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소리를 막 지르면서 오는거 같네요.
봄이다 봄이야~
마치 불이라도 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봄이 오는데
지난 겨울 인고의 시간들을 생각하면
호들갑 좀 떤다고해서 크게 흉볼거는 없지 않을까요?
하지만 조심은 하세요.
어떤날은 봄이 크로크스와 함께 끼치발로 살금살금 다가와
당신의 귀에대고 와앙~하고 소리를 질러 깜놀할 수도 있으니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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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 만들려고 새로 마련한 터도 봄을 맞았습니다.
논으로 사용했던 땅이라 배수가 중요하기에 굴삭기를 불러
땅을 파서 유공관을 묻고 배수로와 차량집입로를 만드는데 봄날을 나흘 보냈습니다.
굴삭기가 힘을 써준 덕분에 논은 이제 과수원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감나무 100그루와 블루베리 200그루 블랙커런트 200그루를 심기위해
일주일 째 삽집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고 허리야~~
나무 한그루 심기위해 삽질을 몇번 해야 할까요?
한그루 심는데 삽질을 30번 한다고 치면 감나무 100그루만 해도 3,000번이네요.
주인님은 나무 심느라 허리가 뿌라지도록 삽질하고있는데
일 거들겠다면서 따라다니는 강쥐들은
모과나무밑에서 모과를 하나 줏어 서로 먹겠다고 으르릉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협상과 타협끝에 모과는 나이많은 털복숭이가 차지하고
사랑이는 어디서 개구리를 하나 줏어와서 뜯어먹다가
나에게 들켜 혼이 났는데 괜히 혼낸 것 같네요.
첨엔 징그러워서 멀리 던져 버렸는데 버리고나서
생각해보니 그건 잘 말려진 자연식 건개구리였습니다.
잘 말려진 건시 곶감처럼 ...ㅎㅎ
그런데 맛없는 모과를 먹다말고 털복숭이가 갑자기
땅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이럴 수가 ...
정확히 내가 다음 나무 심을 자리에...ㅋㅋ
나는 이 기특(?)하고 영민(?)한 녀석이
삽질하느라 허리가 뿌사지기 일보직전인 주인님을 위해
대신 구덩이를 판다고 판단하여
일단 삽질을 멈추고 관찰모드로 전환하였습니다.ㅋㅋ
여어~콜라~고마해~ 마이 했다아이가~
나도 좀 파보자~
고만 하라니까~마이 팠다 아이가~
나이를 생각해야제~고만 비켜바바~~
털복숭이가 지쳤는지 힘이 넘치는 사랑이와 임무교대하고
지켜본 바 사랑이는 정확히 감나무 한그루 심을 공간을 확보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구덩이 파는건 증말 식은 죽 먹기야.
(아니 잘말려진 건개구리먹기야...)
알맞게 파낸 구덩이에 직접 들어가서 크기를 확인하는 사랑이는
마치 잘 되었다고 도장을 찍는 것 같네요.ㅎ
아빠아~~
어여 여기 나무 한그루 가져와~
(고백컨데 이 넘들이 없었다면 나는 그 많은 나무를
결코 다 심지 못하고 허리가 뿌라졌을 것입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