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 올리려고 앤서니 브라운의 책 찍은 걸 찾아봤더니
얼마전에 산 '달라질 거야/아이세움'밖에 없네요.
'동물원' '고릴라' '미술관에 간 윌리' '돼지책' '윌리와 휴' '터널' 등...
앤서니브라운 좋아하시는 분들 많지요?
그 유명한 앤서니브라운의 원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서울나들이를 했습니다.

장소는 위에 보이는 'think think'
어린이책 전문 일러스트 회사로 출발한대요.
작은 갤러리가 있는데 개관기념으로 앤서니브라운 원화전을 준비했대요.
삼성동 선릉 뒷골목에 있었습니다.

작품들은 사진을 찍을 수 없어
포스터만 찍어왔습니다.
소름 돋을 정도로 밀도 짙은 고릴라 그림(아마 동물원? 고릴라? 둘 중에 하나일걸요? 아물가물...)과
축구선수 윌리에 나오는 그림을 썼더라구요.
원화들은 대부분 실제 출판물의 크기와 비슷했습니다.
하도 그림이 세밀하여 크게 그리고 축소했겠거니 했는데 아니었어요.
작은 충격이었습니다.
(전에 이태수 선생님도 거의 출판물 크기와 같게 그리는 걸 원칙으로 하신다는 얘길 들은 일이
떠올랐어요. 그때도 놀랐는데... 모든 작가가 다 그런건가요?)
저는 '윌리와 휴'에 나오는 악수장면 그림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뚜둥!'하는 소리가 가슴에서 들리는 것 같았어요.
말로 전할 수 없는 감동의 원화들도 좋았지만
저를 가장 흔든 것은...

전시관 내부를 오르락내리락하는 엘리베이터 안.
무심코 천장을 쳐다보았거든요?
정말 지금 생각해보면 무엇에 홀리거나 끌렸지 싶어요.
(엘리베이터 타고 천장 쳐다보는 일 거의 없잖아요)
거기엔 고릴라 그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치 고릴라가 우릴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았고
그것은 '동물원(ZOO)'에서 앤서니브라운이 그린 메세지하고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아이디어였어요.
누굴까요?
이 보이지 않는 엘리베이터 천장에
너무도 '앤서니브라운 원화전다운' 이런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예술적 장난끼(이런 말도 있을까요? ^^;)가 짙고
앤서니브라운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해보았습니다.

선물할 포스터 몇 장과
그림책 '행복한 미술관'
그리고 그림첩을 샀습니다.
(제가 '뚜둥!'했던 악수 그림을 일부러 펼쳐놓았습니다)
'행복한 미술관'은 제 개인적인 느낌에 '미술관에 간 윌리'보다 재미있었습니다.
저는.. ㅎㅎ
그림첩은 일본에서 원화전 할 때 만들었던 듯한 것을 팔았는데
일본어로 된 것은 그냥 넘어가더라도
화질이 너무 나빠서 (원화를 인쇄한 것이 아니라 그림책을 복사한 느낌)
막 화가 나려고 했습니다.
이건 정말 눈물을 머금고 샀는데
다른 이들에겐 사지 말라고 말하겠어요.
이거 원화전 갔다온 자랑 하는 건데...
보시는 분들, 샘이 나셔야할텐데요...^^
*앤서니브라운은 ?
어린이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받은 영국의 그림책 작가입니다.
그는 군더더기 하나 없는 완벽한 구성, 간결하면서도 유머가 넘치는 글, 꼼꼼하게 화면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그림 속의 정물들, 기발한 상상력 등으로 언제나 세상의 권위와 편견을 신랄하게 풍자하는 내용의 책을 만들어 왔다. 또한 어려서 '킹콩'을 아주 감동 깊게 보았다는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에는 그런 영향 때문인지 고릴라나 침팬지가 자주 등장하는 단골 등장인물이 되었다고 한다. (예스24에서 펌)
'기발한 상상력' '세상의 권위와 편견을 신랄하게 풍자'...이게 앤서니브라운의 핵심이죠.
어린이책에 관심 있는 어머니들은 한번쯤 이름을 들어보셨을텐데
제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에요.
*글 가운데 나오는 '이태수'선생님은.
'심심해서 그랬어' '보리 세밀화 시리즈'등으로 유명한 생태화가입니다.
여긴 아이 키우시는 어머니들이 많이 계시니까
언젠가 어린이책 이야기를 써보고 싶은데...
배움도 짧고 손도 게을러...
에잇, 도망이나 가야겠다. =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