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불행한 사람은 없습니 다 .
혹시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으면
제가 혹 불행이 무엇인가를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마음에 이글을 씁니다 .
저는 운전 중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와 돌진해온 음주 차와 정면충돌하는 사고로
척추 가운데 하나가 깨져 주저앉는 바람에
깨진 척추를 들어내고
척추 양쪽을 철심으로 고정해 허리를 숙일 수가 없습니다 .
허리를 숙이는 것은 물론
조그만 움직임에도 척추를 고정한 작은 나사들이 신경을 건드려 움찔거리고는 합니다 .
하지만 보다 더 큰 불편은 허리를 숙일 수가 없어
세수를 하거나
이를 닦고 헹굴 때 물이 가슴으로 떨어져
세수를 제대로 할 수 없고
이를 닦은 후 입을 헹구는 일 또한 쉽지 않습니다 .
또 낮은 자리에는 앉을 수도 없으며
침대도 병원에서 사용하는 전동침대가 아닌 일반침대는 아예 사용할 수 없으며
전동침대 상체 부를 세우고 눕히기를 통해 눕고 일어나지만
그 때 마다 적지 않은 불편과 아픔을 겪어야 합니다 .
하지만 그 무엇보다 큰 불편은
마음은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으며
무슨 일이라도 하고 싶은데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
교통사고를 당하기 전까지는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훨훨 나는 삶을 살았던 사람이
이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함과 무력감은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시험이었으며 고통이었습니다 .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깨닫게 된 것은
내게 주어진 모든 조건들이 살아가는데 불편하기는 하지만
불행의 조건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
우선은
불편하고 활발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걸음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제가 불행하지 않은 첫 째 이유입니다 .
다음은
몸은 비록 불편하지만
생각을 할 수 있고 무제한 꿈을 꾸고 상상을 할 수 있으며
생각과 꿈을 글을 통해 그리고 나름 실행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거기에 더해 정식으로 배운 것은 아니지만
나름 컴을 사용할 수 있고
컴을 활용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도
몸의 불편함과 크게 영향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제가 척추수술을 받은 지도 이제 일 년이 다 되어
4. 23 일이면 꼭 일 년이 됩니다 .
수술 직후는
수술에 따른 고통과 불편함으로 정신이 없었지만
조금씩 몸을 추스르게 되면서 무한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
그리고 아직은 이렇다 내세울 것은 없지만
조금씩 꿈을 실현해 나가는 중이기도 합니다 .
요즘 들어 제가 자주 느끼는 점은
사람에게 불편함은 있어도 불행은 없다는 것입니다 .
물론 불편함의 크기는 사람이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
하지만 가난도 신체적 조건도 많이 불편하기는 하지만
불행해야할 이유는 아니라는 것이 제 작은 생각입니다 .
사람이 움직일 수 있고
움직일 수는 없지만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를 깨닫지 못하다면
알지 못하는 그 사실이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이자
단 하나의 조건이기도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