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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romise of music-more than music

| 조회수 : 1,565 | 추천수 : 195
작성일 : 2009-09-07 16:15:26

이주전 금요일,예술의 전당에 갔을 때 잠깐 남은 시간동안 음반점에 들어갔었습니다.

무슨 DVD가 새로 출시되었나 궁금해서 눈도장이라도 찍어두려고 구경하고 있던 중

눈길을 끄는 제목이 하나 있었습니다.

THE PROMISE OF MUSIC이란 타이틀로 시몬 볼리바르 청소년오케스트라라고 되어 있는데

아주 젊은 지휘자가 청바지를 입은 모습으로 지휘를 하고 있는 모습이 자켓에 찍혀 있더군요.

시몬 볼리바르라,그러면 남미의 오케스트라인데,더구나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그라모폰에서 냈다면

뭔가 사연이 있을 법해서 자켓을 뒤집어 보니 그들에 대한 소개글이 있었지요.

다큐멘터리에 더해서 그들이 2007년 본에서 열린 베토벤 페스티벌에서 에로이카를 연주한 동영상도

담겨 있다고 소개되었는데 연주보다도 더 제 눈길을 끈 대사는 베네주엘라의 visionary music education system이란 글귀였습니다.

그래도 너무 갑작스럽게 만난 정보라서 일단 마음에 새겨두고 연주장으로 들어갔고

한 주 동안 완전히 잊고 있었습니다,그 동영상에 대해선



지난 금요일 예술의 전당에 다시 갔을 때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첫 연주,그리고 클라리넷 협주곡

두 곡이 연달아서 기대 이하여서 갑자기 화가 나더군요.아니 표를 팔고 프로가 연주를 하는데 이럴 수가 있는가

싶은 기분이 들었기도 하고,그 날 마침 표를 구하고도 못 온 두 사람이 있어서 대신 제가 청해서 함께 온 사람에게

(그녀는 일이 바빠서 시간내기 어렵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다른 약속을 제끼고 일산에서 운전해서

예술의 전당까지 함께 왔었거든요) 미안하기도 해서 중간에 쉬는 시간,음반점에 갔습니다.

그리곤 지난 번에 눈도장을 찍어둔 그 디브이디와 모짜르트 연주를 담은 새로운 음반 하나를 사서

그 음반은 그녀에게 먼저 들어보도록 빌려주고,디브이디는 내가 먼저 보겠노라 마음을 먹고

다시 연주장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브루크너6번을 시작하자마자 이 연주자들이 아까 그렇게 졸음이 쏟아지게 만든 바로 그 사람들인가싶게

연주가 확 달라져있었고 지휘자의 태도도 다른 기분이더군요.

몽이 깨어나고 연주에 몰입하면서 언젠가 들었던 브루크너 교향곡 1번이 생각났습니다.이번에 6번

이렇게 두 곡을 들으면서 새롭게 만나게 된 작곡가에 대해서 관심이 생겼고,악장이 진행될수록 더욱 더

흥미있게 제대로 들었지요.마지막 지휘봉을 내리긋는 순간 저도 모르게 브라보 소리를 외치면서

그들의 노력에 화답했습니다.그들은 온 힘을 다해서 연주한 뒤의 나른함이라고 할까,지친 모습으로

우리들의 환호에 답했는데요,거기까지만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앵콜곡을 연주하더군요.




돌아오는 길에 함께 연주장에 갔던 그녀와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일산의 아람누리에 이무지치가 공연하러 왔을 때도 첫 곡에서는 과연 명성에 맞는 연주인가? 실망하고

화가 났었는데 그들이 사계의 첫 소절을 그었을 때 갑자기 아하 그래서 하고 놀라서 달려들어 연주를

들었던 이야기를 하면서 만약 본 연주이외의 곡에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제대로 된 연주만 선보이는 것은

관례에 어긋나서 곤란한가 하는 문제와 프로가 연주를 하겠다고 공표를 했으면 교향곡에만 에너지를

다 쏟을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연주하는 곡에도 혼을 담아야 하지 않나 그런 의문을 지울 수 없었지요.



브루크너 연주로 어느 정도 미안한 마음은 가셨기 때문에 산 음반을 어찌 해야 할까,그냥 들고가서 내가

먼저 들을까? (그녀는 아직 제가 음반 산 것을 모르고 있으니) 아니면 원래 마음먹은대로 먼저 들으라고 할까

궁리를 하다가 요즘 재수하느라 마음이 힘든 그녀의 딸에게 선물을 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아침 문자가 왔더군요.딸아이가 너무 좋아하면서 음악을 듣고 있다는 메세지가 떠 있었습니다.



문제의 DVD에는 무엇이 들어있었을까요?

토요일 오전에 영화관에 가기 전 조금 보다가 아니,이것은 그냥 오다가다 볼 내용이 아니구나

제 자리에 앉아서 제대로 보아야 할 내용이다 싶어서 일단 덮어두었다가

오늘 일본어 공부 마치고 돌아와서 정말 제대로 자리잡고 앉아서 지금까지 보고나서

일생 관심이 없던 베네수엘라라는 나라가 갑자기 제 인생으로 뛰어들어온 느낌이 드네요.

1975년 경제학자이자 뮤지션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루가 몇몇 음악인과 시작한 오케스트라 시스템이

지금은 베네수엘라에 200개가 넘는 오케스트라를 만들어냈고 그것이 어떻게 시작되어서 지금에 이르게

되었나를 지휘자 구스타브 두다멜을 중심으로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는 몇몇 뮤지션의 인터뷰,(가족인터뷰를

포함해서) 그리고 그들이 고국을 출발하여 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초연을 하고 곡이 끝났을 때

마치 연주장이 천둥이 치는 것같은 감동의 도가니를 이루어내는 것까지 담고 있네요.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카루소
    '09.9.8 12:34 AM

    베에토벤 교향곡제7번4악장

    지휘:구스타브 두다멜/시몬볼리바청소년오케스트라(베네주엘라)

  • 2. intotheself
    '09.9.8 2:03 AM

    두다멜이 지휘한 음반이 벌써 6장이나 나왔더군요.그 중에서 제 눈길을 끈 것은

    FIESTA란 제목의 음반이었는데,아마 교보문고에 가는 날 찾아보게 될 것 같네요.

    그런데 올려주신 곡을 듣는 순간 어라 노다메에 나온 부분이네 반가운 마음에 귀기울이고

    그 이전에 터너 그림에 올려놓으신 샹송,다른 곡에 비해서 조금은 수월하게 들었답니다.

    반복해서요

    제가 불어에 자신이 생기면 언젠가 카루소님,맛있는 점심 대접하고 싶어지는 날들입니다.감사,감사

  • 3. intotheself
    '09.9.8 2:06 AM

    두다멜의 인상이 아마데우스에서 모짜르트를 연기한 사람과 비숫한 부분이 있어서

    다큐멘터리를 보는 동안 인상이 겹쳐보여 약간 방해가 되기도 하고,즐거운 공상을 많이 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아이들에게 베네수엘라에 관한 이야기를 했더니 마침 한 아이가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이란 책을 읽다가 책표지를 들추더니 선생님,여기에도 베네수엘라 이야기가 있어요하고

    일려주어서 신기했습니다.

    어느 언어를 쓰는 나라인가 뒤적여보니 역시 스페인어이고,그들이 연습하던 카라카스가 바로

    그 나라의 수도이더군요.제 인생에 갑자기 끼어들어온 베네수엘라,오로지 음악오케스트라를

    제대로 해나가고 있다는 한가지 이유로 관심이 무럭무럭자라니 신기한 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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