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방학부터 뇌과학 강의에 대한 정보를 듣고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 때 듣고 싶어서 등록을 해놓고도 심한 감기로 기회를 놓치고
혹시나 시간을 맞추어보아도 스케줄과 어긋나는 바람에 포기하고 있다가
일산의 한 치과에 마련된 대강당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마지막 강의가 있다고 해서
목요일 수업을 하루 휴강하고 가고 싶은 사람들은 그 곳에서 만나서 새로운 강의를 들어보자고 제안을 했지요.
생각하면 역시 문이 열리는구나 혼자서 즐거워 하면서 오늘 강의를 들으러 갔습니다.
강의를 하시는 분은 불이학교라는 이름의 대안중학교를 준비하시는 이철국 선생님이신데
우선 참 맑은 얼굴이구나 감탄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수업이 명상하는 시간으로 시작을 하는 것도 인상적이더군요.
그 짧은 시간에 머릿속에 떠다니는 생각들을 잠재우고
본 강의에 몰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시간까지의 강의를 복습차원에서 설명을 해주시는 덕분에 그동안 못 들었던 정보에 대해서도 귀기울이고
오늘 소뇌의 작용과 작업기억,거울 뉴런등의 개념을 새롭게 알게 되었지요.
그리고 컴퓨터와는 달리 애매한 기억을 갖고 있는 인간에게 애매한 기억이 왜 중요한가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깊었습니다.
사람의 뇌가 전형적인 복합계라는 것,그것이 가능한 것은 유연성때문이라는 것
뇌에서 단순한 복잡성이 아니라 지향성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도요.
그런 이야기를 르동의 정물화 한 점으로 소개하는 것도 인상적이더군요.
인문학을 하신 분이 균형잡힌 사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자연과학공부를 시작한 경우라서 그럴까요?
생각보다 훨씬 정서적인 접근으로 뇌과학을 풀어나가서 제겐 참 수월하게 접근하는 것이 가능한
시간이었습니다.
수업의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것도 허용을 해주셔서 뇌과학 공부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를 알려주신
바람님이 everymonth에 자료를 올려놓았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그곳에 오셔서 자료를 읽어보는 일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뇌과학하면 공연히 어렵게 느껴지지만 사실은 우리들 자신에게 중요한 뇌이고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고있는가,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하면 좋을까
그렇게 알고 대처하는 것이 우리의 생각을 발현하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뇌에 대한 공부는 상당히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함께 점심을 먹는 시간,강의에 참석한 사람들 대부분이 자유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있거나
보내고자 하는 사람들이어서 분위기가 사뭇 다르더군요.
제겐 참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 점심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는가,그것이 어떤 선택을 하게 만드는가,그런 선택이 일상을 어떻게
새롭게 규정하게 만드는 것인가를 눈앞에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된 시간
앞으로 기회가 되면 나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자주는 아니어도 만날 통로가 있고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조금 다르게 생각하고 실천하는 노력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길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해서 생각하고 접촉하는 것,
다른 것들과의 만남과 충돌을 통해서 자기 안에 갇혀있는 틀을 깨뜨리면서 앞으로 나가는 삶에 대해
공상하게 되는 날,그래서 역시 새로운 강의를 듣거나 공부하는 것이 자극이 되는 모양이라고
혼자서 즐거워하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