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는 호피의 5남 3녀 중 한 마리로 태어났어요. 집에 아무도 없을 때 호피 혼자 8마리를 낳았기 때문에 까미가 맏이인지 막내인지 모르지만 가장 체구가 작아서 우린 막내라고 생각해요.
체구는 작았지만 너무 씩씩하게 잘 적응해나갔어요. 힘으로는 이길 수 없어서 늘 형제들에게 밀리는 바람에 신경이 많이 쓰이긴 했지만 제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 젖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무럭무럭 자라났어요.
아빠가 네눈박이 진돗개 블랙탄이라 혼자만 유난히 까만털을 갖고 태어나 이름을 까미라 지었어요.
나중에 엄마 호피와 같은 호랑이 무늬가 나울줄은 정말 몰랐으니까요.
까미는 다른 형제들과 비교해 너무 작아서 안쓰러운 마음이 많았어요.
8마리 중 까미를 찾아내는건 참 쉽죠?
눈을 뜨고 걸음마를 하기 까지 날마다 변해가는 모습이 무척이나 신기했어요.
발톱도 자라나서 젖 먹을 때마다 엄마를 할퀴는 바람에 손톱깎기로 잘라줬는데 난생 처음 해보는 일이라 조심한다고 해도 너무 많이 잘라서 피가 나기도 했어요. 아프게 해서 미안해...
눈을 뜨고 서툰 걸음마를 시작하고 나서 장난도 많이 늘었어요.
이 녀석은 작년 가을 아빠가 되었다네요.
3주 지나 배변판 사용 요령을 훈련시켜 점점 똑똑한 강아지로 자라서
두 달 지나 분양 갈 때 쯤 8마리 모두 배변 훈련이 끝났어요.
걸음마가 시작되니 마음에 드는 곳으로 옮겨 다니며 잠을 잡니다.
가장 몸집도 크고 성격도 좋았던 녀석입니다.
어떻게 살고있는지 직접 볼 수 있고 자주 소식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녀석이지요
두 달을 조금 넘겨 까미를 제외한 7마리는 모두 엄마 호피 곁을 떠나 새로운 생활을 하게 되었어요.
가끔씩 보고싶은 생각이 들긴하지만 모두 사랑받으며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살고 있을거라 믿으며 별탈 없기만을 소망합니다.
6개월이 지나고 처음으로 애견 카페에 갔던 날 까미는 잔뜩 겁에 질려 할아버지 품에 꼭 안겨있기만 했어요.
까미가 태어난지 1년 된 생일 선물로 할아버지가 야광 목걸이를 선물했어요. 새벽 산책에 필수품이라고...
5남 3녀 중 7마리가 떠나고 까미만 남아 엄마 호피 따라쟁이로 하루하루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요.
가장 약하게 태어났지만 단 한 번도 엄마 호피 곁을 떠나지 않고 함께 할 수 있어서 행운아라고 생각합니다.
엄마 호피와는 다르게 뭐든지 잘 먹는 까미는 건강하게 잔병치레없이 잘 자라고 있어요.
이불 귀퉁이도 까미가 뜯어먹어서 다시 손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