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칡의 전략
시. 강희창
일찍이 그를 암살하자고 할 때 사람들은 도대체 이해하려 들 질 않았다
그 마저 죽이면 회생자만 하나 더 늘꺼라고 수근거리지들 않나......
필경 무관심 탓일진대, 무관심이야말로 이 시대 최대의 적이다
그가 현직에서 발효시켜 놓은 후유증들은 땅속에서 낮게 포복하다
꽈리세포를 감싸고 도는 암뿌리처럼 음모에 음모로 깊어갔다
치밀하게 짜놓은 작전상 총공격 날짜가 잡혔다
작전명 - 그린다크 19
사용전술 - 위장, 기습, 목조이기
가장 은밀하게 접근하되 결코 자비를 보이지 말 것
전역에 하달된 지시는 일사불란하게 이행되어갔다
공세 초기에는 경계 싸이렌이나 유언비어가 돌지만
잠시일 뿐, 금새 익숙해지기 마련인 것을
위만 바라보는 해바라기들에게 눈 밑은 정말 어두워서
하복부 쪽에서 매복했다가 뱀의 혀로 위로 위로 짚어갔다
처음부터 고소공포증이네 어쩌네 하며 덮어둘 일이 아녔건만
사지에 올무를 채워고나서 중추신경을 자르든, 숨을 따든
이거야 가락국수 끊는 일이 아니던가
영원히 살 것 같던 그에게 나이는 어느덧 목까지 칭칭 감아 올렸다
이 땅의 불순한 숲은 내부의 적으로 인해 막하 신음 중이다.
* St. Germain의 'Montego Bay Spleen'
* Naver Coltran님 - 이미지 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