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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저를 기억하는 분에게.

| 조회수 : 2,849 | 추천수 : 26
작성일 : 2006-06-14 21:58:48
작년에 갑자기 난데 없이 매실장아찌를 구한다고 글을 올렸었지요.
아버지께서 십년 넘게 신장 투석중이신데 까다로운 입맛에 맞는 음식이 딱 매실 장아찌였다고요.
재작년에 이십키로 담은것 작년 초 여름 휴가에 우연히 드시고는 딱 맞는 음식이라고 좋아하셨습니다.
대구 친정으로 바로 보내 주신 분. 저에게 아무 댓가 없이 택비까지 물어가며  보내 주신분들......
늘 챙겨주는 또 다른 82식구들이 집안의 매실은 보이는 족족 다 건져서 담아 주어서 겨우 지금까지 아껴가며 버텨오셨거든요.
다른일로 만났는데 불쑥 매실장아찌가 소복히 담긴 통을 내밀어 얼마나 놀라고 고맙던지요
덕분에 아버지께 제대로 딸 노릇 해 본 느낌이었지요.
어머니 또한 늘 반찬으로 고심하시는 터라 얼마나 반가와 하시든지.
작년에는 제가 너무 적게 담은 뒤 아버지의 기호를 알게 되어 전전긍긍하였답니다.

이제 매실 철이 돌아오고 보니 그때 저에게 고맙게도 매실을 조달해 주신 분들 생각이 나네요.
언젠가 그 고마움 다른 방법, 다른이에게라도 갚으리라 생각했는데.
제가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버지는 작년과 또 다르게 좀 더 늙으셨지만 그래도 곁에 계셔 주시니 감사 할 따름이지요.
이렇게라도 내내 우리 곁에 계셔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뭐 가끔 고집불통 호령으로 쩌렁쩌렁할 때는 아무 생각이 없어지기도 합니다만......


요즈음 집안의 항아리란  항아리는 모두 닦아서 정리하는 중입니다.
매실도 이리저리 구해다 모으고 있고요.
지금 차에는 아직 내리지 않은 십오키로 들이 설탕 푸대가 몇개가 기다리고 있는지 모릅니다.

비 오는 날 밤에 매실 작업하는 분들은 장마가 온다니 일하기가 얼마나 번거로울까 하는 생각에 이렇게 적어 봅니다.
제가 작년에 매실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생각이 나는 것 처럼
매실 장아찌를 구하던 저를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다는 생각이 났습니다.
감사했습니다.


그저 매실 구해다 대구로 내려 보내라시던 아버지.
매실 쪼개 본 사람이 쪼개지 그것도 아무나 할 게 아니지요.
다 쪼개서 버스로 바로 부칠테니 큰 항아리 베란다에 준비해 놓으시라 했더니 우리 엄니.
하하하 웃으며 일요일에 네가 갖고 놀러 오너라......하십니다.
우리 엄마 참 강적이지요.
설탕 붓고 매실 붓고 갈무리  할 생각하니 겁이 나나 봅니다.
제가 와서 해 달라는 단순할매의 잔머리.
제가 누군데 그걸 놓칩니까.
할매 딸, 아짐 잔머리 아닙니까.
ㅋㅋㅋ


제일 먼저 쪽지 주신 쥔장 샘도 생각나고......
j.m.d,h.s......모두 너무 고마운 분들이었습니다.
매실 쪼개 주러 오겠다는 고마운 열혈 팬도 있다지요~♪
제가 이뻐서가 아니고 다 친정 아버지 생각을 하고 계셨다는 것 잘 압니다.

매실의 계절입니다.
다 담고 나면 항아리 사진으로 보고 하겠습니다.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수수꽃다리
    '06.6.14 10:13 PM

    lyu님..아버님 건강은 좋아지셨나요?
    올해도 어김없이 매실을 준비하다보니 아이디는 생각이 안나지만 작년에 엑기스 담은 쪼글쪼글한 매실 구하시던 님이 생각이 나더군요. 장아찌용 말고 물렁한 매실이 필요하시다던..
    살 발라내시느라 고생 많으셨겠어요. 님의 효성이 기억나네요...
    저도 오늘 담았답니다. 늘 행복하세요^^

  • 2. 지원
    '06.6.14 11:05 PM

    이런 아름다운 사연도 있었군요^^
    참으로 흐뭇합니다
    곁에계실때 더욱 잘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그러실꺼 같지만^^

  • 3. 이효숙
    '06.6.15 12:30 AM

    저 기억하세요?
    가을에 매실 이야기 이후로 잘 안보이시다가 요즘엔 자주 보이셔서 반가웠답니다.
    아버님 호령소리가 쩌렁하신걸 보니 작년보다 좋아지신 모양입니다.
    다행이예요.
    lyu님 곁에 아버님이 그저 오래 계시길 빌어봅니다.

