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이 제거된 버려진 고양이를 듀이라고 이름붙였어요.
이 녀석을 지지난 주 1시간 떨어진 동물보호소에 데려다 주려고 했죠. 워낙 차를 타면 짧은 거리라도 심하게 울어서, 안정제를 맞추고 가는데 제가 그곳 문 닫는 시간을 잘 못 안 것도 있고, 또 주사 맞고도 너무 심하게 울기에 15분 쯤 가다가 다시 돌아왔어요.
피오나는 아주 어려서부터도 차 탈때 전혀 울지 않았거든요. 그러더니 장거리 여행때도 울거나 그러지 않았는데 차에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이 녀석이 처음이네요. 우리 마루가 이 놈과 좀 비슷하죠.
그래서 며칠 후, 어쩔 수 없이 이 동네 동물보호소에 갔는데, 새끼고양이 대란으로 받아주질 않았어요. 그래서 craiglist에 올렸죠. 짧은 사연과 함께. 두 사람이 연락은 해 왔는데 더 이상 진척은 없었구요.
듀이 하면 미국 도서관 노란 고양이 생각이 나서 좀 안 어울리지만, 얼핏 떠오르는 이름이 없어서 제가 좋아하는 이름을 붙여줬죠. 발이 다 나은 후에도 왜그런지 이 녀석은 높은 곳에 안 올라가고 저 자리에 주로 앉아만 있거나 자거나..그럽니다. 그러다 제 인기척이 들리면 들어오라고 울죠.
처음엔 동네 고양이들이랑 많이 싸워서 그런지 온 몸에 딱지가 많았는데 귀 언저리가 좀 뜯긴 것 빼고는 많이 괜찮아졌어요.
태어날 때 부터 그런건지 영양부족때문인지, 털이 많이 뻗뻗했어요. 한 달 넘게 잘 먹였는데도 몸무게는 그대로구요.
그러다 지난 주, 원래 데려가려던 동물보호소에 데려다 주고 왔어요. 왜 그런지 이 날은 주사를 맞지 않고서도 첫 날 만큼 심하게 울지 않았어요. 그리고 입양이 늦어지면 또 정도 더 들고 그럴까봐 서둘렀죠.
병도 없고 중성화도 되어있고, 또 보호소 매니져가 제가 봄에 암놈 길냥이 쟈스민을 데려온 걸 기억하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이날 입양 할 수 있는 고양이에 이름이 올라갔어요. 그래서 바로 파란 목걸이를 하고 있죠.
내일 쯤 다시 전화를 해보려고 해요. 입양이 되었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봄에 데려다 준 쟈스민은 일주일도 안되서 바로 입양을 갔거든요. 제가 혹시 누구에게 입양을 갔는지 좋은 사람인거 같았는지 물어보니 원래는 그런걸 공개 안하지만, 찾아보더니 자원봉사하던 사람이 데려갔다고 하더라구요.
그녀석은 길냥이었지만, 너무 사람을 잘 따르고 귀엽게 생겨서 꼭 사람과 살게하고 싶었던 고양이었어요.
이 보호소에도 고양이들이 넘쳐나요. 봄 보다 어째 더 많아 보였어요.
말똥말똥 쳐다보는 태비 정말 귀엽게 생겼죠.
아래 처럼 1달 좀 넘긴 듯 보이는 새끼고양이도 10마리 정도 있었구요.
아래 노란고양이는 약 7개월 정도 되어보였는데, 새끼 고양이들 보다 더 귀엽게 생겼어요. 전 고양이 얼굴이 크고 좀 동글동글한 걸 좋아하거든요.
듀이는 그래도 떼어놓고 오는데 섭섭하긴 했어도, 사람이 직접 데려다 주면 이곳에선 안락사도 없고 도시가 훨씬 커서 좋은 사람 만날 확률도 높고..그러니 마음 편히 돌아왔어요.
