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붕어빵 속에 붕어는 없지만

| 조회수 : 1,188 | 추천수 : 3
작성일 : 2013-01-23 19:01:54

< 노포동 5일장에서 >

 

- 鮒餛裏無鮒魚 [부혼리무부어] 붕어빵 속에 붕어는 없지만 -

鮒魚餛裏鮒全無 [부어혼리부전무] 붕어빵 속에 붕어는 없지만
即事鮮漁熱熱呼 [즉사선어열렬호] 갓 잡은 것이라 따끈따끈합니다.
處處味探行路趣 [처처미탐행로취] 이곳 저곳 맛 찾아 다니던 재미
歲華流水往時毛 [세화류수왕시무] 세월의 강물 따라 가고 없습니다.

騰騰追憶含存在 [등등추억함존재] 모락모락 추억들이 묻어 나고
佛佛人情滿發荂 [발발인정만발부] 새록새록 인정이 꽃을 피웁니다.
非有麭中拏得鯽 [비유포중나득즉] 붕어없는 빵에서 붕어를 잡느라
拈華微笑笑羅箁 [염화미소소라포] 이심전심 웃음을 그물질 합니다.



봉투에 담긴 붕어가 따끈따끈합니다.
갓잡은 붕어라 더 따끈따끈합니다.

붕어빵 속에 붕어는 없지만
저는 붕어빵을 좋아합니다.
붕어대신 추억이라는 아련한 속(앙꼬)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어두일미(魚頭一味)
꼬리를 잡고 한 입 베어 물어봅니다.

다들 체인점으로 연결이 되어 있거나
반죽과 팥소를 사다가 굽기만 하면 되는 세상이라
춥고 배고팟던 시절의 그 맛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휭하니 찬바람만 입안 가득 휘감아 돕니다.

여기 것이 맛이 있네,
저기 것이 맛이 있네,
입맛따라 찾아 다니는 재미도
먹는 즐거움 못잖게 쏠쏠했는데
그마져 세월의 강물따라 가버리고 없습니다.

행주좌와 동정일여 (行住坐臥 動靜一如)
가거나 머물거나 앉거나 눕거나 한결같아라는 말,
붕어빵에게 되묻기에는 저 자신이 부끄럽고 미안할 뿐입니다.

내 세개, 호랑이 두개, 막내 한개,
하나가 남습니다.
덤이라는 따뜻한 人情 하나가 남아 있습니다.

멀리 있는 손주녀석 불러 내려

무릎위에 앉혀 놓고
따뜻한 세상 人情 하나 주고 싶습니다.
아련한 추억 하나 들려 주고 싶습니다.


*************************

 

오래전부터 82쿡을 눈팅해오며 알찬 정보들만 쏙쏙 훔쳐

컴맹인 우리집 호랑이에게 한번씩 아는척 해오던 양상군자랍니다.

틈만 나면 카메라와 대금을 들고 산과 들을 즐겨 찾고

심심하면 어줍잖은 한시나부랭이나 끌쩍거리는 별볼일 없는 중생입니다. 

 

아~

손주 녀석이 저보고 할아버지라고 부르더군요.

비록 할애비로 불릴 망정 영원한 삶은 계란이랍니다.

남은 오후 잘보내시고 알찬 정보들 항그석 부탁드립니다.

 

 

雲中月 (naninside)

옛그림과 한시를 좋아하며 렌즈를 통해 작은 풀꽃들과 대화를 나누는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이 아주 짧은 해질녘의 중생입니다.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7073 친구의조건중 하나. ㅎㅎ 7 된장골 2013.01.28 1,446 0
    17072 라스베리파이가 파이냐고요? intotheself 2013.01.28 926 0
    17071 사진으로 미리보는 36차 모임후기.3 2 카루소 2013.01.28 1,530 2
    17070 사진으로 미리보는 36차 모임후기.2 카루소 2013.01.28 1,204 2
    17069 사진으로 미리보는 36차 모임후기.1 1 카루소 2013.01.28 1,341 2
    17068 렘브란트를 보는 일요일 아침 4 intotheself 2013.01.27 1,347 0
    17067 이 족자 읽어주실 분 계실까요? 4 didar22 2013.01.27 2,004 0
    17066 입양 간 까만냥이 셰도우 4 gevalia 2013.01.27 1,658 4
    17065 눈속의 동심 된장골 2013.01.25 1,071 0
    17064 농장에서찍은 일출과 운해 하늘담 2013.01.25 1,174 0
    17063 고양이용 갑옷 1 프로의눈 2013.01.25 1,368 0
    17062 불금입니다. 금홍이 사진 투척해요~ 18 추장 2013.01.25 3,221 2
    17061 이런 소파를 뭐라고 불러요 3 봉달왕국 2013.01.24 2,747 0
    17060 마티스 그림을 보다 4 intotheself 2013.01.24 1,505 1
    17059 세상에서 가장 높은 암벽등반 2 프로의눈 2013.01.24 1,017 0
    17058 옛생각나는 좋은 노래들 ..우리 공유 좀 해봐요 2 레이디 2013.01.23 938 0
    17057 붕어빵 속에 붕어는 없지만 1 雲中月 2013.01.23 1,188 3
    17056 강진김치 8 케이사랑 2013.01.23 3,408 0
    17055 아침 햇살에 반해 본 적 있으세요? 8 프시키 2013.01.23 1,462 1
    17054 오빠만 믿어 1 프로의눈 2013.01.23 1,132 0
    17053 다시 호메로스의 세계로 들어가다 3 intotheself 2013.01.23 938 0
    17052 겨울에 입는 털배자 .. 요렇게 만들어여~~ ^^ 9 와당 2013.01.23 2,239 0
    17051 회를 뜯어먹어요..... 된장골 2013.01.23 1,440 0
    17050 공주냥과 마당쇠냥 7 그래서 2013.01.22 1,899 2
    17049 얼어붙은 휴가 된장골 2013.01.22 1,143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