  • 4. 겨니
    '06.6.15 7:38 AM

    저도 기억이 납니다...^^ 저희 엄마도 몸이 불편하셔서 그때 남일 같지가 않았었거든요.
    저희집 매실도 건져서 보내드리고 싶었으나, 그것이 엄마가 쓰러지시기 전에 담아놓으실거라...
    시일도 좀 되었었고, 이상하게 군내 같은게 좀 나더라구요. 그래서 다른 82 회원분들을 믿으며(?)
    보내드리고자 하는 마음을 접었던 기억이...^^;;;;
    저도 지금 매실을 10kg만 담아볼까...생각중입니다만, 엄두가 안나네요...ㅎㅎ

  • 5. woogi
    '06.6.15 9:36 AM

    매실덕에 아버님이 건강하신가봐요. 이렇게 여러분의 정성의 매실을 드셨으니..
    전 매실담을 엄두도 못내지만 마트마다 장마다 매실만 봐두 여기 82cook분들 생각이 나던데요.
    올해는 또 얼마나 싹 끌어 담으시려나.. 하구요. ^^
    저두 도움 드리고 싶지만, 7개월 애딸린 직딩맘이라 그저.. 맘만 전합니다.
    항아리닦고, 매실다 하시고 몸살나시는건 아닌지..

  • 6. 현승맘
    '06.6.15 10:22 AM

    이런 마음들이 모여 82를 이끌어 가는힘이 되는거 같아요...

    몸은 힘들어도 맛있게 드실 아버님 생각하시면서 기운 내시구요.^^

  • 7. 달개비
    '06.6.15 10:32 AM

    전, 작년에는 매실을 담지 않아서 도움을 못 드렸어요.
    올핸 저도 많이 담았습니다.
    장아찌용도로 5키로 쪽내서 담았으니...가을엔 꼭 가지고 뵐께요.
    그나저나 매실 쪽내는 일 도와드리고 싶은데...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 8. 푸우
    '06.6.15 11:28 AM

    아,,기억나요,,
    몇년전 여기 매실 광풍 불었을때 매실 씨빼는거 때문에 작두까지 (?) 등장했던 재미난 일들도 기억납니다,, 저도 연년생 키운다고 꽤나 많이 징징거릴때 쪽지로 위로해주시고,,또 우리 아이 돌때쯤에 상품권 주신 분도 계셨고,, 참,, 얼굴도 모르는 분들인데도,,너무나 식구처럼 따뜻함을 많이 느꼈어요,,

    그나저나,,차 안테나는 고치셨어요? ㅋㅋㅋㅋ

  • 9. lyu
    '06.6.15 12:46 PM

    여기 저에게 그때 쪽지 주신분이 여럿 계시네요.
    아버지는 점점 쇠잔해 지는 것이 느껴질 정도지만 정신력으로 버티신다고 생각이 되네요.
    당신이 안 계시면 우리가 우왕좌왕 할 걸 너무 잘 아시는지라.
    지금도 살아가다가 꽉 막히면 쪼르르 전화를 드리거든요.

    푸우님. 저 아직 그대로 다닙니다.
    어딘지 알려달라니깐요.
    아, 프랑스를 꺾고 난 다음에? ㅋㅋㅋ

  • 10. 애쓰는 엄마
    '06.6.15 4:13 PM

    눈물이 핑도는 따뜻한 이야기네요. 세상엔 따뜻한 분들이 많아요.

  • 11. 차이윈
    '06.6.15 5:17 PM

    그랬었군요....
    이제야 알았어요.저도 씨빼는거 거들어 드릴 수 있는데...
    끼워주신다면~불러주세요.^^
    참고로 저는 그런거 붙잡으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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