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드디어 보람이가 보낸 생일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대단한 선물이어서 늦어진 것이 아니고, 뉴욕에 겨울 여행 갔을 때 엽서 멋있는 것 한 장,그리고 일년 동안
쓸 수 있는 그림이 좋은 수첩을 하나 보내달라고 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겁니다. 아마 길을 잃고
다시 그 곳에 적은 보람이 후배의 집으로 돌아간 것 아닐까, 그렇다면 그 아이에게 이 주소로 다시 보내달라고
부탁하라고 까지 이야기하던 중에 드디어 도착을 해서 오히려 반가움이 더한 선물이 되었지요.
엽서는 마티스였습니다 .메트로폴리탄에서 열리는 특별전이 마티스였던 모양이더군요. 여러가지 쓴 글중에서
엄마에게 2013년 하고 싶은 일들이 다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는 말과 자신이 조금 더 자신을 열어두고
살아가고 싶다는 말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취직을 해서 한국을 떠날 때 친구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하더군요. 엄마가 외롭지 않을까 하고요.
보람이왈 우리 엄마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내가 떠나도 외로울 시간이 없을 거라고 했다더군요.
물론 심정적으로는 가끔 아이가 곁에 있으면 이런 저런 것을 함께 해 보면 하는 것들이 있지만 그래도
그런 이유로 불편하거나 외롭거나 그렇게 살고 있지 않은 것은 맞는 말입니다.
오늘 드디어 행복한 왕자안에 스크린 설치하는 문제, 처음 설치한 스크린이 조금 적어서 화면이 제대로
기능을 못한다고 느끼던 것을 지혜나무님의 수고로 원래의 것은 교실안에 새로운 것은 홀에 이렇게 제대로
설치하고 나니 뭔가 새로운 출발을 확실하게 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런 마음이 뿌듯해서 머리도 자르고
염색도 하고, 집에 들어오니 갑자기 마티스 그림을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런데 그림을 보는 중에 아침에 만난 아이들의 말이 계속 귀에 남아 있습니다.
선생님은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늘 같은 패턴이 있는 것 같아요. 새로운 도전을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예리한 말이라서 더 마음에 남는 것일까요?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내린 결론이겠지요? 두 아이가 동시에 한 말이라서 아하, 아이들 눈에는 어떤 틀을
만들어놓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모습으로 , 완전히 새롭게 변신하는 것을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모양이구나,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사는 것이 맞는 말이네. 그렇다고 해도 나는 지금의 나에서 무엇으로
더 변하고 싶은 것이 있는 것일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학교 선생님인 친구가 내일 개학하기 전에
한 번 서울 나들이와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세 명 친구가 만나면 이런 이야기를 해보아야 할 것 같네요.
무엇을 바꾸고 싶은가, 지금의 자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는가, 다른 환경이 가능하다면
어떤 상황에서 살아가고 싶은가,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이야기 보따리가 어디로 갈 지 궁금해지기도 하고요.
마티스 그림을 보다 보니까 갑자기 그림을 보러
가고 싶어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