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아주 어린 시절의 친구가 가장 허물이 없다고 하지요.
그러나 살다보니 꼭 시기가 중요한 것은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되는 만남이 있는 것 같아요.
제겐 대학원 일학년때 만나서 서로 마음이 통해서
지금까지 깊은 만남을 갖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를 통해서 공부란 이런 사람이 해야 되는구나 그런 것을 느끼기도 했고
마음에 고통이 있을 때 마음을 다 털어놓게 되고
지금은 멀리 영국에 사는 친구에게 메일과 국제전화
혹은 실제로 그 곳까지 찾아가서 만나기도 하면서
인생의 희노애락을 함께 하면서 살아오고 있는 중인데요
마침 이번에 오랫만에 한국에 나와서
어제 만나고 왔습니다.
그리곤 밤에 홈페이지에 쓴 글입니다.
영국에서 온 친구를 만나러 서울 가는 길에
조금 서둘러서 현대 갤러리의 김병종 생명의 노래를 보았습니다.
간 김에 두가헌의 조선 순백자전도 마저 보고
약속장소인 외국어서적부에 가서 친구 부부를 기다리면서
그림에 관한 책을 보았는데 오늘 처음 만나서 알게 된
wllliam gear의 그림이 마음에 들었으나
집에 와서 찾아보니 그림을 찾을 길이 없네요.
그 다음에 만난 화가가 오래 전에 한 번 보고 마음에 들어서
기억하고 있는 화가인데 sean scully라고 로스코의 영향을 받으면서 그림 활동을 시작한 화가인 모양이더군요.
그의 그림은 전시장에서 볼 수 있으면 어떤 느낌일까 상상하면서 보았습니다.
얇은 책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볼 수 있었는데
보통 한 번 매장에 깔린 책을 금방 어딘가로 치워져서
다시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다시 만나니
공연히 오랫동안 못 만난 친구를 만난듯 반가웠습니다.
책을 보고 있는데 이름을 반갑게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
돌아보니 친구와 그 친구의 남편이 인사를 합니다.
둘이서 만나면 장편 소설을 쓰는 것을 아는 그 친구의 남편이
간단한 인사 서로 나누고 자신의 약속 장소로 가고
오랫만에 만난 우리는 헤어지는 순간까지
그동안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돌아서 오는 길
80년에 처음 만나서 (대학원 친구거든요) 지금까지
사귀어온 시간의 무게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메일로 전화로 자주 연락을 하다 보니
거의 이년만에 만났는데도 그다지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신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