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청에서 일을 처리하고 교보문고에 갔지요.
지난 번에 산 책을 다 읽은 뒤라 오늘은 무슨 책을 만날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갔었고 역시나 마음에 드는 책들이 여러 권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여인과 일각수(중세 시대의 테피스트리를 보고 진주 귀걸이 소녀를 쓴 트레이시 슈발리에가
상상력을 발휘하여 쓴 소설입니다.)너를 보고 나는 부끄러웠네 (무위당 장일순을 기리는 모임에서 펴 낸 )
그리고 영국이 배경인 핑거 포스트 1663 (두 권짜리 소설이지요) 이렇게 4권을 사들고 나오다가
눈에 띄는 책이 있어서 다시 다가갔습니다.
김점선의 10cm 예술,2가 출간되었더군요.
우연히 서울의 갤러리에서 본 김점선의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
그녀의 책을 사서 읽었는데 저는 그렇게 살 지 못해도 자유롭게 사는 예술가를 보는 것이
제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느낌이 들어서 그 이후로 관심있게 바라보고 있는 화가중의 한 명이지요.
그런데 오늘 사려던 책을 다 구한 상태라 선 자리에서 글은 대강 읽고 그림을 주로 보고나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오늘은 늦은 시간 집에 돌아와서 혼자 쓸 수 있는 시간이 나자
그녀의 그림을 찾아서 보고 있는 중입니다.



언뜻 보면 어린 아이의 그림같지만
강렬한 느낌이 오래 남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마음이 복잡한 날 그녀의 그림을 보면 어느새 스르르 마음이 풀리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이 그림을 보면서 클래식 향기에서 찾은 아르페지오네를 듣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새벽 한 시가 넘은 시간
오늘이 바로 제 생일이로군요.
1957년생이니 그동안 참 오래 살았구나
부지런히 살아온 인생에 대해서 그동안 수고했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미진하다고 느끼는 것들은 서서히 쉬엄 쉬엄 몰아치지 않고 하면서 살자는 마음도 드는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지요.


지나간 세월에 대한 아쉬움에
아직 오지 않은 시간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고
그저 오늘 하루 하루에서 영원을 보는 그런 시간을 살고 싶다고
그렇게 살 수 있기를 기도하는 심정이 되기도 하는 시간입니다.
아르페지오네를 올렸으나 음악이 사라져버렸네요.
글렌 굴드의 연주로 듣는 베토벤의 월광 3악장으로 바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