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리나 오늘까지 두 번 레슨이 있었습니다. 첫 날 소리를 내는 법을 배우고 투투소리를 내라고 하는데 도대체 투투 소리를
어떻게 내야 하는지 몰라서 그저 무조건 되는대로 연습을 했지요. 그리고 오늘 ,지난 번 소리가 크다고 지적받은 현희씨는
거의 어시스턴트 급으로 통과, 그리고 유진씨도 플룻하는 딸에게 개인 레슨을 받아서 소리가 갑자기 훌륭해진 겁니다.
문제는 저와 미원씨, 가르치는 선생님이 여러 번 해도 잘 되지 않자 차차 하면 된다고 (속으로는 엄청 한 숨을 쉬었을 것같은데요)
우선은 연습을 하자고 합니다 .그래도 마음속으로는 어찌 해야 하나 고민이 되기 시작하네요. 여기서 기죽으면 앞으로 나가기 어려우니
언젠가 비밀을 터득할 수 있으려니 마음을 돌려 먹고 새로 받은 악보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아니 벌써? 브람스의 자장가가 있더라고요.
낮은 도에서 높은 도까지 한 번에 도약해야 하는 소리를 내라니 참 어려운 주문입니다.
어떤 모임이라도 첫 번 만나고 나서 그 다음번이 되면 능력에 따라 노력에 따라 벌써 차이가 나는 법이므로 똑같은 속도로
무엇을 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하는 의지가 수반이 되면 그렇게 기우뚱거리면서
함께 가는 법이겠지요?
아, 나는 왜 능력도 없으면서 덜썩 오카리나를 한다고 했을꼬? 이렇게 자기 비하 상태로 가기 시작하면 곤란하다고 생각해서
일단 오카리나에 대한 생각을 접어두고 있었습니다.
저녁에 공부하러 온 고등학교 여학생에게 물었지요. 혹시 오카리나 불 줄 아니?
요즘 학교에서 음악시간에 배우고 있다고 하네요. 더구나 그 아이는 어린 시절 플룻을 배운 적이 있는 아이라서 귀가 솔깃 합니다.
그래? 그렇다면 투투 하고 분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자세하게 알려줄래?
그러자 수업이 끝나고 남아서 성의있게 입모양을 통해서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 계속 방식을 전달해주려고 하지만
아무리 해도 잘 되지 않네요. 선생님 거울 보고 먼저 입 모양부터 연습하시라고 강력히 권하더군요.
아이고 이를 어쩌나 여러 번 해보아도 역시나 투투가 아니고 두두 소리가 난다는 겁니다. 그렇구나, 그러면 다음에 또 알려주라
그렇게 말하고는 마음을 접고 목요일 아침, 오후 수업에 필요한 글들을 찾아서 읽다가 아무래도 오카리나 소리를 제대로 못내는 것이
마음에 걸려 다양한 방식으로 투투를 내려고 해보았지요.
시행착오를 여러 번 하던 중 옆방에 있던 아이가 선생님 아까보다 소리가 많이 좋아졌어요라고 알려오네요.
그래? 그렇다면 여기서 그칠 수 없지, 이렇게도 저렇게도 시도하던 순간, 아하 이것이 바로 투투 소리로구나 확 깨달음이 오는
그 순간의 기쁨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더라고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아이가 가고 나서도 책을 읽다가 오카리나를 다시 불다가 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머릿속을 떠다닙니다.
그러니 방식을 모르는 상태에서의 무조건 무엇을 배운다는 것이 가능한가의 문제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으면
무엇을 터득할 수 있으랴의 문제, 그리고 한 가지 더 생각해보면 방법에 대한 것과 그 이후의 노력의 박자가 조화를 딱 이루는
상태가 오려면 어떤 경로를 거쳐야 하는가!!
물론 내일아침이 되면 다시 어라 투투 소리는 어디간거야? 비명이 나올 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낸 소리를 다시
찾는 것은 전혀 모르고 방황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