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포동 5일장에서 >
- 鮒餛裏無鮒魚 [부혼리무부어] 붕어빵 속에 붕어는 없지만 -
鮒魚餛裏鮒全無 [부어혼리부전무] 붕어빵 속에 붕어는 없지만
即事鮮漁熱熱呼 [즉사선어열렬호] 갓 잡은 것이라 따끈따끈합니다.
處處味探行路趣 [처처미탐행로취] 이곳 저곳 맛 찾아 다니던 재미
歲華流水往時毛 [세화류수왕시무] 세월의 강물 따라 가고 없습니다.
騰騰追憶含存在 [등등추억함존재] 모락모락 추억들이 묻어 나고
佛佛人情滿發荂 [발발인정만발부] 새록새록 인정이 꽃을 피웁니다.
非有麭中拏得鯽 [비유포중나득즉] 붕어없는 빵에서 붕어를 잡느라
拈華微笑笑羅箁 [염화미소소라포] 이심전심 웃음을 그물질 합니다.
봉투에 담긴 붕어가 따끈따끈합니다.
갓잡은 붕어라 더 따끈따끈합니다.
붕어빵 속에 붕어는 없지만
저는 붕어빵을 좋아합니다.
붕어대신 추억이라는 아련한 속(앙꼬)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어두일미(魚頭一味)
꼬리를 잡고 한 입 베어 물어봅니다.
다들 체인점으로 연결이 되어 있거나
반죽과 팥소를 사다가 굽기만 하면 되는 세상이라
춥고 배고팟던 시절의 그 맛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휭하니 찬바람만 입안 가득 휘감아 돕니다.
여기 것이 맛이 있네,
저기 것이 맛이 있네,
입맛따라 찾아 다니는 재미도
먹는 즐거움 못잖게 쏠쏠했는데
그마져 세월의 강물따라 가버리고 없습니다.
행주좌와 동정일여 (行住坐臥 動靜一如)
가거나 머물거나 앉거나 눕거나 한결같아라는 말,
붕어빵에게 되묻기에는 저 자신이 부끄럽고 미안할 뿐입니다.
내 세개, 호랑이 두개, 막내 한개,
하나가 남습니다.
덤이라는 따뜻한 人情 하나가 남아 있습니다.
멀리 있는 손주녀석
불러 내려
무릎위에 앉혀 놓고
따뜻한 세상 人情 하나 주고 싶습니다.
아련한 추억 하나 들려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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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82쿡을 눈팅해오며 알찬 정보들만 쏙쏙 훔쳐
컴맹인 우리집 호랑이에게 한번씩 아는척 해오던 양상군자랍니다.
틈만 나면 카메라와 대금을 들고 산과 들을 즐겨 찾고
심심하면 어줍잖은 한시나부랭이나 끌쩍거리는 별볼일 없는 중생입니다.
아~
손주 녀석이 저보고 할아버지라고 부르더군요.
비록 할애비로 불릴 망정 영원한 삶은 계란이랍니다.
남은 오후 잘보내시고 알찬 정보들 항그석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