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부터 몸살이 와서 살살 몸을 달래가면서
살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목요일 수업끝나고 들어와서는 조금 쉬고 나가야지
마음을 먹고 편한 마음으로 잠깐 everymonth에 들어갔는데
캘리님이 내일 국립극장에서 보기로 한 루치아에서 가장
유명한 광란의 아리아와 상대역이 부르는 아리아를 올려놓았네요.
노래를 듣는 사이에 갑자기 몸이 음악에 반응하듯이
자려던 마음이 사라져버려서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이우환의
에세이를 생각하면서 그의 그림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의 몸과 마음이 상당히 긴밀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평소에는 못 느끼고 살다가 아프기 시작하면 확 달라지지요.
다시는 못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대로 가면 에너지가 고갈되어
하고 싶은 일이 없을 것같은 무력감에 시달리게 되는데요
그 시기를 넘기고 몸이 다시 회복되는 순간,길거리에 나서면
갑자기 세상이 달라진 것처럼 생기있는 기분에 사로잡히는
반복되는 경험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화요일날 철학수업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함께 동행했던 사람이 제게 물었습니다.
내일이 마지막 날이란 것을 알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하고요.
가족들에게 그동안 고마웠노라고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고
혼자서 조용히 귀가 닫히는 순간이 지나도록 음악을
듣고 싶은데 그 음악이 무엇이 될지는 자꾸 바뀌는 중이라
마지막 시기에 무엇을 꼭 듣고 싶은지는 아직 모르겠노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런 대답을 해서일까요?
화요일밤,그리고 수요일날 듣는 음악은 참 각별한 기분으로
듣게 되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아,말의 힘이란 이렇게 큰 것일까?
다시 한 번 생각한 날이기도 했지요.

사람의 마음이란 조석으로 바뀌는 것이라 이렇다 저렇다
정해서 생각하긴 어렵지만
이런 질문에 맞닥뜨리고 나니 생의 마지막에 나는 무엇을
가장 아쉬워하고 후회할 것같은가,그런 점을 자꾸 생각해보고
평소에 후회를 줄이기 위해서 노력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 내 마음을 당기는 일들에 더 시간을 들이고
그것에서 즐거움을 누릴 것인가 그런 생각도 하게 되네요,

아무리 지금 이 시간의 느낌이 좋다고 해도 아무래도
조금은 낮잠을 자야 견딜 수 있는 상태로군요.
그래도 이렇게 보는 그림과 노래의 어울림,역시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