니 폰트) 라서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 깨알보다 작은 조각을 뜯어내야 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딱 한군데 제거해야 할 조각을 제거하지 못한 곳이 있습니다.
맞춰보세요~~~
ㅎㅎㅎ
불필요한 조각을 다 제거한 후에는 셔츠 위에 뒤집어 놓고 낮은 온도 (울 셋팅) 에서 다림질을 1-2분간 합니다.
그리고 보호필름을 제거하면 완성!
7천원짜리 무지 스포츠 셔츠를 사다가 만들었어요.
스포츠 셔츠라서 매끈매끈한 옷감인데, 그 위에 은색으로 글씨를 써붙이니 아주 마음에 드는 작품이 되었어요.
작년에는 스티커 용지 위에다 손으로 따라 그리고 가위로 하나 하나 오리느라고 손가락에 쥐가 여러 번 났더랬죠.
(이거 손으로 오리느라 정말 힘들었어요 :-)
디자인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어야 했었구요.
이제는 커팅기 덕분에 디자인에 구애받지 않고 여러 가지를 만들 수 있게 되었어요.
가족 셔츠는 하루만에 다 만들었고, 곧 개학하는 아이들 물품 (도시락통이나 물병 등) 에도 스티커를 만들어서 붙이는 놀이를 하면서 주말이 후딱 지나가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