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를 하지 않으려고 산행을 다음으로 미루며 미적이다가는...
결국은 9월에 연골막파열로 의심되는 진단으로 관절내시경을 받고는
회복도 채 되지 않은 채 생각지도 못 했던 교통사고로 40여일을
병원에서 보내는..참으로 다사다난했던 지난 시간들 이었습니다.
퇴원을 하고도 썩 좋치 않은 무릎과 발등의 사고 휴우증에
한의원을 들락거리며 한약을 먹고 침술치료를 받아야 했지요^^
실은 무릎수술을 앞당긴 것도 삼각산 산행을 빠른 시일내
다시 재개하려는 욕심이었는 데...
이젠 모든 것이 내 욕심만으론 역부족이란 생각을 절실히
하게 된 사건이 되고 말았습니다.
어제....
거의 1년이 넘어서야 삼각산을 올랐습니다.
지난 주 내내 집안 행사등으로 너무 바쁘게 보내고
그 후유증으로 너무 힘이 들길래...
아항..내 체력이 너무 떨어졌구나...함을 실감하였다지요^^
그래서 갈 수 있는 데까지 만이라도 다녀 오자 하고
남편의 점심으로 김치김밥을 말다가 내 점심으로 한줄 챙겨서
부지런히 배낭준비를 해서 집을 나섰지요...
혼자하는 산행은 그저 집만 나오면 올라가 지는 데
그거이 힘들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성급히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사징기를 넣어 말어 하고 고민을 하면서도
손은 자연스레 렌즈와 카메라를 챙기고 있더만요^^ㅎㅎㅎ
첨부터 무리수를 두지 않으려고 간단한 코스의 탕춘대로 향해
마을버스를 타고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발을 옮겼지만...
에휴...괜히 왔나 싶게 그리 험하지도 않은 오르막길에서
벌써 숨이 가빠집니다요^^
그래도 한걸음 한걸음 걸어 나가며 소나무길을 재촉했더만
어느새 솔향기에 가빳던 숨소리가 잦아 지면서
오랜만에 보는 삼각산의 쪽두리봉이 눈에 들어오고
군데 군데 만개한 진달래꽃에 매료되기 시작했습니다.
일부러 성벽길을 택하여 간간히 불어오는 봄바람과 함께
걷다 보니...웹에서만 보았던 솔밭의솜나물 꽃이 눈에 띕니다요..
오호라....삼각산에 야생화가 전무할 줄 알았더만..이런 이런...
사징기를 꺼내...말어...를 되뇌이다간 아무래도 사징기 만지기 시작하면
산행하기가 힘들거란 생각에 부지런히 발길을 재촉하는 데...
향로봉을 오르기 직전....아무래도 후회스러울 듯 하여 카메라를
꺼내어 솜나물을....몇장 담았습니다.
지나는 등산객들이 시선이 따가웁기도 했지만서두...ㅋㅋㅋ
사진 몇컷을 담고보니 눈앞에 향로봉이 멋지게 우뚝 서 있습니다.
주위에는 준비해온 점심들을 나누어 먹느라 분위기가 넘 좋더라구요..
봄이고 날도 좋아서인 지 많은 등산객들이 붐볐습니다.

향로봉 아래에서 치켜다 보며 한컷....
금강산은 아직 가 보진 않았지만 금강산 일만이천봉 못지 않게 너무 아름답지요?
벌써 신록이 푸르러진 것이 참 세월 한번 빠른 듯 싶습니다.
엊그제 눈이 쌓여 설봉으로 보이던 곳인 데....여름이 성큼 닥아 선 듯 싶네요...ㅠㅠ
이제부터 산오름이 본격적으로 시작을 합니다.
날도 어찌나 덥던 지....얼굴이 달아 오르고 땀이 뚝뚝 떨어졌지만
내 스스로 느껴도 찬찬히 오르는 모양새는 거북이가 따로 없지만서두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는 왕년의 산행대장(?) 모양새로 지구력을 바탕으로
가뿐히 비봉 정상을 올랐습니다.

