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도서관에서 구입한 책중에 공지영의 신간이
있었습니다.
위녕(그녀의 딸)에게 보낸 편지글을 모아서 출간한 책
네가 어떤 삶을 살던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란 긴 제목의
책이었지요.
그 책을 틈틈이 읽다가 갑자기 보람이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전화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3월초에 본 토익시험결과가 나왔다고 알려주네요.
방학내내 시간을 내어 공부를 하긴 했으나
첫 시험에서 결과가 너무 좋아서 어안이 벙벙했는데
(물론 시험을 보고 와서 너무 쉽게 출제되어 변별력이
없을 것이라고 걱정을 하긴 했지만요)
그래도 기쁘다고 축하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빈손으로 돌아오는 것이 마음에 걸려
보람이가 좋아하는 고구마 케익을 한 조각 사들고 왔습니다.
아직 오미마이인가 오미아이인가 일본어로 축하하는 말이
분간이 잘 되지 않아서 물어보니 오미아이라고 하네요.
집에서 가능하면 하루에 조금이라도 일본어로 이야기를
걸어보려고 노력중이라서 간단한 인사를 하고
기뻐하는 아이의 얼굴을 보니 공연히 기분이 좋아지네요.

시험공부중인 아이에게 열심히하라고 격려를 하고
저는 음악을 들으러 컴퓨터방에 들어왔는데
백조의 호수를 듣고 있자니 갑자기 드가의 그림에
손이 갑니다.그런데 발레리나 그림을 찾기 이전에
낯선 드가의 그림을 만나서 신기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
중이랍니다.


한 작가의 세월을 지켜보다보면 그녀 혹은 그가
성장하고 있구나 반가운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는 사람들이
있고,아니 또 같은 이야기를 이렇게 우려먹어도 되는 것일까
화가 나서 다시는 읽지 않게 되는 작가들도 있지요.
공지영의 경우는 요즘의 글들이 조금 더 깊어지고 있구나
반가운 마음으로 읽게 되는 작가라고 할 수 있어요,제겐

그녀가 딸에게 쓴 이야기중에서 보람이와 함께 읽고 싶은
글이 있어서 아무리 바빠도 잠들기 전에 꼭 읽어보라고
접어두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밤 생각을 하게 되네요,
두 아이가 어릴 때는 참으로 많은 이야기들을 써서 건네주곤
했는데 정작 더 이야기가 필요한 이 시기엔 그 노력을
못하고 있나,아이가 일본에 공부하러 가게 되면
그 때에는 서로 마주보고 나누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정말 마음을 열고 써보내면 좋겠다 하고요.
책속에서 그녀가 인용하는 다른 이들의 책이
함께 읽은 것이 많아서 더 즐겁게 책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 같은 작가의 글을 읽고 느낌을 쓴 것을 들여다보는
것은 조금은 더 각별한 기분으로 읽게 된다는 것을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고요.
나는 자식들이 어떤 삶을 살더라도 응원할 준비가 된
엄마인가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된 날,
지금 당장 그렇다고 대답할 순 없더라도 그렇게 되도록
노력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날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