그래서, 우리동네 길냥이들은 이제 검은고양이 까미와 길건너에서 밥먹으러 오는 짧은 털 눈 다친 검은고양이, 그리고 노란고양이인데요. 저 노란고양이가 숫놈이고 중성화가 안 된 탓에 까미와 잘 싸웠거든요. 그러다 까미가 심하게 물어주고 싸움에 이기더니 한 동안 안 보였었어요.
그러다 최근 몇주사이에 다시 보이고 이젠 늘 찾아오죠. 까미가 이젠 제 말을 아주 잘 들어서, 둘이 있을때 싸우지 말라고 하면 알아들어서 그런건지 전혀 안 싸워요. 노란고양이도 까미를 조심스럽게 대하구요.
아래는 마루와 어미 보미예요. 마루가 커진 이후 보미는 시도때도 없이 마루에게 하악대죠. 나비도 놀다가 힘에 부치면 하악대구요. 마루는 자기가 힘으로는 제일 세지만 서열이 막내인 걸 아는 듯 하구요.
서로 핥아주다 잠이 들었어요.
마루는 벌써 발 크기가 상대가 안되게 커요. 잡으면 두둑합니다. 그래도 이 녀석은 밖에 나가면 안되는 걸 알아서 문열면 길게 목만 내 놓고 안 나가요. 다행이죠.
마루는 왜그런지 한달에 한번 레볼루션이라고 사상충과 벼룩등등 예방하는 걸 목 뒤에 발라주는데요, 유난히 싫어해요. 이 약을 따면 휙끼치는 석유냄새에 눈을 꾹 감고 도망가기 바빠요. 저도 마루는 집에만 있으니 어지간 하면 안 해주고 싶은데 어미가 늘 밖에서 12시간은 있다 들어오니 세마리 다 약을 안 줄 수가 없어요. 5개월 전 쯤이었을까요. 제가 날짜 맞춰서 약을 줬는데 왜 그랬는지 벌레가 생긴거예요. 그래서 구충약들을 다 먹이고 청소도 대대적으로 하고 그랬거든요.
이 날도 약을 머리 뒤 쪽에 문질러줘서 머리털이 다 올라와 있죠. 기분이 아주 나빠서 저러고 앉아있어요. 레볼루션 주는 날엔, 문질러 주자마자 이 녀석 정신없게 막 놀아줘야해요. 아니면 몸을 여기저기 비비고 발로 긁고 난리가 나거든요. 아직 어려서 그런지 노는데 정신이 팔려서, 약 주고 한 15 분 격하게 놀아주면 잊어버려요.
아랜 나비예요.
보미도 그렇지만, 나비는 정말 과체중이죠. 이번주 병원에 둘 다 가야하는 날인데 야단맞게 생겼어요. 보미는 그래도 밖으로 돌아다녀서 덜 한데 나비는 살이 정말 심하게 많이 쪘어요. 이게 다 주인 잘 못 맞긴한데요. 마루가 있어서 마루 1년 될때까지는 자율급식 했구요. 무엇보다 보미가 밖으로 나돌다 보니 먹이를 딱 아침 저녁 이렇게 줄 수가 없었어요. 보미 들어오면 뭘 주느라고 또 같이 뭐라도 먹죠. 지난 일년사이 보미가 새끼고양이 데려온 이후 정말 나비는 많이 몸무게가 늘어났네요.
아래사진을 올릴까 말까 하다 올리는데요. 보통 사람이고 동물이고 옆으로 누우면 뱃살이 안 튀어나오기 마련인데도 배가 불룩하죠. 나비옆에 우연히 17일간의 다이어트란 책이 또 놓여있네요.
나비는 처음 제가 발견했을때부터 젖꼭지 주변에 털이없었는데 이게 한번 새끼를 낳은적이 있어서 그런건지 모르겠어요. 병원갈때마다 물어본다는 걸 자꾸 잊어버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