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계절이 왔다.
아찔한 뾰족구두도 낮기만 해서
코까지 치켜들고 돌아다녔는데
낮고 편한 신발 하나
되는 대로 끄집어도
세상이 반쯤은 보이는 계절이 왔다.
예쁜 옷 화려한 장식 다 귀찮고
숨막히게 가슴 조이던 그리움도 오기도
모두 벗어버려
노브라된 가슴
동해바다로 출렁이던가 말던가
쳐다보는 이 없어 좋은 계절이 왔다.
입만 열면 자식 얘기 신경통 얘기가
열매보다 더 크게 낙엽보다 더 붉게
무성해가는
살찌고 기막힌 계절이 왔다.
문정희, <중년 여자의 노래>

다시 태어나는 중년...한문화
어느 누구도 내가 될 수없는 이 시점..
어디 털어놓고 하소연하여도 먹먹한 이 가슴 한 구석의 허함..
포기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아름답다고 느낄 때..
이 한권의 책을 대하여 보기 바라본다.
이 책은..
폐경기의 정의를 이렇게 내렸다.
<폐경기가 되면 난소에서 더이상 배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탄생시키는 능력을 반납하는 대가로 자신을 탄생시키는 능력을 얻는다>
이 말이 너무나 내 머리에 각인이 된다.
우리는 폐경기를 여자의 끝이라고 생각한것이 사실이었다.
어젯밤에 대한 이 한 권의 책이 참 많은 나를 끄집어 낸다.
아니 나 혼자만이 아닌 중년의 우리들이 한 번쯤 내 자신이 아름다운 여자였다는것을
훌륭한 여자였다는것을 깨닫게 해준다.
중년의 아픔을 슬프게도 아름답게도 외롭게 겪고 계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