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옛날의 그 집.........

| 조회수 : 2,927 | 추천수 : 67
작성일 : 2008-06-12 09:18:58
비자루병에 걸린
대추나무 수십 그루가
어느 날 일시에 죽어자빠진 그 집

십오 년을 살았다
빈 창고같이 휑뎅그렁한 큰 집에

밤이 오면 소쩍새와 쑥쑥새와 울었고
연못의 맹꽁이는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르던
이른 봄
그 집에서 나는 혼자 살았다

다행이 뜰은 넓어서
배추 심고 고추 심고 상추 심고 파 심고
고양이들과 함께 살았다
정붙이고 살았다

달빛이 스며드는 차가운 밤에는
이 세상의 끝의 끝으로 온 것 같이
무섭기도 했지만

책상 하나 원고지, 펜 하나가
나를 지탱해주었고
사마천을 생각하며 살았다

그 세월, 옛날의 그 집

그랬지 그랬었지
대문 밖에서는

짐승들이 으르렁거렸다

늑대도 있었고 여우도 있었고
까치독사 하이에나도 있었지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박경리
소꿉칭구.무주심 (nh6565)

제주 토백이랍니다. 우영팟 송키톹앙 나눔하듯 함께 나눠요. - jejumullyu.com 제주물류닷컴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소꿉칭구
    '08.6.12 9:20 AM

    웅어리진 스트레스

    조금이나마 비워보려고....

    어느일욜새벽.

    자전거를 끌고 거리를 나섰습니다..

    목적지나 계획은 갖지않았지만.

    생수1병 챙기고 하루 계획선에 서 돌아올량으로

    서귀포에서 동쪽으로 남원방갈로를 끼고

    다리가 으스러져라

    인간의한계(?)를 감내하며 페달을 밟았습니다

    2시 20분 성산포 도착하기가 무섭게 빵한조각 입에물고

    서귀포로 돌아올 걱정으로 풀려버린 다리에 힘을 들여

    오늘 완주를 하였노라

    혼자 되뇌이며....

    나와의 싸움에서 승자(?)가 되어....

    서귀포 도착시간 늦은오후 9시50분 후~후~

    언제든 한번더 힘입어 뛸랍니다..

  • 2. 오후
    '08.6.12 12:07 PM

    옛날의 그 집-음미할 수록 새로워서 제 홈에 퍼다 옮겼습니다.
    좋은그림과 글 감사드려요.

  • 3. 소꿉칭구
    '08.6.12 12:47 PM

    오후님 그림이 아니고 사진이예요^^
    제주 표선면 성읍에 있는 제주 초가집이예요

  • 4. 예쁜솔
    '08.6.12 6:16 PM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박경리님,
    이제는 천국에서 더욱 편안하신가요?

  • 5. 준&민
    '08.6.12 8:58 PM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앞으로 먹게될 나이들이 두렵지 않네요.
    정감있는 사진 참 좋습니다
    금방이라도 곰방대 문 할아버지가 문을 열고 부를것같은...

  • 6. 짱아
    '08.6.13 10:33 AM

    그집 참 가보고 싶네요.
    저도 스트레스 받으면 자전거를 타고 마구마구 달립니다.
    그럼 세상은 내것이 되지요.
    제주도에서 자전거 탈 그날이 언제일까?

  • 7. 오후
    '08.6.13 8:56 PM

    아~!네~~저는 글을 퍼다 옮겼다는 뜻이에요 (옛날의 그 집)

  • 8. 소박한 밥상
    '08.6.13 11:28 PM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저도 그렇게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으려나......??????????
    자신없는데요 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9326 아무리 악한 자라도 ~~~~~~~~~~~~ 10 도도/道導 2008.06.16 1,485 100
9325 그 해 여름은 뜨거웠다.....왜? 10 gomanalu 2008.06.15 1,881 39
9324 샹송의 Power of Love 4 카루소 2008.06.15 2,646 189
9323 귀여운 녀석 도령 2008.06.14 1,168 14
9322 어미의 기쁨 ~~~~~~~~~~~~~~~~~ 3 도도/道導 2008.06.14 1,903 100
9321 다음 생의 나를 보듯이... 3 소꿉칭구.무주심 2008.06.14 1,854 43
9320 귀여운 녀석들2 4 다은이네 2008.06.14 1,469 31
9319 82쿡에서의 내 나이 6살 34 경빈마마 2008.06.13 3,660 107
9318 간밤에 꽃을 세송이나 피웠네요..^^ 9 슈퍼우먼영이현이맘 2008.06.13 1,918 15
9317 이 꽃들을 찍으러 마치 작가처럼 8 오후 2008.06.12 1,885 43
9316 2MB 아파트 7 칼리 2008.06.12 3,775 123
9315 부모님.. 그리고 텃밭 5 선물상자 2008.06.12 2,303 51
9314 옛날의 그 집......... 8 소꿉칭구.무주심 2008.06.12 2,927 67
9313 ♡ 예쁜 사랑 주머니 1 엘도라도 2008.06.12 1,421 38
9312 칡의 전략 뜨라레 2008.06.12 1,403 46
9311 우연으로 시작된 인연 4 안나돌리 2008.06.11 2,210 106
9310 '6.10 1백만 촛불 대행진'[순천]- 3 여진이 아빠 2008.06.11 1,584 79
9309 소영낭자의 준영도령 돌보기~ 2 선물상자 2008.06.11 1,827 60
9308 함께 하는 이야기 ~~~~~~~~~~~~~~ 1 도도/道導 2008.06.11 1,313 89
9307 지켜보고 있다... 3 마야 2008.06.10 2,324 51
9306 이만큼 컸어요^^ 2 다은이네 2008.06.10 1,696 24
9305 아니 벌써 드라이브를? intotheself 2008.06.10 1,610 185
9304 이렇게 좋은꽃 1 해남댁 2008.06.10 1,562 47
9303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1 안나돌리 2008.06.10 1,547 128
9302 점심먹고 뭐하세요??-시청앞 자연 풍경들 1 해피아름드리 2008.06.10 1,591 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