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날은 아무래도 밖에 나가서 다니는 일이
번거롭지요.
그래도 아침부터 수업이 있어서 일본어,영어,역사
이렇게 삼교시 수업을 마치고,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고
그리고 나서 돌아오니 벌써 오후 한 시
제게 남은 시간은 오늘 아들이 부탁한 볼 일을 보러
평소보다 조금 일찍 나가야 하는 날이라
두 시간 남짓 자유시간이 있습니다.
고민하다가 등뒤에 선풍기를 틀어놓고
피아노를 쳤지요.평소보다 조금 더 큰 소리로.
새로운 곡도 하나 시도해보고,한 권에서 칠 수 있는
곡을 전부 치고 있자니 갑자기 기분이 좋아집니다.
낮잠을 조금이라도 자는 것이 좋다는 것은 알지만
물리치료실에서 잠이 들어서 몸이 회복이 된 상태이니
이런 기분좋은 시간에는 아무래도 음악을 틀어놓고
그림을 보는 일이 정신건강에 더 도움이 될 것같아서
마티스를 찾아서 마저 보고 있는 중입니다.
우연히 발견한 스페인의 한 싸이트에 너무나 다양한
그림이 정리되어 있어서 인터넷이 제게 주는 큰
혜택에 고마운 마음이 절로 드네요.
한 가지 기술이 작용,반작용을 다 갖고 있지만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얼마나 다른 기능을
개인에게 줄 수 있는가 많이 생각하게 만드는 날들입니다.
오늘 일본어 시간에 드디어 4학년 책을 시작했습니다.
함께 시작한 사람들의 수가 줄어서 이제 겨우 세 명이서
하고 있지만 관심과 열의가 함께 가는 사람들이 모여서
힘이 되고 있지요.
하고 싶다와 하는 것 사이의 차이,하기 시작했다와
계속 하고 있다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영어시간에도 오늘 책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드디어,그렇게 말하는 것은 조금 어폐가 있네요.
이 책이 끝나도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니 벌써 끝났다고
해야 할까요?
그 책의 저자가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개선의 방식이 한 가지 고치고 싶은 우리 삶의 모습을
변화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그것이 삶의 과정이 되어
삶의 마지막 단계까지 계속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하고요.
빛나는 삶이란 거창한 목표를 향한 것이 아니라
그 순간 순간에 우리의 에너지를 집중하여 몰두하는 것
바로 그 순간속에 존재하는 것,
그림을 찾다가 평소에 이름으로만 듣던 작품들을 만나서
즐거운 마음에 더 이상 할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것으로 비오는 목요일의 자유시간은 충분히
기분좋게 끝나고 있네요.
이제 충전된 에너지로 오늘 만날 아이들과
재미있는 공부시간이 되도록 발걸음 가볍게 나가야 될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