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페에 만들어진 everymonth가
이제는 어느 정도 읽을거리가 풍성한 카페가 되었습니다.
이 곳에서 만나 인연을 맺어
서로 모여서 책을 읽기도 하고
전시회에도 함께 가고
책을 서로 돌려 읽기도 하는 모임이 되었지요.
그 곳에서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란 책을 소개하면서
hakamlydia님에게
매일 한 편씩 시를 올려 주실 수 있느냐고 부탁드렸는데
정말 기꺼이
매일 한 편씩 좋은 시를 읽게 되었습니다.
시를 읽으면 저도 마음이 동해서
다른 시를 뒤적이게 되거나
그 시에 대한 응답으로 그림을 올리게 되는 새로운 하루가 열렸지요.
오늘 정호승님의 시를 읽다가
새로 발견한 싸이트에서 만난 노래가 된 시입니다.
도서관 홈페이지에 소개한 글인데요
오늘 아침 정호승의 시 한 편을 소개한 글을 읽고 나서
갑자기 정호승의 시를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검색을 하니
우리가 어느 별에서란 싸이트에서
노래가 된 시라는 항목으로 노래로 만들어진
정호승님의 시들이 소개되네요.
클릭을 하면 끄지 않는 동안 계속 같은 노래가 흘러나와
시를 귀로 듣는
마음으로 듣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정 호 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줌인 줌아웃의 이웃들을 위해서 고른 시입니다.
정 호 승
이 세상 사람들 모두 잠들고
어둠 속에 갇혀서 꿈조차 잠이 들 때
홀로 일어난 새벽을 두려워 말고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겨울밤은 깊어서 눈만 내리어
돌아갈 길 없는 오늘 눈 오는 밤도
하루의 일을 끝낸 작업장 부근
촛불도 꺼져가는 어둔 방에서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절망도 없는 이 절망의 세상
슬픔도 없는 이 슬픔의 세상
사랑하며 살아가면 봄눈이 온다
눈 맞으며 기다리던 기다림 만나
눈 맞으며 그리웁던 그리움 만나
얼씨구나 부둥켜안고 웃어보아라
절씨구나 뺨 부비며 울어보아라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어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
봄눈 내리는 보리밭길 걷는 자들은
누구든지 달려와서 가슴 가득히
꿈을 받아라
꿈을 받아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