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더디게 피었다
추었거든..
그래도 지금 우리집 마당에 한 봉우리씩 입을 열어 이맨큼 피었다
낼모래 지나면 더욱 피갔디?
그때 또 찍어 올리터이니 염려 마시길..
계절 이기는 장사는 인간계에도.. 자연계에도.. 읎따
다만,
있는 기술이
세월에 따라
향기마저 전해 줄 그런 날이 올찌니..
그런 좋은 세상 올 때까지 지치지 말기
명절끝에 주말 맞고
주말 맞아 가족들한테 털린 기 또 털리고 있을
모든 언니들한테 꽃소식을 전한다
매화가 요물은 요물
이사 오자마자 심궈둔 매화 한그루덕분에
긴 겨울끝에 봄이 오는 인사를 매화소식으로 서로 묻고 답하니,
군자들의 배 고프나, 배 고픈듯, 배 고프지않는 안빈낙도가 바로 아쥠의 손아귀에도 있다
메주 담궈 매달아 놓고, 곰팡이 슬기 기다리고,
빈 들판 쳐다보며, 쑥 올라오기 기다리는,
먹고 사니라 모냥 빠지는 일상에도
품격 하나 슬며시 들여 놓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