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융단 사이로,
사라져가는 나무 터널이 넘 멋지다.








아이에 들켰다는~

아고~~
이뻐라.
/자,V 해봐 / 하니 저러네요.



남 영역 까지 침범했네~









굴다리 터널을 지나 산에 오르다 보니 굴다리 윗 세상은 늘 놓치고 산다.
수년간 경험으로,이쯤이겠지 하고 올라갔다.
아,
은행 나무는 완전 박수근의 '나목'이 되어있었다.
며칠전 겨울비같은 가을비 때문일게다.
은행잎들은 하강을 끝내고 길 위에 찰싹 달라 붙어있었다.
아직은 살아야 했을 새파란 놈들까지.
바짝 달라붙은게 애정행각일까,,,?
아니,포도에 황포 수의를 입혔는지도,,,,,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거늘 등잔 밑이 노랗게 밝다.
다른 활엽수들은 며칠에 걸쳐 옷을 벗는 데 이놈은 아니다.
은행나무는 성정이 불같다.
어찌나 불같은 지,
한번에 끝장을 보고만다.
남은 것들도 부는 바람에 후두득 떨어지는데,집단 자살같다.
참나무를 좋아한다.
신갈,굴참,상수리,졸참,갈참,,,,
저마다 뉘앙스를 풍기며 가을산을 황갈색으로 물들이는데,
진짜 단풍은 참나무에 있음을 올해 가을 관악산에서 알았다.
은행나무도 좋다.
뭐라 해도 도심 가로수로는 은행나무가 대장이다.
생명력도 강하다.
도로의 세찬 차량 바람에도,매연에도 의연하게 푸르름을 지킨다.
얼마나 강한 녀석인지,
은행나무에 벌레 들었다는 소리 듣지 못했다.
은행도 많이 먹으면 해롭다.
독성 때문이다.
그래서 퇴비로도 못쓴다.
이리 강한 놈이니 1억년전에도 살았다.
도심서 가을 전령사는 담쟁이 넝쿨이다.
벽을 기어오르며 여름에는 회색 도시에 청량감을 준다.
늦여름 부턴 담벽을 캠버스 삼아 형형색색 수채화를 그린다.
최종 점령군은 단연 은행나무다.
나는 노란 은행잎들의 한바탕 소란을 보고서야 겨울이 문턱에 왔음을 느낀다.
처음으로,
노랑의 향연에 초대된 곳은 남산 자락 용산고등학교 앞이였다.
15년쯤 되었을까.
후암동은 일제시대 日人 거주지라 고목들이 많다.
학교 앞으로 아름드리 은행나무들이 길 양옆을 도열하고 있다.
그때도 갑작스런 겨울비 같은 가을비에다 천둥에 바람도 거셌다.
온전히 이파리를 간직하고 있던 고목들은 노란 물감을 일제히 쏟아 붙고있었다.
그때,
그 고목 터널을 노란비 맞으며 미친듯이 지나갔다.
석가는 보리수 아래서 성불했다.
유비는 복숭아 나무 아래서 결의를 다졌다.
환인의 차남 환웅은 박달나무 아래서 웅녀와 신방을 차리고 단군을 낳았다.
러시아 파르티잔들은 자작나무 숲에서 혁명을 키웠다.
플라톤은 올리브 숲에서 제자를 가르쳤고 그 올리브 숲을 아카데미라 부른다.
공자는 은행나무 밑서 안회 등 제자를 가르쳤다.
행단(杏壇)이라 한다.
그래서,
공자 향사(享祀)에 교육기관이였던 성균관,향교에는 은행나무를 심는다.
명륜동 성균관의 대성전 앞에도 5백년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있다.
수사네 룬뎅
Jer Ser Der Sote Lam
(그대 곁의 소중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