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일 만에 다 먹어버린 맛있는 방울 토마토 ^^
가끔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뜻하지 않은 선물이란 정말 생각지도 않게
뜻하지 않는 사람에게 받은 선물이겠지요?
엊그제 월요일 수원에서 교육을 받고 늦은 저녁 집에 도착하니
방울토마토 한 박스가 놓여있었습니다.
보낸 사람 주소는 없고
이름과 전화 번호 밖에 없는데 그 이름이 왠지 낯설지가 않았어요.
주소록을 뒤져보니 제형이 1.2학년 때 담임을 맡아주셨던 선생님이시더군요.
지금은 학년이 바뀌어 반 아이들에게도 정신이 없을터인데
너무 감사했습니다.
제가 가만히 있을 수 없지요.
직접 인사는 못 드렸지만 저도 고마움의 표시로 오이지 한 봉지 파김치 한 봉지
넣어 보내드렸답니다.
그런데 오늘 또 전화가 왔어요.
잘난체 하면서 선생님들과 조금씩 나눠 먹었다고...선생님들이 잘난체 그만하라 했다며
제게 되려 더 고맙다며 담부턴 그러지 마라십니다.
선생님...그건 제 맘 입니다. ^^
그러며 남편 친구분이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는거라 너무 맛있어서
생각나서 한 박스 보냈는데 식구 많은 집 너무 작은거 아니냐며
한 박스 더 보낼까요? 하시는 겁니다.
에공...선생님 되었습니다.^^
잊지 않으신건만 해도 감사한 걸요...
기분좋은 선물에 감사의 전화까지...
흐린 날씨 속에 푸르름이 더해가는 청명한 오후였습니다.
어제 김치 박스 포장속에 넣은 편지 한 장입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수원 농업기술원 다녀오니
낯설지않은 이름으로 배달온 방울토마토가 한박스 있더라구요.
“누가 보냈는지 방울토마토가 달콤하고 맛있더라야~.”
우리 어머님 말씀입니다.
그래서 저도 맛을 보았는데 정말 맛있더군요.
맛을 떠나서 선생님께서 제형 엄마를 잊지 않고 어찌
보내셨나 싶어 감사했습니다.
올 해도 1학년을 맡으셨담서요.
오늘 학교에서 올바른 독서지도 학부모 연수를 마치고
선생님 뵈러 1학년 교실로 갈까 하다가 그냥 나왔습니다.
저도 바쁘기도 했구요.
우리 제형이 3학년 담임선생님이 남자라서 맘에 안든다고 학기 초에
쫑알 쫑알 되더니 요즘은 조용하더라구요.
뭐 성질이 급하다나? ㅋㅋㅋㅋ 웃기죠?
2년 동안 선생님에게 차근하근 수업 받다가
남자 선생님께 수업 받으니 좀 다르다 싶었겠죠.
제형이 녀석 요즘 컸다고 말도 안듣고
맘에 안드는 부분도 있지만 느긋하니 바라보고 있습니다.
3층에서 내려오니
비 온 뒤라 그런지 운동장은 청소 한 듯 말끔하고
나무들도 진한 녹빛을 띠고 있어 기분이 상쾌했습니다.
선생님께 너무 감사해서
오이지랑 파김치 조금 넣어보냅니다.
저녁에 집에 가시면 밥통에 있는 밥에 파김치 척척 걸쳐드시고
오이지는 냉국 타서(짠기는 좀 빼구요) 시원하게 한 끼 드시고
기운 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맘 편히 선생님에게 글을 쓸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덕이동에서 제형이 엄마 윤광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