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여행이 거의 다 끝나가는 시점이 되니
아쉬운 마음이 크네요.
바스속에서 현지에 남으면 어떻게 되는가 하는
비현실적인 그렇지만 듣기엔 즐거운 이야기들이
난무하고 여행지에서의 일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떠돌아다닙니다.
원래의 일정에는 오늘 고고학 박물관에 가는 것과
톱카프 궁전 그리고 바자르구경,
마지막으로 자유 일정이 있었는데
바자르는 현지 사정상 갈 수 없게 되었고
고고학 박물관은 다음 날로 일정이 미루어졌지요.
일단 이스탄불에 내려서 첫 날 갔던 한국 음식점으로 갔는데
한 번 간 곳이라고 가는 길이 눈에 익어서 재미있더군요.
익숙하다는 것의 반가움이라니.
점심을 먹고 톱카프 궁전에 갔습니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술탄 메흐메트2세가
이스탄불을 점령한 후 처음 지었다는 이 궁전은
보스포로스 해협,골든 혼,그리고 마르마라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천혜의 절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궁전안도 좋지만 바다를 바라보는 경치를 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내일 가게 될 돌마바체 궁전이 지어지기 전
이 곳에서 술탄과 그의 가족이 거처하는 곳이자
제국 통치의 심장부 역할을 했다는 역사적인 공간인데
지금은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지요.
궁중에서 사용되던 각종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터키의 부가 이 한 곳에 다 모여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톱카프 궁전의 전경을 찍은 사진입니다.
앞에 보이는 물이 시워한 느낌이 들지요?
우선 궁전의 입구에서 본 성 이렌 교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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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역에 여러 문화권이 살았던 곳이라 그런지
한 유적에서 상당히 다른 문화를 만나는 것이
특이한 경험이었고
이젠 어느 것이 모스크로 지어진 곳이고
어느곳이 성당으로 지어진 것인지
구별이 가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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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궁전 입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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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궁전의 압권은 역시 유물들인데요
신분사회에서 지배자가 누리는 권위는 남들과
다른 물건을 소유하는 것으로 표출된다는 점에서
(물론 그것이 전부이고 제일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당시 기술의 정점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 곳에서 재미있게 보았던 것은 술탄들이 입었던 옷이었는데
문화의 교류가 옷의 스타일에 미친 영향과
서구화가 진척되면서 옷에서 보이는 변화를 보았습니다.
복식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도 역사 연구가 필수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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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 일행중의 한 명이 보석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있는 덕분에 자세한 설명을 들으면서
처음으로 저는 보석을 구별해보는 시간도 갖게 되었지요.
유물을 세 사람이 함께 구경했는데
서로 유물에 대한 관심이 다른 것도 재미있었고
자신이 보기 어려운 것을 남이 지적하고 설명할 때
유심히 듣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시간이 없다는 재촉에도 불구하고
관심이 간 곳은 이슬람관이었습니다.
그 곳에는 무슬림들이 많았고
정말 열심히 유물을 보는 바람에 이 곳이
이슬람의 땅이란 것이 더욱 실감이 나더군요.
이 곳에는 마호메트의 샌달, 그의 털,그가 보낸
편지등이 진열되어 있었고
입구에서는 한 남자가 코란을 낭송하고 있었습니다.
그 시간만 낭송하는 것은 아니겠고
하루 종일 그렇게 하고 있으면 힘들겠다,
차라리 녹음을 해서 들려주지 그런 생각을 하다가
이런 생각자체가 그들에겐 불경한 것일까?
의문이 생겼습니다.
마호메트의 털까지 유몰로 전시하는 것은
좀 심하지 않나,
그는 중개자일뿐이지
신앙의 대상이 아니지 않나
제 마음속에서 비판하는 정신이 솟아오르기도 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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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전의 천장을 찍은 사진이 한 장 있네요.
시간이 별로 없어서 자세히 보지 못한 것이 아쉬운 날이었습니다.
제겐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저녁 자유 시간이었는데
그 시간에 책방에서 보낸 시간에 대해선
이스탄불에서 만난 세 명의 소설가들에서
자세히 썼었지요?
지금도 거기서 사온 소설중의 한 권을 읽고 있는 중이니
이스탄불의 추억이 계속되는 셈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