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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여행을 다녀오다
오랫동안 꿈꾸던 여행이라 미리 읽어보는 준비도 많이 하고
가는 곳마다 즐거운 마음으로 보고 다녔고
한 나라에서 다양한 시기의 문화유적을 볼 수 있어서
한 번에 여러 곳을 간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어제 밤 막내 동생이 전화를 했습니다.
언니 터키가 좋았어?
그래,너는 그 곳은 못 가보았니?
응,그런데 나는 그리스가 가고 싶어.
그리스? 이태리부터 먼저 가자.나는 다음에는 꼭 이탈리아에 가고 싶더라.
나는 프랑스 있을때 이탈리아는 여러 번 가 보았어.
여러번? 로마 따로 베네치아 따로 피렌체 따로.
그래? 부럽다. 그러면 스페인과 모나코를 함께 가보는 것은 어떠니?
여름에는 더워서 못 가 그리고 돈도 없고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인데 다음 달 부터 여행경비를 모아야지.
그런데 언니는 오자마자 수업을 어떻게 했어?
비행기에서 오래 자서 시차를 못 느끼겠더라.
그래서 하루 종일 멀쩡했어.
오랫만에 수업을 하니 그것도 좋았고.
정말 철인이네.
철인은 아닌 모양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거의 열시가 되어가는군요.
그래도 잠을 푹자고 나니 이제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었습니다.
그 곳에서 모자랐던 것은 음악을 듣는 일,그리고 좋은 그림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이상하게 다른 유적이나 다양한 세공품들은 많았지만 박물관에도 좋은 그림이 없어서
그것이 아쉬운 점이었고
인터넷 연결이 잘 되지 않아서 우리나라의 사정이 얼마나 풍부한 가를 실감했습니다.
도서관에는 영어로 한 번 (한글로 전환이 되지 않아서요) 인사글을 썼고
82에는 들어와서 한 번 구경만 했습니다.
그래도 서점에서 한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소설을 세 권이나 구한 것
군데 군데 다니면서 그 곳마다 좋은 도판이 좋은 책들을 구한 것이 즐거웠습니다.
몇달동안은 그것을 읽으면서 좀 더 찾아보고
그 지역에 대한 공부도 더 하면서 혼자서 after를 할 것 같습니다.
함께 간 일행중에 외할아버지와 함께 온 손녀가 있더군요.
85세인 그 분이 아주 잘 다니시고 아주 젠틀한 분이라 보기에 좋았습니다.
제겐 그 나이란 아직 상상이 잘 가지 않는 나이인데
제 속에서 나이에 대한 생각이 넓어진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모르는 일행중에서 한 사람과는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다가 그렇게 만나서도 서로의 속을 열어보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한 체험이었습니다.
함께 간 일행과도 그렇게 잘 모르다가 여행중의 대화를 통해 서로의 인생으로 걸어들어간 기분을
느낀 사람들도 있었지요.
그래서 여행은 일상과는 좀 다른 색다른 면이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 사진은 보스포러스 해협의 다리입니다.
이 해협을 마주 보고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나라
동양쪽으로 97.서양쪽으로 3퍼센트 땅이 있지만 자신들의 정체성은 서양으로 생각하는 나라가
터키라고 하더군요.
저는 사진기를 만진 경험이 거의 없어서 사진은 제가 찍은 것이 아니고
다른 싸이트에서 퍼 온 것입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강렬하게 사진을 배우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역시 새로 하고 싶은 일이 여러가지 생겼습니다.
하나씩 차근 차근 시간을 내어 하기 시작해야겠지요?
첫날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서 본 야경입니다.
블루 모스크로 불리는 모스크인데요 건축가 시난의 제자 아가의 작품입니다.
내부에 중국의 영향을 받은 타일이 푸른 색으로 많이 장식되어 블루 모스크라 불리는 곳이지요.
다른 나라보다는 덜한 이슬람국가라고 불리는 나라인데도
이스람이 일상에서 얼마나 뿌리깊은가를 느낄 수 광경이 모스크와 박물관에서 보여지더군요.
