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몸이 빠르게 회복된 월요일 아침,제겐 새벽이나 마찬가지인 시간입니다.
wrtour님이 올려놓으신 윤도현의 노래로 몸이 깨어나고,며칠전부터 계속 듣고 있는 샹송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보니 저절로 그림에 손이 가서,터너의 수채화를 찾아서 보고 있는 중인데요

ROGER'S ITALY란 제목으로 터너가 그린 이탈리아의 풍경들이 수록되어 있군요.
말하자면 화가에게 그림을 부탁해서 덧붙인 이야기책일까? 아니면 하고 이 시리즈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지만 제대로 설명이 되어 있지 않아서 답답하군요.화가가 이탈리아에서 담아온 그림이 먼저인지
아니면 ROGER라는 사람이 먼저 주문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터너의 눈에 잡힌 이탈리아를
볼 수 있게 되었는데요,이 곳은 페루쟈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페루지아,혹은 페루쟈라고 읽을 수 있는 이 지역에서 태어난 화가에 페루쟈가 있지요.
르네상스 당시는 그가 태어난 지역이 그의 성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카라바지오의 경우도 그렇다고 하고
빈치의 레오나르도도 마찬가지고요.

아,기록을 찾았습니다.1826년에 시인 사무엘 로저스가 터너에게 자신의 시에 장식할 그림을 25점 그려달라고
부탁했다고 하는군요.
화가는 그가 다녀오게 된 지역을 이렇게 그림으로 남길 수 있어서 덕택에 우리들은 상상하면서
그림을 통해 다른 세계와 만날 수 있다는 것,그 시간이 촉발한 어떤 정서가 우리로 하여금 다시
다른 문을 열게 만들기도 하겠지요?
그리스에 관한 책을 읽다가 그리스만이 아니라 터키 이야기도 만났는데,그 중 한 사람이 아가사 크리스티가
머물렀던 호텔에 일부러 찾아가서 찍어놓은 사진이 있더군요.그러면서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에 관해서
상당히 자세하게 기록을 해놓았습니다.
그 글을 읽다가 갑자기 아가사 크리스티를 더 이상 읽지 않은지 오래되었구나,다시 한 번 푸아로의
솜씨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녀의 전집중에서 두 권을 뽑아서 읽었지요.
그런데 옛날에는 그녀의 소설에서 무엇을 읽었던 것일까? 그 안에 사건을 해결하는 푸아로의 솜씨만이
빛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성에 대한 통찰과 풍자가 반짝 반짝 빛나고 있네,더구나 보너스로 푸아로의 불어가
간단간단한 표현으로 그대로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어서 제겐 그것마저 도움이 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읽던 책을 미루고 엉뚱하게 오래된 기억을 비집고 책을 읽게 만드는 힘,그것이 잘 쓴 글이 주는 힘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