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나 들에만 가을이 있는 건 아니고요
도심속 우리의 삶의 터전에도 가을은 있잖아요~
카메라를 들고 동네 한 바퀴를 돌겠습니다.
"나랑 함께 동행할 사람 여기 붙어라!"
벚나무는 봄철 한 때 흐드러지게 피는 꽃만 예쁜줄 알았는데
이렇게 붉게 물든 단풍도 아름답군요..
아파트도 이렇게 조경을 해 놓으니까 더 할 나위없이 훌륭합니다~
그렇게나 많이 산행을 해도 고운 단풍을 별로 보지 못했던 올 가을이었지만
바로 곁에 불붙듯 피어난 단풍의 때깔이 기가 막힙니다.
노란색의 단풍은 제 나름대로 또 그런대로 ~
단풍이란 게 고개를 들어야만 보이는 건 아닙니다~
발 아래에도 이렇듯 곱고 고운 빛깔의 단풍이 펼쳐져 있습니다.
바깥 길가로 나오니 은행잎의 천지~
단풍은 붉은 색만이 아니라는 듯이 샛노오란 물결의 페이브먼트..
이제 발길을 고수부지로 옮깁시다.
여름내 무성한 푸르름을 못내 아쉬워한 체 강아지풀, 바랭이등은 2세를 남기고 표표히 사라져갑니다~
갈대들의 행진도 이쯤에서 멈추어지고..
다리밑엔 낙서와 그림들이 어지럽게 늘어서있습니다.
이런 형태의 그림을 뭐라고 하지요?
현대 문명이 낳은 일종의 예술이라고도 하는데..잊었습니다.
낙조에 물들어가는 파란 캔버스엔 비행기가 그린 여러줄 하얀색 그림이 수를 놓았습니다.
제방 위로 올라섰습니다.
여기에도 벚나무는 붉은 빛의 정렬을 불태우고 이 가을 대미를 장식해갑니다.
반듯하게 조성된 고수부지 운동장엔 인라인 스케이터들이 보이고,
여름내 꽃피워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주던 꽃밭은 깨끗이 정돈되어 내년 봄을 기약합니다.
건너편 아파트 단지도 은행나무숲에 둘러싸여있네요^^*
다시 고수부지로 내려왔습니다.
어두워지기 전에 한 장이라도 더 찍을 요량에 여기 저기 들이댔지만
겨우 건진 건 헝클어진 억새풀 한 장뿐.
금방 어둠이 내려왔습니다.
덤불속에선 새들이 요란하게 지저귀는데,
아침에 우는 새와 저녁에 우는 새의 차이를 아십니까?
아주 아주 어려서 어른들이 흥얼거리며 부르시던 노랫말이 기억나는데
그 가사에 의하면,
'아침에 우는 새는 배가 고파 울고요, 저녁에 우는 새는 님이 그리워 운단다♪~'
억새풀 너머로 보이는 높은 건물은 주거단지^^
점점 더 높게 올라가야만 더 좋은 주거지로서 각광을 받는 시대..
다리밑에서 바라보는 경관도 퍽이나 그럴싸해 뵙니다.
안양천을 사이에 두고 양안엔 운동장이 정갈하게 조성되어 밤 늦도록 건강관리도 할 수있게 마련되어있지요^^*
다리위에도 가로등은 반짝이며 하루 일과에 지친 도시민들을 위로해줍니다.
반환점을 돌아서 집으로 가는 길~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저기가 주거공간이라고 하기엔 우리의 정서가 허락을 하지 않지만
가끔씩은 이렇게 나와서 산책겸 운동도 하고 풀섶의 새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을것입니다^.^
오늘 저녁엔 만사를 젖혀두고 모두 집을 나서서 동네 한 바퀴 걸어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