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시마 , 오랫동안 오고 싶었던 곳에 드디어 발을 디뎠습니다.
2013년 세토내해의 섬들이 트리에날레를 연다는 소식이 포스터에서 소개되고 있습니다.
2010년에 처음 시작되었다는 이 예술 축제에 대해서 듣고는 그렇다면 2013년 고오베의 개풍관과 더불어
오고 싶었던 축제였는데요 과연 이렇게 낯선 곳을 혼자서 혹은 길을 잘 모르는 몇 명이 모여서 잘 찾아왔겠나
싶어서 축제는 못 보더라도 이번 여행에 함께 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게되더라고요.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이 이 섬의 상징이 되어버렸다고 느낄 만큼 다양한 곳에서 이틀동안 참으로 여러 번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민박집을 찾아가는 중에 만난 눈길을 끄는 대문입니다.
처음 민박집의 대문을 보았을 때는 그저 평범하게 보이는 건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오니
계단을 올라가는 곳에 보이는 우키요에가 먼저 시선을 끌더라고요.
더 놀라운 곳은 이 곳을 다녀간 세계의 여러 나라 사람들이 남긴 메모나 그림 감사 인사등을 담은 판이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변하기 쉬운지요!! 이런 다정한 그림앞에서 벌써 이 곳이 좋아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나오시마 구경을 떠나기도 전에 이 메모판앞에서 마음이 달구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시 부러운 마음을 추스리기 어려워지네요. 자신의 감정을 이렇게 그림으로 그려볼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질투에 가까운 감정이라고 할까요?
짐만 올려놓고 바로 지추 미술관을 가기로 했지요.
다른 여행에서보다 이번 여행길에 더 많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제게 할당된 임무가 없어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그런 점에서 앞에서 수고해주신 분들에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다시
한 번 새삼 느끼고 있는 중이랍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있는 곳이 아니라, 소도시나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는 마을에 가서 여행하고 그 곳을
카메라에 담아 오는 사람들의 여행이 이해가 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구나 그러니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렇고 저렇고 판단을 내리는 것이 얼마나 이상한 편견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 섬나들이가
되었다는 것을 사진을 보면서 느끼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요.
휴무를 알리는 소식에도 쿠사마 야요이가 등장하네요.
처음 배에서 내렸을 때 본 작품인데요 이 모습이 밤에는 변신을 하더군요.
미술관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중 동네를 한바퀴 돌았습니다.
포스티노님의 두 여동생, 얼마나 다정한지요. 이들이 보람이에게 좋은 언니가 될 수 있겠다 싶어서 언젠가
한국에 오면 꼭 소개시켜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답니다.
섬은 공사중이었습니다 . 여기저기 파헤쳐진 곳들이 있고 그 속에서 일하시는 분의 모습을 담았지요.
어느 미술대학의 디자인과 학생들의 작품이었습니다 .가까이 들여다보니 이 안에 서로 다른 얼굴이 들어 있더라고요.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을 모델로 해서 안으로 사람들이 드나들게 해놓은 설치물입니다. 벌써 안에 들어가서
놀고 있는 필이가 보이네요.
내부에 들어가서 놀 수 있는 공간이라서 아이들이 온다면 정말 좋아할 것 같더라고요.
동네 구경하러 다니던 중 만난 진자, 역시 여기도 스미요시 진자네요. 스미요시, 말하자면 살기 좋은 곳이란
뜻이라고요.
역시 이 곳도 진자를 만드는데 헌금한 사람들의 명단이 돌비석으로 나란히 서 있습니다.
버스 타러 오던 길에 만난 포스터에서 일본 드라마에서 자주 보던 인물이 보여서 한 컷!
나오시마 가이드 맵을 보면서 이 정도는 너끈히 보리라 생각했지만 이틀 있었어도 역시 다 보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그러니 일주일을 머물면서 이 곳 저 곳 다니고 소개한 사람의 글을 읽었을 때 손꼽던 곳을 많이 놓친 것은 사실이네요.
드디어 동네 마실이 끝나고 미술관에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