더구나 우리가 간 시간에 그곳의 희생제란 명절이 끼어 있어서 양을 잡는 광경을 지나가는 길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곳이 갈라타란 지역인데요
옛날 콘스탄티노풀이었던 시기에 베네치아 상인들이 이곳에서 상업을 하면서
살던 지역이라고 합니다.
우뚝 솟은 탑이 갈라타 탑이지요.
사서 읽던 소설속에 이 지명이 나오니 참 반갑더군요.
한국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소설들을 현지에서 구해서 그 곳에서 읽는 맛
더구나 바로 얼마전에 가 본 지역이 소설에서 바로 나오는 현장감에 아,소리가 절로 나오는 그 기분이라니..
첫날은 비행기에서 내려 바로 숙소로 가서 잠을 자고
그 다음날부터가 진짜 여행일정이었는데요
처음 간 곳이 히포드롬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본 유적중에 이집트에서 가져 온 오벨리스크가 있었습니다.
운반이 어려워서 중간에 잘라서 가져온 것이라고 하는데도 높이가 상당하더군요.
로마가 이 지역의 주인공이 된 후에 세워진 것이라 하단에는 돌에
로마 황제와 이 오벨리스크를 세우는 광경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하단의 장면을 찍은 사진이 있군요.
로마 황제 가족을 새긴 것입니다.
독일의 빌헬름 2세가 이 곳에 와서
오스만 트루크의 궁정에서 보여준 환대에 감사하는 뜻으로 기증한 우물이라고 합니다.
히포드롬의 맞은 편에 모자이크 박물관이 있는데 우리들은 그곳까지는 못 가보았습니다.
단체 여행의 단점은 가고 싶은 곳에 다 갈 수는 없다는 것이고
또 한가지는 한 곳에서 마음껏 머물수 없다는 것이지요.
모자이크 박물관에 있다는 모자이크화입니다.
도판에서만 보고 마음을 달랬지요.
아야 소피아입니다.
동로마 황제 유스티나아누스가 세우기 전에도 이미 건축되었으나 지진과 화재로 망가진 다음
유스티니아누스가 건립한 곳인데 짓고 나서 솔로몬을 이겼노라고 공언했다는 건축물이지요.
동로마가 오스만 투르크에 정복당한 다음에는 모스크로 쓰이다가
터키 공화국이 들어서자 박물관으로 쓰이는 곳입니다.
박물관이라길래 그 안에 유물이 잔뜩 전시되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들어갔는데
들어가보니 다른 유물이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박물관이란 그 건물자체를 말하는 것이더군요.
모자이크는 도판에서 보면 별로 감동이 없지만 직접 보면 훨씬 더 마음을 움직이더군요.
동로마에서 있었던 성상파괴운동으로 인해 그 곳의 모자이크는 주로 9세기 이후의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금지되어 있었던 탓에 새로 시작한 성상 그리기가 전문가가 모자라서
기량이 그 이전보다 훨씬 떨어졌다고 하더군요.
이번에 새로 느낀 것은 돌에 대한 감각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돌들의 위력과 돌의 결,그리고 그것이 주는 아름다움에 눈을 떴던 것이
새로운 발견이었습니다.
낮에 아야 소피아 맞은 편에 있는 블루 모스크에 갔습니다.
건축물의 대칭과 안정감은 아야 소피아보다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테인드 글라스는 역시 중세의성당 건물이 으뜸이 아닌가 싶더군요.
글라스를 통해서 들어오는 빛
그 속에서 옛 사람들은 신의 임재를 느끼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한 지역의 사람들이 하나의 신앙으로 뭉쳐서 살아갔던 시절
그 속에도 수없이 많은 사연들이 있었겠지요?
열흘간의 여행에서 보았던 곳들
그 속에서 느낀 감정들
수없이 주고 받은 이야기들
그것을 하루 만에 다 풀어놓을 수는 없겠지요?
천천히 생각나는대로 풀어놓도록 하겠습니다.
