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이 다 지나고 나서야 개운해진 몸으로
베네치아와 베니치아의 건축가,그리고 화가를 만났지요.
그 이야기를 도서관 홈페이지에 쓴 글입니다.
저는 다모를 보면서 성백이란 캐릭터에게 많이 끌렸고
백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기도 했지요.
아무래도 대장금엔 손을 대면 곤란하겠다
지금은 그렇게 마음먹지만 또 언제 마음이 변할런지?
지난 일요일부터 오늘 새벽까지
다른 일 다 젖혀두고 밤마다 다모를 보았습니다.
어제와 그저께는 하루에 디브이디를 두 개씩 보았으니
정말 제 정신이 아닌 셈인데
아마 시험기간동안 제대로 공부를 못하고 있는
승태를 보고 있는 일이 힘들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새벽에 보람이가 귀가 아프다고 합니다.
그런데 새벽에는 담임선생님과 전화 통화도 되지 않아서
결국 학교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그동안 저는 실컷 잠을 자두고) 병원에 갔더니
다행히 중이염은 아니고 감기 증세의 일종이라도 하네요.
그래서 약국에 가서 약 타고 나서
좋아하는 미도향 만두 먹고 학교로 가라고 한 다음
저는 내처 병원에서 한 시간동안 물리치료를 받았는데
너무 피곤한 상태여서 그런지 치료시간 내내
깊은 단잠을 자고 왔습니다.
샤워하고 나니 기분이 말끔해지면서
언제 다모폐인이었었나 마치 까마득한 옛일처럼 느껴지네요.
사콘느 연주를 틀어놓고
어제 저녁 도서관에서 재미있게 보았던 책
아빠와 함께 한 베니스 여행의 독후감으로 베니스에 관한
그림과 글을 찾아보려 합니다.
미래사에서 출간된 이 책은 글쓴이와 그린 이가
각각 다른데 둘 다 어린 시절 부모와 베니스에 간 기억이
있는 사람들이더군요.
특히 글 쓴 사람은 스웨덴 사람으로
일주일에 걸친 베니스 여행의 경험을 바탕으로
너무나 훌륭하게 베니스의 역사와 문화
지형에 대한 설명,그 곳에서 만난 풍물과 그림,조각
건축,그리고 사람들,공예품, 책,플로리안 카페에 대한 기록등
얇은 한 권의 책에 너무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서
(그것에 관한 사진 자료도 많고요) 감탄하면서
연필로 줄을 그어가면서 읽었습니다.
자습하던 도중 옆에 앉아 있던 한 아이가 물어봅니다.
선생님 ,그 책 어린 아이용같은데 뭐가 그렇게 재미있어요?
응 정말 재미있다
시험공부도 중요하지만 잠깐 이것좀 볼래?
그리곤 또 시시콜콜 설명을 하게 되네요.
그 시간 함께 있던 아이들을 다 불러 모아서
특히 다양하게 많았던 사자상에 관한 사진을 함께 보면서
마가복음의 마가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마가를 베니스 사람들은 수호성인이라고 생각하고
특히 날개달린 사자상을 그리거나
조각하여 다양한 곳에서 만날 수 있게 되어 있는 장면들을
제일 재미있어 하더군요.
제가 흥미있게 본 것중의 하나는 콘스탄티노풀을 공략한
제 4차 십자군 전쟁때 그 곳에 간 베네치아 사람들이
그 곳에서 가져 온 네 마리 청동말의 히스토리였습니다.
책을 다 읽고 혹시 싶어서 다른 영어책을 뒤적여보니
마침 네 마리 청동말이 보입니다.
아마 다른 때라면 그냥 스쳐 갔을 네 마리말에
시선이 붙들려 연대기식으로 된 그 책을 꼼꼼히 읽고
아주 오래 전 사람들과 함께 읽었던 the birth of modern europe를 다시 꺼내 읽었지요.
목요일 수업의 after를 혼자 한 셈인데요
특히 복잡한 프랑스 역사 카페 왕조에서 발루아 왕조로 넘어가는 과정,브루고뉴라고도 하고 부루군디라고도 하는 그
지역에 대한 이야기,백년 전쟁으로 번지게 된 영국과
프랑스의 사연에 대해서도 다시 읽던 중
아니 영어책이 마치 국어책처럼 읽히네하는
희안한 경험도 했지요.
그동안 줄창 읽어댄 히스토리 덕분에 행간의 글이
읽히면서 책읽기가 더 수월해진 모양이네요.
야후에 들어가서 베네치아 사진을 한참 구경했는데
이미지 사용에 대해서 무시무시한 말이 있어서
여기에 올리지는 못하겠네요.

대신 베네치아 출신의 메너리즘 건축의 대가
팔라디오의 건축물 사진을 보고 있는 중입니다.


베네치아에 관해서 읽고 보면서 놓칠 수 없는 사람
바로 티치아노이지요.



쟈콥 스트라다를 설명하면서 진정한 르네상스맨이라고
만투아에서 태어나 비엔나에서 숨을 거두었길래
히스토리를 읽어보니 합스부루크가문을 위해서
일을 한 사람이라고 씌여 있군요.

독수리를 그리기 위한 습작인데요
요즘 그림을 검색하면서 드는 생각은 이제는
유명한 작품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제 나름의 취향이 생겨서 한 화가의 전모를 이해할 수 있는
기초적인 것에 눈이 많이 가고 있다는 것을 느껴요.
그동안의 내공이 힘이 쌓이는 모양이다
혼자 속으로 자화자찬을 하고 있는 중이지요.

벨리니의 초상화에서 인상적인 사람이 바로
doge라는 베니스 최고 직위를 맡고 있는 행정가이듯이
티치아노의 이 그림도 바로 그 doge직을 맡고 있는
다른 인물에 대한 초상화입니다.

이 그림은 웬디 수녀의 책에서 소개 받은
인물이네요.
어둠속에서 솟아난 소년의 홍조띈 얼굴의
시선을 따라 저도 공연히 어디일까 그 지점을 살피게 되네요.



이 그림은 내셔널 갤러리에서 볼 때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작품입니다.
지금 보니 아,그래서 사자상이 여기 있는 것인가
어제 읽은 책 덕분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보고 있는 중이지요.
allegory of pruednce가 이 작품의 제목이랍니다.


제목이 tribute money인 것을 보니
성서에서 따온 장면인 것 같네요.

그림을 보고 있는데 승태가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친구랑 함께 오더니
수행평가를 준비하러 그 친구집에 가야 한다고
밥도 먹지 않고
제 얼굴도 제대로 보지 않은채
내빼버리려고 합니다.
내일이 시험인데 시험끝나고 하라고 해도
그러면 노는 시간이 없어서 싫다고 달아나버리는 아이,
어이가 없어서 웃어야 좋을지 울어야 좋을지
마음이 심란하군요.
오늘은 여기서 그림보기를 마쳐야 할 모양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