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한두 번씩 찾아가는 처가 마을~
고속국도의 휴게소 잔디밭에서 싸온 김밥을 펼쳐놓고 더운 시래기국에 점심을 먹습니다^^
으례 있으려니 하면서 지나쳤던 준공기념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여다보니 김용택 시인의 글인지라 음미를 하며 읽었습니다.
희망의 새 길을 가리라
꽃이 핀다
꽃이 진다
한반도 복판을 달린다
푸른 산맥들이 숨차게 달려오고
들판을 질러가던 강물이
산굽이 돌며 출렁인다
해가 뜨고
해가 진다
달리는 차창에 그리운 얼굴이 별처럼 박힌다
오 정다워라
고향마을 언덕에 느티나무야
환한 달이 뜨던 동산아
산 넘어 저녁이 오고
강을 건너 아침이 온다
반도복판 새 세상을 달리며 보아라
하늘 아래 길들은 모두 그대 뒤를 따르고
이 세상 길이란 길들은 모두
그대 앞에 펼쳐지나니
이제 여기 덕유의 푸른 산자락 아래
가쁜 숨길 고르고
그리운 얼굴을 찾아 달려가리라
희망의 새 땅을 찾아 달려가리라.
산속 깊은 휴게소인지라 이미 단풍은 붉게 물들고
전시 판매대의 예쁜 분재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우연히 지나칠뻔한 이 꽃나무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노오란색과 가지색의 두 그루에 심겨져 활짝 입을 벌리고 핀 저 꽃의 이름 말입니다~
외래종일텐데 아시는 분 손들어 말씀해 주셔요.
이윽고 도착한 마을 어귀엔 감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집집마다 감나무 없는 집이 없군요^^*
우와~
저 걸 다 어케 따나.....
저수지 주변 둥글레도 이미 퇴색된 지 오래고
이른 아침 동네 한 바퀴 나섰습니다~
수십 년은 좋이 됐을 감나무의 밑둥은 속이 텅 비어있고 온몸은 시멘트로 깁스를 했네요~
그러니 비료도 못 얻어먹고 한 해를 지냈으니...
볼 품은 없지만 열매 꼬락서니 좀 보셔요~~
비닐 하우스를 들여다보니 아직도 털지 않은 콩대가 주인의 손을 기다립니다.
이미 추수가 끝난 지 오랜 논엔 파랗게 벼 이삭이 또 다시 솟아나오고,
아침부터 분주한 이 아자씨는 추수한 감을 출하하려고 생산자인 자신의 이름을 쓰기에
여념이 없는데 바쁘다며 카메라를 들고 섰는 까메오에게 대신 써줄 것을 부탁하네요^^*
정겨운 대문앞엔 사라지고 없는 줄 알았던 낡은 탈곡기가...
또 감 따러 갑니다~
여기 대숲길은 언제나 보아도 소담하고 예쁜데, 수레를 끌고가는 까메오에겐
별로 사랑스러워보이지 않으니 환경이 사람을 이렇게까지 바꿔버리는지 안타깝습니다.
길섶엔 아무렇게나 피어난 야생화지만 그 아름다움과 향기는
어느 것과도 비길 수가 없군요~.~
이 갈아놓은 밭엔 또 무엇을 심으려는지..
도시인의 눈엔 벌써 힘들어만 보입니다~
잘 정돈된 논밭 뒤로 파란 소나무 숲은 예전의 모습 그대로 그 청청함을 유지한 채로...
올 겨울 양식으로 김장 배추가 무성하게 자라는데
이젠 노인분들만 계시니 땅이 아무리 많아도 더 부칠 기력이 없으신 모양입니다..
큰 도움은 드리지 못 했어도 나름대로 열심히 일한 며칠간의 나들이~
해마다 가을빛은 모두를 부르는데
농촌에서야 눈돌릴 여유 조차 없으니 가엾으신 분들입니다.
오래토록 더 많이 도울 수만 있으면 좋으련만 얼마나 더 도울 수 있을런지...
길가에 널려있는 나락 만큼 더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