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오전 여럿이 모여서 이주헌의 서양화 자신있게 읽기 1,2권을 함께 읽었습니다.
오늘 마지막 장,미술관,미술시장에 대한 글을 읽고 나서 소감을 말하는 사람이 있었지요.
이렇게 쉽고 다양한 정보를 준 책을 읽어서 크게 도움이 되었노라고요.
다음 주부터 함께 읽게 되는 책은 파워 오브 아트입니다.

원래 BBC에서 방송된 여덟명의 화가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한국에서도 두 장의 씨디로 발매가 되었다고 하는데 값이 만만치 않아서 듣고도
고민만 하게 됩니다.한글 자막으로 되었다는 간단한 정보를 들었는데 아무래도 구글에 들어가서
BBC방송을 알아듣는데까지 듣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나,여럿이서 공동구매해서 돌려보는 것이
좋을까,아직 결정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어린 시절 미술시간에 하얀 도화지만 보아도 숨이 막히고,무엇을 그릴지 막막하던 사람이
이제는 거의 매일 그림을 보는 일에서 행복을 느끼거나 깊은 감동을 느끼기도 하고 인간의 추한 면을
드러내는 그림,인간의 고통을 절절히 묘사한 그림앞에서 한 권의 소설이 주는 느낌,한 인간의 삶에 대해
대면하는 그런 긴장을 느끼는 날들,그것은 우연한 만남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물론 그런 만남을 우연으로 돌리고 잊고 살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쉽게 잊혀지지 않아서
그 때부터 쉬운 글부터 찾아서 읽기 시작한지 13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네요.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은 대학생인 딸이 막 초등학교 들어가기 직전에 함께 한 첫 해외여행에서
저 혼자 미술관에서 느끼던 막막함,답답함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보아도 보아도 너무 비슷한 느낌의 성화들에 질려서 그만보고 싶다는 비명이 나던 시간이 끝나고
미술책에서 이름을 들었던 화가들과 드디어 만나던 오르세미술관,그리고 내셔널 갤러리에서 시선을 사로잡던
이름도 모르던 몇몇 화가들,그리고 오랑제리의 모네그림,
같은 성화라도 사람의 시선을 유별나게 끄는 작품들이 있다는 것도 그 때 느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나를 잡아끄는 힘이 무엇인가 알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그림에 관한 공부,이제는
일상생활에서 뺄 수 없는 즐거움의 원천이 되고 있는 시간,그것도 함께 하는 공부를 통해서 얻는
에너지가 많았기에 스터디에 초대하는 글을 자주 쓰게 되네요.
내미는 손을 혹시 잡는 사람들이 있다면 언젠가 그 손을 잡았던 것에서 내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노라
고백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테니까요.
일본어를 시작한 이래 가장 어렵다고 느낀 것은 역사물이었습니다.
번역이 없다면 그것이 아무리 관심이 있는 작품이라도 들어볼 엄두를 못 내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최근에 방영되고 있는 천지인의 최근작이 번역이 올라왔어도 이상하게 우리집에서는
그것을 들을 수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혹시? 하면서 들을 수 있는 데까지 이해하면서
들어보자고 마음을 바꾸어,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라,따라가면서 스토리를 이해할 정도는 들리는 것입니다.
얼마나 신기하던지요.
3년이란 시간이 제게 준 선물이었습니다.
이 그림,평소라면 그냥 지나칠 그림인데,아비뇽이란 말에서 갑자기 관심이 가는군요.
프랑스에 있는 대학에 가기 위해 시험을 치러 간 제자가 있습니다.
그 아이가 지금 묵고 있는 곳이 바로 아비뇽이라서,제겐 이제까지 역사적인 장소일뿐이었던 그 곳이
확 눈에 들어오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네요.
새로 시작하는 책에서는 8명의 화가를 만나게 됩니다.
물론 8명이라고 하지만 그들에 대한 설명을 하다보면 다른 화가들의 이야기도 ,그들이 살았던 시대상도
나오게 되니 단순히 화가 8명만 만나게 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제일 먼저 만나게 될 화가는 카라바지오입니다.
카라바지오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누구야? 처음 들어보는 사람인데 하고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그러나 일단 그의 그림을 보면 강렬한 힘에 끌려 잊기 어려운 그림을 그린 화가입니다.
한 화가당 두 번 정도 읽게 될 것 같으니 16번의 모임동안 이 책과 더불어 사귀게 될 것 같은데요
미리 읽어본 경험에 의하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한 번 읽기엔 너무 아까운 그런 책이었답니다.
경제도 어려운데 당장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책을 무엇하러 읽나,아니 무엇하러 읽는가보다는
그런 마음의 여유가 있을까 의아한 사람들도 물론 있겠지요.
그러나 우리들에게 정말 독서가 필요한 시기는 삶이 어려운 시기가 아닐까요?
그런 때야말로 우리 안의 힘이 필요한 시기이고,그것을 채워주는 샘물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문화가 갖고 있는 힘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도 자꾸 사람들에게 이 공부합시다,저 공부합시다 권하게 되는 것이고요.
그렇게 권한다고 모두가 흔쾌히 응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권하는 것까지라고
생각을 하고나니 마음이 가볍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