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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쑥대를 뽑고 나서

| 조회수 : 1,184 | 추천수 : 1
작성일 : 2018-08-24 06:15:12

늦 여름은 스무여해 만에 뵌 고모나
고모집 돌담에 기댄 무화과나무나 그런
이름으로 불러도 될 성싶다
빈 절마당을 그렇게 불러도 되듯이

가장자리, 마당 가장자리
제 족속 집성촌을 빠져나온 쑥대들 뽑아내니
흙도 한무더기 무겁게 딸려나온다
슬펐다

손 씻기 전 손바닥의 쑥내를
오래 맡는다

                                                        
              -장석남시인, '쑥대를 뽑고 나서' 전문




싫다는 아이들을 몰고 여름 숲으로 산책을 갔다 왔다
달라진 바람이 참말로 아깝게 좋더만.

댓발 나온 아이들의 입은 아이스크림으로 틀어 막고,
더위 믿고 날뛰던 마당가 쑥대의 기를 눌러 놓고 들어와 
읽은 시다

타이밍이 아조...

쑥대에 한무더기 딸려 나온 흙이 슬프지도 않았고,
손 바닥에 쑥내를 오래 맡지도 않았지만,
사람이든, 
계절이든,
오가는 사이에 있는 모든 것들이 흘리는 
짠내는 맡았다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쑥과마눌
    '18.8.24 8:37 AM

    제목을 쓰고 포스팅을 하고보니
    제 아이디랑 웰케 잘 어울리는지

    애들 말로 오지고 지리네요 ㅋ

    언늬들 좋은 하루~

  • 2. 플럼스카페
    '18.8.24 9:57 PM

    장석남 시인의 시를 여기서 보네요^^*
    사인을 받은 유일한 시인이라 더 반갑습니다.

  • 쑥과마눌
    '18.8.25 3:28 AM

    이 분 시가 정말 좋더군요
    저 시가 들어 있는 시집 제목은 '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

  • 3. 고고
    '18.8.24 11:38 PM

    쑥대머리는 왜 생각나는지 ㅎㅎㅎ

  • 쑥과마눌
    '18.8.25 3:27 AM

    심지어 부른 저도 있다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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