집에 들어와서 그동안 돌아다닌 기록을 다시 보니
지하저수조가 빠졌더군요.
지하에 저수조를 아주 크게 건립한 이유는 물의 부족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지하에서 은은한 노래가 흘러나오고 기둥이 죽 늘어선 광경을 보고 있으니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사진을 찾을 수 없었는데 딱 한 컷을 발견했지요.
메두사의 머리를 조각해놓고 그 위에 기둥을 세운 장면인데
아마 이 곳에 사악한 기운이 없도록 비는 의미가 있었을 것 같네요.
여기까지 본 다음 우선 차낙칼레를 향해 떠났습니다.
다시 돌아오는 길에 이스탄불에서 하루 더 묵으면서 나머지 유적을 보았거든요.
차낙칼레 하면 낯선 지명이지만 이 곳이 그 옛날의 트로이가 있었던 지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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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니케
'05.1.25 11:04 AM잘 다녀오셨어요?
늘 보이던 그림이랑 글이 안보여서 허전했는데
반가워서요..2. 메밀꽃
'05.1.25 11:17 AM덕분에 앉아서 구경 잘했습니다^^*
3. Joanne
'05.1.25 12:53 PM여행 가신다고 하실 때, 어딜 가시는걸까...궁금했었는데, 이렇게 귀한 글과 사진 들고 돌아오셨네요.
맨처음 사진은 다리만 보면, 위의 타워도 남산 타워같고..ㅎㅎ 터키에 그런 다리가 있을 거라곤 생각 못 했어요. 님의 해박한 설명과 함께 넘넘 좋은 구경했습니다. 고맙습니다.4. 김선곤
'05.1.25 2:55 PM정말 가보고 싶은 곳중 한곳인데 이렇게 앉아서 볼수 있다니
너무 아름다운 성지중 한곳이네요...5. blue violet
'05.1.25 8:27 PMintotheself님 뵙게 되어 너무 반가워요.
한동안 그림을 못 봐서 많이 허전했어요.
좋은 여행하셔서 많이 부럽구요.
저도 터키에 갈 기회가 생기면 많은 참고가 되겠네요.
고맙습니다.6. Harmony
'05.1.25 8:32 PM - 삭제된댓글어머나~ 오셨군요. 기다렸어요. 반가와요.
하늘도 바다도 코발트블루.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덕분에 앉아서 멋진 경치 구경 잘 했습니다.7. 헤르미온느
'05.1.25 9:48 PM감사드려요, 일케 사진까지 다 올려주시고...^^
8. 그린
'05.1.25 10:12 PM아... 터키여행 다녀오셨군요.
참 볼거리, 먹거리가 많은 나라이던데....
앞으로 여행기 계속 기다려도 되지요?ㅎㅎ
중간중간 사진이 안 보이는데 저만 그런건지...ㅜ.ㅜ9. yozy
'05.1.25 10:15 PM덕분에 구경 잘하고 갑니다.
10. intotheself
'05.1.25 11:33 PM이 곳에서 그림을 보던 시간을 그리워한 사람들이 있다는 말이 굉장한
칭찬으로 들리네요, 고맙습니다.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했습니다.
그 곳에서 소설을 세 권 사들고 왔는데 한 권은 오늘 다 읽고
새로 다른 소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 소설의 배경은 스페인인데요 1492년도가 배경입니다.
처음부터 흥미진진해서 다시 역사속으로 빠져드는 시간이 되고 있네요.
다 읽고나서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지요.
그린님 사진은 제가 찍은 것이 아니고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올렸는데
한 곳의 사진은 허용이 되지 않나보네요.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지 못한 사람의 고충이구나 싶어서
이제부터는 사진찍는 법을 배우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열흘간의 여정동안에 본 곳을 사진으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11. 이프
'05.1.26 10:05 AM터키가려면
가기전에 읽고 가야할 책들이 어떤게 있을까요?
아는 만큼 보이는게 여행이라
저도 터키 머지않은 시간내 갈거 같은데
지식을 쌓고 가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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