비봉 바로 밑에서 비봉정상을 바라 보자니...
산우들과 깔깔거리며 비봉을 바라보던 옛 생각이 저절로 나더군요
쩌어기.....쬐매한 점처럼 보이는 것이 비봉정상을 오른 사람들입니다요^^

맞은편 보이는 바위 아래서 산행 점심으로 커단 양푼을 둘러메고 가서
비빔밥을 맛있게 비벼 먹던 곳인 데...그 산우들은 모두 어데 가고...
나 홀로 산행을 왔는 지...세월이 참으로 무상하였지만....
내 체력이 어쩔 지 몰라 혼자 살금 살금 기어 오르며 갖가지 망상들을
흐르는 땀과 함께 내려 놓은 나홀로의 산행도 참으로 의미가 있더라구요~~

진관사쪽으로 내려가는 코스쪽으로 바위능선입니다.
자세히 보면 릿찌를 하는 사람들이 보일 것 입니다.
그저 땀 삘삘흘리며 올라와서 릿찌하는 사람들을... 입들을 떠억 벌리곤
바라보고 대리만족하던 시절이 엊그제만 같은 데.....흐흐...
불어오는 봄바람에 땀을 식히고는 삼삼오오 지나치는 등산객 틈에
낑겨서... 벌써 삼각산 능선까지 만개한 진달래도 맘껏 바라보며
사모바위를 바라보고 서서 그리웠던 삼각산 봉우리들과 오랫만의
인사를 나누어 봅니다.

작년까지 매주 오르던 나월봉 나한봉 문수봉에 내가 유독 좋아하던 보현봉까지
하나 하나 맘속으로 불러가며 인사를 나누고....내 체력의 무리수를 생각하고는
승가사쪽으로 하산을 시작하였습니다.
산을 오른다는 사람이면 1시간만에 오를 코스를 두시간만에 올랐습니다.ㅎㅎㅎ
그래도 아직은 무릎과 발등에 별 이상 조짐을 느끼지 못하는 것만으로도
어찌나 스스로 대견하던 쥐~~~ㅋ
내려오는 길에는 야생화 탐사..라는 걸 해 보겠다는 일념하에
부지런히 이곳 저곳을 살펴 보았더만...
뭔 금맥이라도 찾는 모냥으로 보였는 지 지나는 등산객들이
모다들 뭐냐구 들다 보는 데...참말로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는^^ㅋㅋㅋ


노랑제비꽃 군락에서 사징기꺼내 한참을 놀구....
짊어지고간 생수에 김치김밥도 꺼내 오물거리고...
1시간이면 내려 올 거리를 4시간여을 소비했으니 얼매나
야생화 들다 보느라 신났는 지 알만 하지요?
귀한 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그리 좋아하는 삼각산에
돋아난 꽃들이라 한송이 한송이 모다 그리 예쁘고 사랑스러울 수가 없더만요..
큰 나무가지새로는 마악 돋아난 연녹색의 잎새가 봄볕에 반짝이고
뉘엿이 지는 햇빛을 안고 불타는 진달래는 그야말로 환상이었슴다.

또 이름모를 새들의 지저귐은 어찌나 청아하던 지요....
혼자 하는 산행이 이렇게도 몸도 마음도 바빳답니다.ㅎㅎㅎ
그동안 사징끼 만지면서 알게 된 덕에
계곡 바위틈새에 돌단풍도 예쁘게 피어 눈에 띠고... 유혹을 하더만
우째 사진담는다고 욕심을 내기엔 너무 위험할 듯 하여
그저 애만 태우며 눈도장만 콕콕 찍었답니다. 잘 했죠? ㅋㅋ

이 따스한 봄볕에 버들치는 아직 일광욕(?)을 나오지 않아 못내 섭섭하였지만...
벚꽃 늘어진 계곡도 바라보며 모든 시름 놓아가며 노래도 흥얼 흥얼거려 봅니다.

구기동 입구를 나서려는 데 절정을 맞은 벚꽃이 내 발길을 붙잡습니다.
무슨 복이 이리도 많아 별러서 온 산행길에 이리 눈호사를 하던 지....
너무도 감사한 마음과 함께 행복함을 배낭 가득 짊어지고 돌아 서는 데
몸매도 끝내주는 수양버들 벚꽃이 동네 어귀에서 곧 또 오라며 작별을 고합니다그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